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규의 스포츠 클릭]한국, 스페인에게 1대6패배…‘실패'는 아니다

기사 등록 2016-06-0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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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동규기자] 한국 축구 국가 대표팀이 스페인에게 1대6패배를 당했다. 충격적인 스코어. 한국 축구팬들은 실망감에 젖어 대표팀에 대한 질타를 쏟아냈다. 그렇지만 의미없는 패배는 아니었다.

1일 오후 11시30분(한국 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드불아레나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은 스페인을 상대로 전반 20분까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스페인과 한국은 피파랭킹 6위 대 50위. 순위에서도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상황 속에 압박감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초반은 순조로웠다.

하지만 한국 축구 대표팀은 전반 29분 다비드 실바의 날카로운 프리킥 골을 시작으로 점차 무너지기 시작했다. 결과는 1 대 6. 그렇다면 축구 강대국 스페인과의 친선경기는 한국 축구대표팀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현재 슈틸리케 감독의 축구 대표팀은 많은 질타를 받고 있다. “이게 한국 축구의 현주소” “축구 진짜 못하는 듯” 등 누리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하지만 아픔 없는 성장은 없는 법.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아픈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강팀과의 경기에서 패배는 입에는 쓰지만 좋은 약임에는 분명하다.


2002년 4강 월드컵 신화를 기록한 거스 히딩크 감독도 부임초반 엄청난 비난을 받았었다. 히딩크 감독의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001년 5월30일 컨페더레이션스컵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5 대 0으로 처참히 패했다. 이후 2001년 8월15일 체코와의 원정 친선경기에서도 5 대 0의 결과를 낳았다.

한국 축구팬들의 비난은 거세졌다. 2002년 월드컵을 눈앞에 두고 결과가 말이 아니었기 때문. 감독 경질에 대한 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 속에 히딩크 감독은 굳건했다.

히딩크 감독의 한국 축구팀은 2002년 5월21일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1 대 1 무승부를 기록했다. 또한 2002년 5월26일 프랑스와의 친선경기에서 2대 3 패배를 당했지만 이전 5 대 0의 스코어 보다는 무난했다.

이에 한국 축구팬들의 시선이 달라졌다. 그토록 비난했던 감독이 축구 강호들을 상대로 준수한 성적을 나타냈던 것. 이같은 결과는 강팀과의 경기를 꾸준히 치르며 축적된 경험이 만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후 열린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는 4강까지 진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처럼 강팀과의 경기는 많은 교훈을 준다.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 악조건에서도 빛나는 악바리 근성 등 오히려 경기를 통해 얻어가는 이득이 많다. 약팀과의 경기에서 승리는 잠깐의 달콤함일뿐 해가 될 수도 있다.


슈틸리케 호는 오는 5일 오후 11시(한국 시간) 체코 프라하 에덴아레나에서 체코와 원정경기를 치룬다. 피파랭킹 30위. 스페인과는 랭킹 차이가 있지만 체코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축구 강호임에는 틀림없다.

경기를 하면 승자와 패자가 나뉘는 법이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나라 축구팀은 컵 대회도 아닌 친선경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한국 축구팬들은 결과론적인 부분이 있다. 결과가 나쁘면 거센 항의가 빗발친다. 하지만 한국 축구대표팀이 이같은 반응도 관심의 한 부분인 것으로 받아들여서 끝내 ‘꿈’을 이룰 수 있는 팀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SNS, 거스 히딩크 공식사이트)

 

한동규기자 eoru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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