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리뷰] ‘고산자, 대동여지도’, 지도로 그리고 스크린으로 풀어낸 김정호의 열정
기사 등록 2016-09-01 12:50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이슈데일리 양지연기자]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는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생소한 위인은 아니다. 그러나 특출 나지 않은 신분을 타고났던 김정호는 지도를 만들었다는 것 외의 생을 남겨둔 기록이 거의 없다. ‘고산자, 대동여지도(감독 강우석, 이하 고산자)’는 김정호가 지도를 만들며 겪었을 과정과 그를 둘러싼 주변의 상황을 역사적 사료와 추측을 통해 보여주며 그의 삶을 재조명한다.
극중 김정호는 누구보다 지도에 집착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고산자’는 김정호가 ‘지도쟁이’라고 불릴 정도로 그의 작업에 몰두하게 된 이유를 두 가지로 보여준다. 영화에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첫 번째 이유는 아버지의 죽음이다. 김정호의 아버지는 지도 하나만 믿고 사람들과 길을 떠났지만 지도상 단순하게 산이라고 표시된 산맥 속에서 헤매다 죽고 만다.
영화 전반적으로 드러난 두 번째 이유는 나라에 대한 사랑이다. 이는 곧 영화의 주제로도 귀결되는데 감독은 이것을 조선팔도의 풍광을 통해 드러낸다. 영화 초반에 몰려있는 조선 팔도의 모습은 넓은 스크린을 가득 채우며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봄부터 겨울까지 김정호가 발을 내딛는 곳곳마다 피어있는 조선의 때 묻지 않은 자연은 그가 지도를 통해 담아내고자 했던 본질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이처럼 ‘고산자’는 우선 정확한 지도가 사람들의 편의는 물론 목숨까지 좌지우지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는 김정호가 지니고 있던 휴머니즘을 깨닫게 하는 동시에 아름다운 국토에 대한 소중함을 전달한다. 특히 두 번째 이유는 영화 속 인물의 대사나 행동보다는 배경을 통해 은연중에 드러나는데 김정호가 마지막까지 꼭 이루고자했던 독도 방문을 담은 장면도 그 중 하나이다.
‘고산자’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바우가 완성된 지도를 광화문 앞에서 펼쳐 놓는다. 당시의 기술로는 볼 수 없던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모습이 그려지는 순간, 이 영화에서 가장 큰 감동을 느끼게 된다. 지도의 완성을 지켜보던 백성들의 “우리나라가 저렇게 생겼었나”라는 대사는 새삼스러운 깨달음을 주며 경외심마저 느끼게 한다.
그러나 순수한 목적이 항상 순수한 결과만을 가지고 오지는 않는다. ‘고산자’는 이와 같은 두 가지 방향으로 지도의 필요성과 목적에 대해 설명하지만 그것을 활용하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영화 속 가장 큰 대립과 갈등이 드러나는 지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김정호는 지도가 민중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땅을 밟고 이동하는 사람들이 지도의 주인이라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당시 외적으로 외세의 침략, 내적으로 안동김씨의 세도정치가 판치는 상황에서 이 지도가 정치적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백성을 위해 만든 지도가 백성에게 활용되지 못하는 모습은 역설적으로 지도는 민중의 것이라는 주제의식을 부각시킨다.
고산자는 크게 두 가지, 그가 지도를 통해 이루려고 했던 것과 그의 지도가 조선 사회에 미친 영향을 그린다. 실제 역사를 다룬 작품인 만큼 너무 무겁거나 왜곡된 방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노력했음이 영화 곳곳에서 드러난다. 인물의 성격을 입체적으로 그려내 그에 대한 역사적 판단을 유보하게 하는 것이나 관객들에게 친숙한 말장난을 이용해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것들이 대표적이다.
한 사람의 인생을 담은 만큼 ‘고산자’는 작게는 개인의 신념부터 크게는 당시 사회적 분위기까지 다양한 모습을 그려낸다. 그러면서도 지도를 통해 형상화된 민중을 향한 김정호의 사랑으로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를 풀어놓는다. 또한 이 영화는 가족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지도를 놓고 고민하는 김정호를 극적으로 그려냄으로써 지도와 국토에 대한 김정호의 애틋함을 전달하는 동시에 대상과 목적을 불문하고 한 분야에 매료돼 열정을 바친 그의 삶의 태도를 본받게끔 한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연기자 jy4429@
[이슈스케치]‘고산자, 대동여지도’, 김정호가 빚어낸 민중의 사랑
[영화무당] '고산자, 대동여지도' 예고편 본 후..김정호 선생은 어떤 운명을 맞이..
[이슈포토Talk] ‘고산자, 대동여지도’, 차승원-유준상-김인권-남지현 특별한 만..
[이슈포토] ‘고산자, 대동여지도’,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이야기
‘고산자, 대동여지도’ 대한민국 팔도 절경으로 하반기 기대작 등극
[이슈현장]'화정' 차승원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만만치 않다더라"
[이슈현장]'화정' 차승원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위해 체력 분배 중"
차승원, 강우석 감독 신작 '고산자' 캐스팅
강우석 감독, '고산자, 대동여지도' 메가폰 잡는다..'내년 여름 개봉'
미국 뉴욕증시, 블랙프라이데이에 다우-S&P 사상 최고치 기..
김연경, '통산 4번째' 올스타전 남녀부 통합 최다 득표
NCT DREAM, "칠드림이 선사할 꿈과 감동의 3일"...29일 고..
‘X를 담아, 당신에게’ 12월 개봉...올리비아 콜맨×제시..
돌아온 '송강호표' 코미디...'1승' 루저 향한 강스파이크 ..
'선을 넘는 클래스' 전현무 "NCT 도영 한국사 1급 위해 공..
'별들에게 물어봐', 이민호x공효진 신비스러운 우주 풍경 ..
이해인, 4대륙 선수권 티켓 걸린 피겨 대표 1차 선발전 출..
노래하는 예성과 기타치는 원빈의 만남...SM 대선배 슈퍼주..
트와이스, 새 앨범 수록곡 'Magical'로 따스한 겨울 분위기..
미국 뉴욕증시, 블랙프라이데이에 다우-S&P 사상 최고치..
KB국민카드, '제18회 자금세탁방지의 날' 금융위원장 표..
애큐온캐피탈, 서스틴베스트 ‘2024 하반기 ESG 평가’ ..
김연경, '통산 4번째' 올스타전 남녀부 통합 최다 득표
이율린, ‘데뷔 2년 만에 첫 준우승’ 엠텔리 10월의 MI..
NCT DREAM, "칠드림이 선사할 꿈과 감동의 3일"...29일 ..
더보이즈, 다큐멘터리 공개...월드 투어 제작기 킥오프 ..
트레저, 신곡 티저 포스터 기습 공개..."트레저만의 설렘..
국내 최초 캬바레 전용 공간 ‘캬바레 성수’ 12월 개관..
‘X를 담아, 당신에게’ 12월 개봉...올리비아 콜맨×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