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심형탁, 사랑에 울고 웃는 어설픈 ‘완벽남’

기사 등록 2014-02-26 19:27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이슈데일리 나소영 인턴기자]영화 ‘수상한 그녀’의 심은경 자리가 위태하다. 그의 소름 돋는 1인 2역 연기를 능가하는 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름하야 ‘페이스오프 연기자’ 심형탁이 그 주인공. 비슷한 배역이라도 전혀 다른 연기를 선보이는 그는 10년 차 베테랑 연기파 배우이다. 최근 JTBC 월화드라마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와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를 종횡무진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다.

심형탁은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에서 대학교수 한준모 역을 맡았다. 180cm가 넘는 우월한 모델비율에 조각 같은 외모 거기다 탄탄한 직업까지 모든 것을 얻은 그도 한 가지 얻지 못한 것이 있다. 바로 사랑이다. 한준모에게 사랑은 언제나 가슴 한 구석을 찌르는 바늘이다.

직업 강사 시절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하루살이 인생에 빚보증으로 속 썩이는 여동생 때문에 사랑하는 아내 윤정완(유진)과 헤어졌다. 초라한 자격지심에 아내와 아들 한태극(전준혁)을 떠나보낸 것이다. 그리고 대학 정교수가 되고 대학원생 안경주(장준유)와 결혼까지 준비하며 해피엔딩을 맞이할 줄 알았건만 전처에 대한 지독한 미련만 남았다.

심형탁은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진 전처를 응원하는 한준모의 씁쓸한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또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안타까운 부성애까지 드러냈다. 비록 드라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불굴의 연기력으로 주연 그 이상의 빛을 발하고 있다.

한준모의 가면을 벗으면 김학문이 깜짝 등장한다. ‘식샤를 합시다’에서 잘나가는 변호사 김학문 역을 맡은 심형탁은 어디서도 보지 못한 매력적인 캐릭터를 탄생했다. 다른 드라마의 변호사들이 딱딱하고 철두철미하다면 심형탁이 표현하는 김학문은 어설프고 귀엽다.

김학문은 변호사 사무실 직원 이수경(이수경)을 사사건건 괴롭힌다. 이는 고시생 시절 교내 퀸카 이수경에게 어렵게 고백했다 차인 것에 대한 복수인 것이다. 자신의 마음도 모르고 복수라는 이름하에 이수경을 괴롭히다 결국 깨닫는다. 좋아하는 마음이 남아있어 관심을 끌려고 괴롭혔다는 것을 말이다. 이렇게 김학문은 법정 사건은 잘 해결해도 사랑에는 미숙하다.

그 뒤 김학문은 자신의 잘못을 만회하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한다. 자취하는 이수경을 위해 회식으로 맛있는 것을 먹이고, 이수경이 좋아하는 음식을 딴 사람이 못 먹게 머리카락이 들어갔다고 거짓말까지 한다. 심지어 개 공포증이 있음에도 강아지를 키우는 이수경 때문에 일부러 좋아하는 척을 한다. 이처럼 어설프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김학문을 보고 있으면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심형탁은 엉성하지만 매력적인 김학문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특히 잘생기고 지적인 얼굴을 가진 그가 사랑하는 여자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표정은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또 이수경 관심하나에 방방 뛰다가도 자신의 마음을 몰라줄 땐 급격히 우울해하며 극과 극 감정을 완벽히 담아낸다.

이렇게 심형탁은 ‘식샤를 합시다’의 김학문과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의 한준모를 동시에 연기하며 페이스오프 연기자로 거듭났다.

나소영 인턴기자 tjqhfka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