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얼의 영화읽기]아시아 작품의 할리우드행...‘써니’보다 먼저 공개될 작품은?

기사 등록 2016-10-27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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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쉽게 상상은 안되지만 흥미로운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영화 ‘써니(2011, 감독 강형철)’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소식이다. 1980년대 여고생들의 중년까지 이어진 우정을 다루며 많은 여성관객들의 반응을 모았던 ‘써니’가 과연 미국에선 어떻게 리메이크될지, 기대만큼이나 우려를 자아내기도 한다.

이런 한국 작품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소식은 예전부터 자주 들려오곤 했다. 최근 완성된 작품은 ‘올드보이(2014, 감독 스파이크 리)’로 박찬욱 감독의 2003년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물론 원작처럼 좋은 평가를 받진 못했지만 아시아에서 나온 명작을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이목을 모았다.

‘써니’ 이전에 할리우드는 아시아의 어떤 작품을 또 리메이크해 내놓을까? 새롭게 탄생할 수작들을 먼저 만나보자.


# 공각기동대 (1995, 감독 오이시 마모루)

오랜 기간 끝에 윤곽을 드러낸 ‘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2017, 감독 루퍼트 샌더스)’은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의 작품을 원작으로 두고 있다. SF 계열에서 언제나 명작 순위에 손꼽히는 이 작품은 인간과 사이보그의 경계선을 철학적으로 풀어내 이후 ‘이노센스(2004, 감독 오이시 마모루)’와 TV 시리즈로도 제작된 바 있다.

스칼렛 요한슨이 주인공 쿠사나기 대령 역을 맡으며 ‘화이트 워싱’ 논란에 오르기도 했으나 유명한 작품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의 이목을 모으고 있는 건 사실이다. 자그마치 2008년부터 제작을 발표했던 작품이 8년 간의 공백을 깨고 처음 스틸컷을 공개했을 때, 팬들이 의구심에도 열광할 수밖에 없었던 건 과연 ‘공각기동대’의 세계를 할리우드가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증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35초 분량의 런칭 영상 공개에도 일부는 원작의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는다고 비판하면서도 일부는 원작 역시 작품에 녹아든 철학이 중심이기 때문에 좀 더 기다려봐야한다는 반응이 일기도 했다. 이유야 어쨌든 2017년 3월까지 ‘공각기동대’는 꾸준히 ‘뜨거운 감자’로 등극할 것은 확실하다.


# 데스 노트 (2003, 원작자 오바타 타케시(그림) 오바 츠구미(글))

반면 21세기에 탄생한 일본 만화 중 가장 화제성이 강했던 ‘데스 노트’ 역시 다른 작품보다 발 빠르게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돼 2017년 개봉을 목표로 촬영 중에 있다. 일본에서는 원작의 10년 후를 다룬 이야기로 영화의 후속편이 제작되고 있어 두 작품을 함께 기대해볼 필요가 있다.

할리우드판 ‘데스 노트’는 무엇보다 넷플릭스가 배급을 맡는다는 점에서 독특한 작품색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감독 역시 ‘유아 넥스트(2011)’의 애덤 윈가드가 메가폰을 잡아 폭력 수위도 적잖게 높을 것으로 예고됐다.

모든 배역의 이름이 영문식으로 교체된다고 전해졌으나 대중들에게 친숙한 원작의 이름으로 설명하자면 라이토 역은 냇 울프, 미사 역은 마가릿 퀄리, L 역은 키스 스탠필드가 맡는다고 전해졌다. 무엇보다 류크 역을 윌럼 데포가 맡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적어도 ‘사신’ 류크의 포스만큼은 원작에 결코 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악마를 보았다 (2010, 감독 김지운)

애덤 윈가드는 그 특유의 감성을 인정받은 걸까. 그는 ‘악마를 보았다’의 할리우드 리메이크판도 메가폰을 잡을 예정이다. 원작 역시 극강의 폭력성으로 화제를 모았기 때문에 애덤 윈가드 감독은 여기서도 꽤 강렬한 장면들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할리우드 공포영화에 고어 장르가 강세인 것도 있고, 일반적인 복수극을 비튼 엔딩으로 인상적인 ‘악마를 보았다’이기에 과연 할리우드에서 어떤 장점을 가지고 리메이크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는 팬들이 많은 편이다. 캐나다 벤쿠버를 배경으로 전개될 이번 작품이 2018년 개봉하며 새로운 분기점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아직 거론 중인 작품들은?

이 외에도 해외 리메이크 판권이 이미 판매돼 현재 제작 논의 중인 작품들도 있다. 2014년 올해의 한국영화로도 종종 지목되는 김성훈 감독의 ‘끝까지 간다’, 2007년 판권 판매 이후 2014년 감독 내정 소식까지 전했던 송해성 감독의 ‘파이란(2001, 감독 송해성)’ 등이 기다리고 있다.

물론 판권이 판매됐다고 항상 제작이 가까운 건 아니다. 가까운 예로 일본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1995, 감독 안노 히데아키)’은 2009년 판권 판매 소식 이후 쉽게 영화화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로는 원작 팬들의 걱정을, 때로는 기대를 모으는 아시아 작품의 할리우드 리메이크는 앞으로도 꾸준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완전히 새로운 창작이 아닌, 예를 들어 마블 사의 작품들처럼 팬층이 두터운 콘텐츠가 성공을 계속된다면 그런 추세는 더욱 더해질지도 모른다. 서술한 작품들이 성공을 거둘지는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비교하는 재미가 꾸준할 것임을 분명할 것이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튜브엔터테인먼트, 쇼박스 제공)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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