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역도요정 김복주’ 이성경의 행복론 “#진심 #남사친 #남주혁과 꽁냥꽁냥”

기사 등록 2017-01-1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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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배우 이성경이 귀엽게 ‘역대급 변신’을 했다. 최근 MBC 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극본 양희승 김수진, 연출 오현종 남성우, 이하 ‘김복주’)에서 주인공 김복주로 분하며 역도선수로서 체중 증량을 한 것과 더불어 메이크업, 헤어스타일도 내추럴하게 연출했다. 여자로서 가장 예뻐 보이고 싶은 20대에 배우로서의 과감한 도전을 택한 것이다.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워낙 꾸미지 않는 면이 어떻게 보면 망가짐에 해당할 수 있음에도 그의 외모를 따라한 일명 ‘이성경 렌즈’, ‘처피뱅 헤어스타일’이 큰 유행으로 번졌다. 극 중 남주혁과의 알콩달콩 케미까지 공중파 미니시리즈 메인 주연으로서의 데뷔는 성공적이었다.

“인터뷰 하다 보니 행복한 기억들만 떠오르더라고요. 오늘 감기가 옮았는데 인터뷰 하면서 에너지가 좋아지고 있어요.”라고 활기차게 인사하는 이성경과 이슈데일리의 인터뷰가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 카페에서 이뤄졌다.

“드라마 댓글 많이 봤어요. 기자님들께서 칭찬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해요. 감독님 배우들도 제 역할에 대한 기사 링크를 보내주시더라고요. 언제 이런 칭찬을 받을까 싶었어요. 시청자들도 저희를 가족처럼 사랑해주시는 게 느껴졌어요. 지금까지도 모니터를 해왔지만, 종방연 때도 ‘김복주’를 다시보기로 볼 정도였어요. ‘안녕’ 하는 시간의 아쉬움에 눈물이 많이 나더라고요. 종방연 때 제가 한 시간 마다 울었대요. 다음 날까지 눈이 소시지가 됐어요. 복주는 제게 마지막까지 소시지를 주더라고요.(웃음) 그냥 감사한 거죠. 뒤에 전개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건데 동료들, 스태프들이 잘 만들어줬다고 생각해요.”

‘김복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 역도선수를 연기한 이성경의 외모 변화였다. 아무리 경량급이라 해도 종목 특성상 체중을 증량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통 작품들에서 다이어트는 많이 하지만, 증량을 처음 해본 느낌은 새로울 수밖에 없었다.

“첫 촬영이 15일 밖에 없는 상태에서 증량을 해야 했기 때문에 걱정했어요. 일단 얼굴부터 부어보여야겠더라고요. 촬영 전날에는 짠 거 먹고 자고, 쉬는 날에는 역도 배우러 가고 그랬어요. 그나마 무제한급도 아니었고 낮은 체급이어서 다행이었죠. 그래도 힘들긴 했어요. 작품 후반부에들어서 좀 빠진 것 같아요. 역도가 전신에 근육이 생기는 운동이더라고요. 음식은 몸에 안 받는 게 많아서 소화 잘 되는 건강한 것, 고기도 건강식으로 했어요. ‘복주’ 하면서는 운동을 못하고 야식을 먹고 폭식도 하면서 살도 찌다가 후반에는 엄청 먹어도 살이 빠지는 거 있죠.”

이성경의 후기를 들어보니 태릉선수촌 이야기가 달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원래 174cm 큰 키에 늘씬한 몸매까지 모델 체형에 가깝던 그가 부어 보이는 체형으로 탄생한 데는 혹독한 트레이닝 과정이 있었다. 게다가 역도라는 다소 생소한 종목을 몸에 익혀야 했기에 생전 처음 무거운 역도까지 들어야 했다.

