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류훈 감독, ‘커튼콜’로 코미디 주특기 살려낼까

기사 등록 2016-11-2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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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6년만의 복귀. 류훈 감독은 영화 ‘커튼콜’로 12월 극장가를 바라보고 있다. 2010년 첫 장편 영화 ‘비밀애’ 이후 그는 2012년 ‘페이스 메이커’ 각색 작업을 제외하면 영화 작업과 스스로를 멀리했다. 연출부터 프로듀서까지 다양한 경력을 쌓아왔던 그는 이번 ‘커튼콜’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왔을까.

보통 긴 시간의 공백이 있으면 불안감이 먼저 들기 일쑤지만 ‘커튼콜’은 오히려 기대감을 자아낸다. 삼류 에로 극단이 정통 연극 ‘햄릿’을 무대에 올리는 고군분투를 담을 ‘커튼콜’은 라이브 코미디를 표방하며 남다른 유머를 선사할 것임을 예고했다.

류훈 감독은 ‘비밀애’로 데뷔하긴 했지만 그의 단편 중에선 ‘임성옥 자살기’라는 작품이 가장 인지도 있다. ‘임성옥 자살기’는 계속해서 자살을 시도하는 한 여자와 그를 방해하는 한 상담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가장 인지도가 있는 만큼 ‘임성옥 자살기’는 류훈 감독의 비범한 센스가 묻어있다. 자살이란 심각한 문제를 아무렇지 않게 유머로 풀어내는가 하면, 막바지에는 인간의 뗄 수 없는 외로움이란 감정을 극대화시키며 큰 여운을 남기기 때문이다. 류훈 감독은 계속 죽음을 갈망하던 한 인물을 통해 코미디와 페이소스를 동시에 자아낸다.


실제로 그가 각색에 참여한 작품은 ‘아내가 결혼했다’ ‘비밀애’ ‘페이스 메이커’로 격정적인 멜로였던 ‘비밀애’를 제하면 사람에 대한 애정과 그들이 만드는 코미디가 적절하게 녹아든 것들이다.

류훈 감독은 스스로 “‘커튼콜’은 인생에 비유하면 자신의 인생을 어느 정도 살아냈을 때 마지막 순간에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을 표현한 제목”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막을 내리는 순간을 이르는 ‘커튼콜’이지만 그는 그 순간에 느끼는 성취감에 더 방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장현성은 에로연극 연출가 민기 역을 맡았다. 그는 ‘햄릿’을 제작하고 싶다고 아내에게 밝혔다가 아내에게 “입에 풀칠해주는 에로연극이 더 자랑스러워”라는 핀잔만 듣고 만다. 이 대사는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015)’에서 나오는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라는 대사의 현실적인 명제처럼 느껴진다.


류훈 감독은 이런 역설적인 순간, 예를 들면 ‘햄릿’에서 햄릿이 비명횡사하는 것처럼 곤경에 빠져버린 이들을 통해 유쾌한, 그러나 ‘우습진 않은’ 코미디를 선사할 예정이다. 장현성, 박철민, 전무송, 유지수, 채서진, 이이경, 고보결, 장혁진, 서호철 등 믿음직한 배우들과 올해 리옹국제영화제 편집상,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진출 및 전주프로젝트마켓(JPM) 극영화 피칭부문 우수상, 제1회 런던아시아영화제 공식 초청으로 이미 입증된 완성도까지. 이 모든 판을 깔아준 류훈 감독의 감각이 12월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모멘텀엔터테인먼트, 시너지, 롯데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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