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해어화', 진정성으로 깊은 울림을 이끌다...'감성의 힘'

기사 등록 2016-04-1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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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소준환기자]영화 ‘해어화(감독 박흥식)’는 감성으로 쓴 러브레터다. 영화 속 주요 인물들은 젊은 시절의 사랑과 꿈, 충돌과 아픔에 대해 부르짖고 있기 때문이다. ‘해어화’처럼 감성적인 영화가 의미 있는 이유는 그 안의 진심이 담기기에 그렇다. 진심은 진심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는 것. 구체적으로 파고든다면 이 작품만의 강점은 무엇일까.

1. 진정성은 폭넓은 공감을 일으키기에

영화 속 소율(한효주)과 연희(천우희)는 어릴 적부터 평생을 함께 한 동무다. 이들은 예인(=기생)이 되기 위해 동고동락해왔으며 서로의 장점과 단점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 가족 같은 사이. 그러므로 이들은 서로를 진정성 있게 바라보고 대한다. 하지만 서로를 진심으로 생각하기에 그 진심은 서로를 향한 비수가 될 경우도 있다. 우리네 가정에서도 사소한 오해가 번졌을 때 오히려 더 모질게 가족들에게 상처를 줄 때도 있는 것처럼. 편하고 믿고 있는 존재이므로 그 만큼 감정의 골이 깊어질 수도 있다.



이를 증폭시키는 인물이 바로 작곡가 윤우(유연석)다. 윤우는 오직 음악, 시대상을 표현하는 노래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이나 소율을 아끼며 좋아하는 면도 있다. 윤우도 음악을 대하는 태도와 소율을 대하는 모습에 진정성이 담겨 있다. 그런데 그 진정성이 소율에서 연희로 옮겨갔을 때 이들의 애절한 서정곡은 시작된다. 연희도 마찬가지로 윤우를 통해 처음으로 훨씬 더 큰 세상과 음악을 알게 되면서 진정성 있는 꿈을 키워나간다.

즉 ‘해어화’의 세 사람은 모두 각자의 삶과 꿈에 진정성이 있는 인물들이다. 이후 그 진정성이 서로 상충하고 충돌하면서 극의 감정선은 압도적으로 폭발하고 있다. 마치 각자의 사연을 가진 음악인들이 서로 화음을 이룰 때 감성이 급격하게 승화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 소율-연희-윤우는 각자의 애절한 노래를 진심으로 부르고 있는 셈이며 그 이야기는 진정성에서 비롯됐기에 보는 이들을 공감케 하기에 충분하다. 이는 ‘해어화’의 최고의 강점인 셈. 우리가 여느 음악과 드라마를 사랑하는 이유에 '공감'이란 점이 작용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2. 아름답게 빛나는 배우들의 열연



‘해어화’를 이끄는 소율-연희-윤우는 예술과 밀접한 인물들이므로 복잡한 내면을 가지고 있다. 예술은 창조의 영역이이기에 그렇다. 예술적인 기질을 가진 사람들은 일종의 충동과 광기도 함께 지니고 있다. 그러나 배우들이 막상 이런 캐릭터를 드러내려면 고도의 집중력과 섬세한 표현력이 필요하다. 심연을 다뤄야하기에 그렇다. 더군다나 ‘해어화’는 인물의 감성과 진심을 녹여내야 하기에 더욱 연기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효주-천우희-유연석은 놀라울 만큼 자신의 캐릭터를 표현해냈다. 이는 배우들이 자신의 배역에 철저하게 몰입한 결과일 터. 그러므로 관객들 역시 이들의 연기에 몰입할 수밖에 없다. 배우 자신이 몰입한 캐릭터는 관객 역시 몰입시킬 수 있는 ‘열연의 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한효주와 천우희는 1943년 비운의 시대, 예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기생의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더불어 한 여인으로서 사랑과 욕망을 다루는 심경을 각각 자신의 색채에 맞게 수놓았다. 마찬가지로 유연석도 시대를 고뇌하고 사랑에 대해 고민하는 청년 작곡가의 면모를 유감없이 표현했다. 세 배우의 호연만으로도 ‘해어화’는 깊은 울림과 볼거리를 선사한다. 이들은 어떤 인물을 그저 연기한 것이 아니라 영화 속에서 그 인물로 살고 있기에 그렇다. 이는 자연스럽게 관객들에게 감정이입을 높인다. 배우들이 연기를 한다는 느낌이 강할 때보다 그 인물로서 온전히 보이기 시작할 때 작품의 스토리는 생생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처럼 ‘해어화’는 캐릭터들의 진정성과 그 충돌을 필두로 풍부한 감성을 확보하고 있다. 그 감성엔 사랑과 이별, 질투와 욕망, 꿈과 회한이 모두 담겨있다. 그동안 한국 영화계에는 이같은 ‘감성극’이 드물었던 바 ‘해어화’는 앞으로 관객들의 관심을 증폭시킬 것으로 분석된다. 좋은 노래가 입소문을 타면 많은 청중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것처럼 이 작품 역시 예인들의 삶과 애한을 중심으로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매력을 내포하고 있기에. 여기에 한효주, 천우희, 유연석의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 소화력이 더해져 극의 전개를 탄탄하게 이끌고 있다. 그러므로 이 작품은 마치 진심이 담긴 2시간의 노래처럼 관객들의 마음을 울릴 준비가 돼 있다. ‘해어화’가 작품이 지닌 강점과 특색을 통해 어떤 아름다운 행보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전국 스크린에서 절찬 상영 중.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소준환기자 akasoz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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