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휘 칼럼6]사람의 心을 움직이는 ‘카멜레온’ 인순이

기사 등록 2011-08-2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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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최준용기자]아이돌이나 입어야 멋있어 보일 다소 독특한 의상이나 섹시한 의상에 거리낌이 없고, 발라드, 댄스, 락, 힙합 등에 아울러 음악의 장르 따위는 개의치 않으며, 무대에서 그 누구보다 열정을 불태우는 1957년생의 가수.

시간을 거스르는 ‘카멜레온’ 인순이. 그는 필자가 가장 좋아하고도 존경하는 대한민국의 여가수다. 1978년 데뷔이래로 현재까지 끊임없이 변화를 꾀하는 그녀의 도전정신과 그에 합당한 실력은 후배가수로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가히 존경할 만하다.

솔직하고 재미있게 표현하자면 그는 1959년생인 나의 어머니보다도 언니이며, 내가 태어난 1987년에는 이미 데뷔 11년차 가수였다. 재미있지 않은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인순이는 노래를 했다.

또 인순이의 음악을 들으며 자라 장차 가수가 된 한 아이는 지금도 그의 음악에 환호하고 눈물짓는다.

필자가 2009년 ‘너와 결혼할 사람’이란 곡으로 KBS 방송국에 출연할 당시였다. 공교롭게도 그 날, 내가 존경해오던 인순이 선생님. 바로 그가 특별 출연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인순이와는 일면식(一面識)도 없지만 나는 내 음반을 들고 무작정 그의 대기실로 찾아갔다.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자기소개를 한 후 쑥스럽지만 그에게 고백했다. ‘어렸을 적부터 존경해왔다. 선생님의 음악을 아직도 들을 수 있음에 정말 감사하다’고 말이다.

그는 방송출연 전 분주함에도 불구하고 선뜻 일어나 이 후배의 손을 꼭 잡아주고는, 노래하는 가수가 돼 달라며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인순이의 손과 마음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온기가 ‘참으로 멋진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하게했다.

그는 혼혈인 가수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즐겨듣는 R&B, 소울의 시작인 흑인의 피가 인순이의 몸에선 흐르고 있다. 지금에야 사회적 시선이 그나마 완화되긴 했으나 그 옛날 ‘단일민족’이라는 명분하에 각종 편견과 오해, 차별이 난무하고 유교적 사상이 지배하는 대한민국을 ‘혼혈인 여자’로 살아오기 참으로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 때문일까. 그의 음악은 뭔가 차원이 다르다. 마치 ‘명검(名劍)’을 만들기 위해 수백 번, 수천 번을 담금질한 소리랄까. 과연 ‘한(恨)’과 '소울(Soul)'이 공존하면 과연 이런 감정이 나오는 것일까.

그가 부른 ‘거위의 꿈’이란 곡을 들어보자. 마치 세상에 던지는 인순이의 한풀이이자 후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조언하는 어머니의 가슴시린 고백 같다.

‘감동(感動)’, ‘크게 느끼어 마음을 움직이다.’ ‘감동’이라 함은 이럴 때 쓰는 말일 것이다. 여타 곡에 대한 해석과 그에 대한 무한한 찬사 따위는 굳이 필요치 않다. 하고 싶지도 않다. 그저 이 한곡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인순이의 음악은 그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의 음악이 인순이가 누구인지 충분히 설명한다. 귀를 기울여라. 그녀는 음악을 통해 나에게, 또 우리에게 말한다. 목소리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동(動)할 수 있는 음악을 하자. 스스로를 이기고 세상의 편견과 오해에 맞서 싸워 당당히 이겨 보이는 삶을 살자.

 

최준용기자 enst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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