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SEE:夜] '판타스틱' 김현주 코믹&감성 연기 완벽 소화, '갓현주'가 돌아왔다

기사 등록 2016-09-02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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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상록기자]가히 '연기의 신'이라 불릴만 했다. 웃음과 눈물의 페이소스를 동시에 선사하는 김현주의 가공할만한 역량은 첫 회부터 빛을 발했다.

2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 JTBC 금,토 드라마 '판타스틱'(연출 조남국,극본 이성은) 1회에서는 유방암을 선고받은 이소혜(김현주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장르물에 일가견이 있는 드라마 작가 이소혜는 새로 촬영에 들어가는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 선정을 놓고 고심했다.

제작진은 한류스타 류해성(주상욱 분)을 추천했으나 그는 "얘 연관 검색어가 뭔지 아세요? '연기고자'에요"라고 말하며 독설가의 면모를 나타냈다. 소혜의 간곡한 우려와는 반대로 결국 해성은 드라마 '히트맨'의 주인공을 차지했다.

이에 마음이 불편할 수 밖에 없는 소혜는 기자 간담회를 앞두고 마주친 류해성을 가볍게 무시하며 까칠한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그는 막상 간담회에 들어서자 기획 단계부터 해성을 염두에 두고 썼다며 출중한 립서비스를 하는 등,흥미진진함을 유발했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사사건건 부딫히며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갔다.

이소혜는 캐릭터의 성향을 바꿔달라는 해성의 능청스러운 부탁에 "대본 분석은 하는 거냐,어떻게 하면 '발연기'를 얼굴과 옷으로 덮을 수 있을지만 생각 하고 있는거 모를 줄 아냐"라고 정곡을 찔렀다.

그는 배우도 작품에 대한 상의를 할 수 있는거 아니냐는 해성의 말에 "그전에 먼저 배우가 되야죠"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김현주는 하고 싶은 말은 전부 하고 마는 화끈하고 속시원한 성격의 작가 이소혜를 몰입도 있게 표현해냈다. 쏘아붙이면서도 과하지 않게 힘을 조절하는 그의 영리함은 '역시 김현주'라는 탄성을 자아내게끔 했다.



김현주는 극 초반 강하고 능력있는 작가 소혜의 모습을 나타내는데 중점을 뒀다면 이후에는 지친 삶에 아파하는 인간 이소혜 또한,섬세하게 풀어냈다.

대본의 자문을 맡고 있는 의사 홍준기(김태훈 분)를 찾아간 소혜는 자신이 시한부라는 믿기 힘든 사실을 알게됐다.

앞서 자신의 검사표인줄 모르고 너스레를 떨던 그는 이소혜라는 이름이 적혀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내 굳은 표정을 지었다.

소혜는 "이런거였구나... 암선고 받는다는게"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이내 "제 인생의 마감이 얼마 안 남았지만,대본의 마감은 하루 남았다"라며 아무렇지 않은듯 작업에 몰두하려했다.

김현주는 암 선고를 받은 후 조금씩 떨리는 미간과 얼굴 표정만으로도 환자의 두려움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이후 차에 돌아와서 아무말 없이 숨을 삭이는 소혜의 모습은 김현주만의 특별한 집중력과 연기 내공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36번째 생일날,앞으로 6개월 밖에 살지 못한다는 청천벽력에 놓인 순간이 주는 먹먹한 감정은 그의 담백하고 힘 있는 연기와 어우러져 극대화됐다.

시도때도 없이 손을 빌리는 친오빠,하나 남은 집마저 저당을 잡혔다며 동생에게 찾아와 또 다시 도움을 요청하는 친 언니에 이르기까지... 소혜는 누구보다 위로를 받아야 할 그 순간에도 본인보다 가족들의 뒤를 봐주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는 언니에게 "진짜 언니라면,나한테 먼저 '힘들지는 않냐,어디 아픈데는 없냐'라고 물어봐야 되는거 아니냐"며 서러움을 폭발시켰다.

언니를 집에 보낸 후 쓸쓸히 식사를 하려던 소혜는 통조림의 날에 손가락을 베였다. 쏟아지는 피를 본 그는 그동안 참아왔던 감정을 터트리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김현주는 언제나 외롭고 고달픈 소혜의 심경을 극적인 표현력과 연기를 통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극적인 상황으로 인해 변하는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김현주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배우는 역시 연기로 말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했다.

(사진=JTBC '판타스틱' 캡처)

 

김상록기자 honjk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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