여배우로서 아름다움을 포기한 것이 아깝지 않냐는 질문에 “고민은 없었어요. 복주 자체가 너무 사랑스럽고 예쁘더라고요. 제가 꾸미지 않아도 캐릭터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순수하잖아요. 복주를 잘 표현하고 연기하는 것 자체에 신경 썼어요. 대본을 더 못 보는 시간이 속상할 뿐이었죠.”라고 대답하는 그를 보며 복주에 자신을 온전히 맡겼음을 알 수 있었다. 김복주는 전작 ‘치즈인더트랩’에서 천하절색의 화려한 미녀 백인하와 정 반대의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저를 화려하게 봤더라고요. 제가 고양이상이래요. 이전까지 제가 강아지상이라 들었는데 신기했어요. 복주하면서 새로운 저를 발견해서 복주 캐릭터에 고마워요. 사실 저는 아나운서 같고 정적인 성격인데 복주 연기 하면서 힘든 부분도 있었죠.”




‘김복주’로 일어서기 전, ‘치즈인더트랩’을 할 당시 사실 이성경은 일부 층에서 연기 혹평을 받기도 했다. 백인하가 워낙 통통 튀는 인물이기도 한 데다 분량상 주연인 유정(박해진 분)과 홍설(김고은 분)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었다. “매번 연기하는 순간에는 모든 캐릭터를 진심으로 대했어요. 제가 잘 할 수 있는 건, 진심으로 연기하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대중에게 ‘편안하게 연기해야 하나?’ ‘스킬을 터득해야 하나?’ ‘진심에서 벗어나서 해야 하나?’ 고민했던 순간이에요. ‘김복주’로 인해 진심으로 통하는 연기를 알게 됐어요. ‘치인트’ 인하 때도 고민했는데, 원작이 있기도 했고, 캐릭터 설명이 있을 기회가 잘 없었어요. 제가 연륜이 더 있었다면 캐릭터 표현에서 조절을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죠. 더 책임감 가지고 임할 수 있게 도와준 작품이에요.”

이러한 과정을 겪고 나니 ‘김복주’에서는 복주로 완벽하게 녹아들어 더 이상의 복주는 없을 만큼의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시청자들의 반응 또한 호평일색이었다. “평범한 캐릭터를 못 해본 것 같아요. 백인하, 날리리 여고생, 어딘가 아픈 친구. 그리고 이번에도 역도 체대생을 연기했잖아요. 평범한 직업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가족애도 그려보고 싶어요. 아직 안 해본 게 많으니까 궁금해요. 변화하거나 새로운 거에 신기해하는 편인 것 같아요. 두렵기도 하지만 재미있기도 하죠. 머리야 다시 기르면 되고.(웃음) 복주할 때 샵도 한 번 안 갔어요. 바가지 머리로 자르고서 촬영 전에 머리가 얌전하면 오히려 뻗치게 연출했어요.”

“복주 연기하며 속 시원하고 답답한 거 없었어요. 가리려 해도 다 티가 나니까. 실제 현장에서는 목소리가 더 큰데 화면에서는 작게 나오더라고요.(웃음) 쓸데없는 고민이 없어지고 정화가 됐어요. 편안한 마음만 남았어요. 뒤로 갈수록 힐링이 됐죠. 한 번은 촬영장에서 ‘감독님, 제가 왜 이렇게 행복하죠?’ 말했을 정도예요.”

극 중 정준형(남주혁 분)과의 풋풋한 ‘첫사랑 케미’는 시청자들의 소소한 웃음을 유발함과 동시에 ‘심쿵 지수’를 상승시키기도 했다. 같은 YG엔터테인먼트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이미 친분을 유지해오던 관계라 첫 촬영부터 자연스러운 어울림이 가능했다.

