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어느날' 천우희, 천의 얼굴로 그려내는 치유의 메시지

기사 등록 2017-04-06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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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오퍼스픽처스

[이슈데일리 김혜진기자]배우 천우희가 다시 한 번 영혼으로 분해 4월 극장가를 찾았다. 그가 선보이는 캐릭터는 전작 '곡성'(감독 나홍진)에서 보여줬던 역할과 같은 설정이다. 하지만 그는 '곡성' 속 무명의 모습을 깨끗이 지워냈다. 천우희만이 가진 천부적인 연기력은 캐릭터의 매력을 배가시키기에 충분했다.

천우희는 5일 개봉한 '어느날'(감독 이윤기)에서 뜻밖의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후 영혼이 돼 새로운 세상을 보기 시작하는 여자로 변신한다. 영화는 아내가 죽고 희망을 잃은 채 살아가다 어느 날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의 영혼을 보게 된 남자 강수(김남길)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돼 세상을 처음 보게 된 여자 미소(천우희)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천우희는 이번 영화에서 전작 '곡성'에서 맡은 무명에 이어 영적인 존재로 등장한다. 무명이 미스터리하고 음산했다면 '어느날' 속 미소는 같은 영혼이지만 해맑고 순수해 무섭지 않고 사랑스럽다.

극 중 미소는 원래는 시작장애인이었지만 교통사고 후 영혼으로 깨어나게 된다. 혼수상태에 빠진 미소가 잠이 들면 영혼으로 나와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그런 미소는 밝고 당당하며 선입견도 편견도 없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나름의 고민과 아픈 사연이 있다. 그간 세고 무거운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왔던 천우희는 '어느날'로 발랄하고 순수한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 사진=오퍼스픽처스

그러나 '어느날' 속 미소의 처음 모습은 지금과는 달랐다. 천우희는 언론시사회를 통해 "'어느날' 속 미소의 여리여리한 모습이 낯간지러웠다"며 "기존 판타지 속 여주인공의 이미지를 깨고 싶었다. 그래서 조금 더 발랄하고 친근한 느낌으로 연기했다. 나답기를 바랐다"고 말한 바 있다.

천우희의 이같은 연기관과 캐릭터에 대한 고민이 역할에 고스란히 담겨 영혼이라는 다소 미스터리한 설정에도 불구, 사랑스럽고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극 중 미소는 강수를 따라다니는 영혼부터 시각장애인의 모습, 식물인간 연기까지 다양한 롤을 소화해야 했다. 역할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과 선입견 등 전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했던 천우희의 고민이 눈의 움직임, 몸의 경직 등 세심한 부분을 통해 면밀히 엿볼 수 있다.

어떤 캐릭터의 옷을 입든 자유자재로 소화해낼 수 있는 점은 배우로서 큰 축복이다. 더불어 내면이 얼굴에 드러나, 얼굴로도 스토리를 말할 수 있는 배우는 극히 드물다. 그런 점에서 천우희는 타고난 배우의 마스크와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연구, 강한 도전의식까지 가진 배우다.

'여배우 기근 현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배우들의 입지가 좁아진 충무로에서 돋보이는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천우희가 '어느날'에서 보여줄 또 다른 모습은 어떨지 기대가 모아진다.

 

김혜진기자 hyejin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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