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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원의 심심타파]'양날의 검' 사투리, '잘 해야 본전'의 딜레마

기사 등록 2014-03-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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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조정원기자]"서울말은 끝말만 높이면 된다면서요?"

사투리를 소재로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단골 멘트다.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도 사투리는 주로 웃음의 포인트로 사용돼왔다. 연예인들도 사투리를 버리고 표준어를 익히려고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인다.

하지만 최근에는 반대의 성향이 나타나고 있다. 사투리를 맛깔나게 살리는 작품이 뜨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 연기를 한 배우들의 인기는 두말할 것도 없다. 각 지역의 사투리가 총 출동, 금-토요일 시민들의 귀가 시간을 앞당겼던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그 대표적인 예다.

배우 정우와 고아라, 김성균, 손호준, 걸그룹 타이니지 도희, 비원에이포 바로 등은 극중 지방 출신의 하숙생으로 등장하다. 지역 색이 다른 이들이 만나 오히려 서울 출신인 칠봉(유연석 분)이 어색하게 보일 정도였다. 사투리의 차이에서 오는 의사소통의 부재. ‘응답하라 1994’를 보는 재미 중 하나였다.

이들은 작품이 끝나고도 그 인기의 여운을 오랫동안 느끼고 있는 중이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이며, 이전과 달라진 작품 개수, 차기작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 등 ‘응답하라 1994’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어색한 사투리가 오히려 양날의 검처럼 작품의 몰입도를 방해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로 인해 배우들의 사투리 연기 논란은 작품 초반 겪는 홍역 중 하나가 됐다.

때문에 배우들은 촬영 초반 작품 자체보다는 사투리 연기에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이게 되며, 이는 전체적인 연기에 있어 부자연스러움으로 나타나게 된다. 사투리 연기는 ‘잘 해야 본전’이기에 이러한 문제는 딜레마가 될 수밖에 없다.

이를 지켜보는 대중들의 시각도 더욱 날카로워졌다. 이전의 네티즌들이 크게 도 단위로 사투리를 생각했다면, 현재의 네티즌들은 작품의 배경이 되는 지역 특색까지 표현하길 바란다. 배우들은 물론이며, 작가들에게도 이러한 변화는 고역이다.

KBS2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도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일부 네티즌은 극중 캐릭터들이 쓰는 사투리가 제각각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사실 억양, 어투 등은 그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이 아니면 좀처럼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작품을 위해 그 지역 출신의 배우만 섭외한다는 것은 어불성설(語不成說)이다.

사투리는 작품의 성격에 따라 극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한 일종의 ‘장치’로 봐야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일부분에 집중하기보다는 작품 전체적인 흐름에 있어 크게 거슬리지 않는 범위에서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양날의 검’처럼 자리한 사투리 연기, 절대적인 해답은 없다. 다만 배우들을 포함한 제작진, 스태프들은 그 어색함을 줄이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 하고 있을 뿐이다.

조정원기자 chojw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