'공남'을 보면 新수양대군이 보인다. 잔혹 VS 음모

기사 등록 2011-09-13 10:43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공남 김영철.jpg

[이슈데일리 박혜정기자] 드라마 '공주의 남자'(이하 공남) 열풍이 거세다.

'사극 전성시대'를 맞아 KBS2 드라마 '공남'이 다양한 화제를 낳으며 최고의 시청율을 올리고 있다. 여성층은 물론 남성시청자들까지 '공남'에 열광하고 있어 '공남'의 인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높은 인기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양대군이 일으킨 '계유정난'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원수 집안 자제들 간의 비극적인 로맨스를 가미하면서 극적 긴장감을 높인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우리에게 보여졌던 '단종과 수양대군의 역사'가 색다르게 그려지면서 보는 재미가 하나 더 더해진 때문이다. 그동안 이들간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는 셀 수 없이 많지만, 김종서 같은 이른바 고명대신의 자제와 옥좌를 노리는 수양대군의 딸을 전면에 놓고 풀어간 이야기는 매우 드문 케이스다. 따라서 드라마 '공남'은 이전과는 다른 시각에서 보는 단종 시절의 역사이기에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는 철천지 원수 간인 김종서와 수양대군의 자식들을 연인관계로 설정한 탓에 드라마는 기존의 숨가쁜 역사적 사실에 더해 이미 설정 단계부터 드라마틱한 요소로 가득했다. 공주를 사칭한 수양대군 딸의 공주 놀이 때문에 만나게 된 김승유(박시후)와 세령(문채원)은 갖은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연정을 키워가는 동안 '계유정난'을 필두로 '단종 퇴위', '수양대군의 등극' 같은 역사적 사실들이 숨가쁘게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이전의 이들 간의 관계와 '공남'에서의 이들 관계는 어떻게 다를까?.

-이전; 수양대군 왕위등극은 왕권강화를 위한 고육책

단종과 수양대군을 다룬 과거 드라마들에서 수양대군은 비록 왕위에 욕심은 있었어도 노골적으로 왕권을 노리던 인물로 그려지지는 않았다. 이전 드라마에서 수양대군은 비록 발톱을 감춘 야심가였지만 표면적으로는 조카인 단종을 보필할만한 힘과 능력을 보유한 강력한 종친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과거 드라마에서 수양대군은 자신의 강력한 지지기반을 중심으로 단종을 보필하고자 했으나 김종서, 황보인 등 이른바 고명대신들의 신권이 강화되자 한명회, 권람 등 측근들의 끊임없는 권유로 어쩔 수 없이 '대의'를 위해 거사를 일으켜 왕위에 올랐다는 식이다. 즉 단종을 도와 왕권 강화를 도모했으나 어린 단종으로는 강력한 왕권을 구축할 수 없어서 부득이 본인이 거사를 일으킬 수 밖에 없었다는 것.

-공주의남자; 절대악' 수양대군, 왕위찬탈의 핵심

하지만 '공주의 남자'에 등장하는 수양대군은 다르다. 이미 문종시절부터 조정 대신들을 회유하고 포섭하면서 노골적으로 왕권에 욕심을 드러내는 인물로 나온다. 왕위를 찬탈하기 위해 온갖 모략과 음모를 자행하는 그야말로 '악당'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결국 과거 드라마에서 수양대군은 야심은 있되 그걸 숨기고 있다가 종묘사직을 지키고 조정을 혁신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왕위에 올랐지만, '공남'에서의 수양대군은 옥좌에 오르기 위해서는 동생과 조카를 비롯해 주변의 걸림돌이 되는 인물은 누구든 거리낌없이 제거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으로 나온다.

과거 드라마에선 한명회나 권람 같은 수양대군의 최측근들이 수양대군 대신 악역을 자처했지만, 이 드라마에선 수양대군이 전면에서 무력과 모략을 앞세워 노골적으로 권력을 찬탈함으로써 흡사 '마피아 보스'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수양대군의 악한 이미지는 충신 김종서나 그의 아들 김승유와도 대비되고, 나아가 자신에게 극렬하게 저항하며 반기를 드는 딸 세령과도 선명하게 대비되면서 드라마에 끝없는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선과 대비되는 '절대 악'이 등장할수록 드라마의 긴장감는 한층 고조된다. 어로인해 주인공들의 고난과 역경도 선명하게 드러나게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마피아 보스와도 같은 '절대 악역' 수양대군의 거대한 존재감은 드라마를 떠받치는 구심점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김영철씨의 카리스마와 그 출중한 연기를 보면 그야말로수양대군이 환생한 듯한 모습이다.

앞으로 '공남'의 인기는 이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수양대군의 이미지와 직접 연결돼 있다는 것이 방송관계자들의 생각이다. 과연 수양대군이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가 시청자들의 관심사인 것이다.

 

박혜정기자 hee@

 

기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