“신 자체가 너무 웃겼어요. 저도 시청자 입장으로 봤거든요. 멜로가 늦게 붙은 만큼 나중에 스킨십이 많았어요. 이전에 관계가 착실하게 이어진 덕에 민망함 없이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죠. 이미 저희는 커플화보도 많이 찍어서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었고, 재미있는 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대본에 없는 데도 거침없이 꽁냥꽁냥 했죠. 주혁이는 슛이 안 들어갔는데도 얘가 킥킥거리고 실실 웃고 있더라고요. 날 놀리는 건가 싶었어요.(웃음) 너무 리얼하게 좋아하면서 놀리는 거 있죠. 감독님과도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복주가 방황할 때 준형이 찾으러 다니는 장면이었어요. ‘나 아픈 것 같아’ 말하는 복주를 준형이가 안아줄 때 뭉클했어요. 예쁜 그림이 나왔죠.”




‘흥부자’ ‘미친 인맥’으로 유명한 이성경은 사실 여대출신이기도 하다. 남자와 잘 엮이기 힘든 환경에서 “고등학생 때 남자친구를 한 번도 안 만나봤어요. 첫 연애는 22살 3학년 때 했어요”라고 밝힌 그는 자신만의 ‘남자 사람 친구’ 사귀는 방법으로 “저는 여자 애들과 남자애들 사이를 잇는 역할을 많이 했어요. 학창시절에 모범생인 여자 친구를 남자애들과 엮어주니 ‘네 덕분에 남자들과 친해질 수 있었어.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남자들을 이성적으로 다가가기보다 여자, 남자 구분 없이 그냥 친구로 만났던 것 같아요. 복주와 비슷할 수 있죠. 복주도 준형이를 통해 사랑을 만났듯, 저도 첫사랑을 순수하게 시작했어요.”라고 전했다.

“사실 ‘미친 인맥’ 그런 기사 안 났으면 좋겠어요. 같이 작품하고 사진만 찍힌 것도 이슈가 되더라고요. 되게 민망한 거예요. 특별한 일이 있을 것 같이 생각하시더라고요. 어렸을 때부터 안 사람들도 많았고, (최)태준이와는 같은 동네에서 알았고, (이)종석 오빠는 10년 지기죠. 남자친구들이 여자보다 쿨하게 받아치는 부분이 있어서 더 친해지기 쉬운 것 같기도 해요.”

‘김복주’는 화제성과 애청자들의 사랑을 톡톡히 챙겼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첫 회 3.3%로 시작해 마지막 회 5.2%로 안타깝게 종영한 것. 동시간대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이 워낙 막강했지만, 이성경은 실보다 득을 생각했다.

“사람들 기억 속에 이성경이 어떻게 나왔다기보다, 이성경이 아닌 ‘복주’로 불리고 싶었어요. 그게 이뤄진 거죠. 너무 감사해요. 초반에 말투나 표정 등을 생각하지 못하다가 진심을 가지고 연기하려 노력했어요. 그래서 더 깊게 만났던 캐릭터예요. 좋은 스태프들과 캐릭터를 만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진심으로 그 캐릭터를 연기하다보니 다큐멘터리 보듯 몰입도가 좋더라고요. 순수한 감정, 때 묻지 않은 감정을 느꼈어요.”

“어쩌다 보니 어떻게 계속 연기하고 있더라고요. ‘치인트’ 백인하 캐릭터로 아픈 감정이 체력적으로 드러났는데, 당시 몸도 마음도 지쳐있었어요. ‘닥터스’에서 서우를 얄밉게 볼 수 있겠다 생각하기도 했고요. ‘닥터스’ 이후로 역도를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감독님께서 살이 많이 찌고 덜 찌는 걸 신경 크게 안 쓰셨어요. 복주 연기를 잘 해줄 수 있는 사람, 사랑스럽게 연기해 줄 사람이 필요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성경 씨 한 작품들을 다 봤고, 그 에너지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성경 씨와 함께 작품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행복한 에너지가 있었다’고 하셨어요. 저를 믿어주신 거죠. 너무 감사했어요. 작품마다 고비들이 저에게 약이 돼 줬어요. 주제 넘는 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진=이슈데일리 김혜진 기자)

 

한해선기자 churab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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