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케치]‘마스터’ 극장가를 뒤흔들 세 배우의 만남
기사 등록 2016-11-14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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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삼위일체. 삼총사. 어벤져스.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아깝지 않은 세 남자의 만남이 마침내 연말 극장가에 찾아온다. 영화 ‘마스터(감독 조의석)’는 촬영 이전부터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이란 배우들의 연기 호흡만으로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제 ‘마스터’는 개봉을 한달 남짓 앞두고 그 윤곽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마스터’의 제작보고회는 최근 공개한 예고편 상영으로 포문을 열었다. 사상 최고의 사기꾼 진회장과 그의 브레인 박장군, 그리고 그들을 쫓는 김재명의 숨막히는 두뇌 싸움이 박진감 넘치는 액션장면들과 함께 펼쳐졌다.
이어 조의석 감독과 주연배우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이 자리한 기자간담회가 이어졌다. 캐릭터 영상과 함께 무대에 오른 배우들은 저마다 배역의 카리스마와 배우 본연으로의 매력을 발산했다.
이병헌은 진회장 역으로 희대의 사기꾼을 연기했다. 이병헌은 목소리가 좋다는 말에 “아직 목이 잠겨서다”라고 능청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8년 만의 악역에 대해 “최근 악역 비슷한 역은 많았지만 밑도 끝도 없는 악역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이후로 처음이다”라며 “터미네이터는 사람이 아니니까”라고 설명했다.
김재명으로 변신해 스스로의 남성미를 끌어올린 강동원은 “뚝심있게 밀어붙이는 캐릭터”라고 배역을 소개했다. 그는 ‘열일’에 대해 “올해 마무리가 따듯했으면 좋겠다”며 “‘가려진 시간’도 잘 됐으면 좋겠다”라고 깨알홍보도 가미했다. 그는 2월에 개봉했던 ‘검사외전’과 관련해 “당시 사기꾼을 했는데 어쩌다보니 형사가 돼서 사기꾼을 쫓게 됐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원네트워크의 브레인 박장군 역은 김우빈이 맡게 됐다. 그는 많은 아이디어를 냈다는 말에 “많은 선배님들과 함께 해서 폐를 안 끼치기 위해 더 고민했다”며 “현장에서 조언을 많이 주셔서 참고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대답했다. 이에 이병헌도 "저도 좋은 후배들과 함께 하게 돼 기뻤다"며 그를 독려했다.
조의석 감독은 후반작업 중에도 자리에 참석해 많은 이야기를 털어놨다. ‘감시자들’ 이후 3년 만에 차기작 ‘마스터’를 꺼내든 그는 “‘감시자들’이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면서도 부담됐다. 그건 리메이크작이었기 때문에 오리지널, 저만의 색깔이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감시자들’과 비슷한 느낌일 수 있지만 이 작품은 캐릭터에 더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시나리오 쓸 때는 어떤 배우가 하면 좋을까 상상하곤 했지만 세 배우가 함께 하게 돼서 감사하다. 강동원, 이병현, 김우빈 배우가 순서대로 합류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저는 죽겠다 싶었다”라고 덧붙여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마스터’는 필리핀 로케이션으로 진행된 액션 장면을 예고해 눈길을 끌었다. 이병헌은 “온도와 습도도 있었지만 필리핀의 그 냄새가 여기까지 느껴진다. 사실 스태프들이 고생한건 그 냄새이다”라며 “항상 바로 옆에 돼지 도살장이 있고 땅에는 피가 고여 있었다. 그런 거리에서 도시락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스태프들이 마스크를 쓴 채 작업을 했고, 냄새를 없애려고 해도 없어지지도 않는다”라고 스태프들의 고충을 전했다.
또한 강동원은 당시 여러 번 탈수 증상을 겪었다고 밝혔다. 그는 “액션이 많고 필리핀 회차도 가장 많아서 몸에서 열이 나면 찬물을 먹는데 찬물 먹으면 배탈에 탈수가 왔다”며 “그래서 3일 촬영하면 하루 아프고 그렇게 반복됐다”고 말했다. 이에 김우빈도 “동원형이 진짜 너무 아팠다. 역할 때문에 살을 찌웠는데 오래 아파서 살이 더 빠지시더라”라고 당시 느꼈던 안타까움을 덧붙였다.
이번에 악역 연기를 선사할 이병헌은 “밑도 끝도 없이 나쁜 역을 하려면 그 인물이 저에게 설득이 돼야 한다. 그렇기에 다른 역할보다 내가 먼저 설득 당해야 해서 고민했던 것 같다”며 “그렇게 나쁜 사람은 일반사람들하고 생각구조가 다르다, 그래서 그 철학과 생각 구조가 있다고 염두했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반면 강동원은 이번 작품에서 무술팀의 추천으로 복싱을 연습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재명이란 캐릭터는 영화를 스페셜하게 만들어주는 액션시퀀스가 많았다. 이왕 할거면 제대로 하자 싶었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그는 또 당시 크게 다쳤던 상황을 전했다. 강동원은 “카체이싱 장면이었는데 목에 유리가 박히고 얼굴에 파편이 박혀 피가 났다. 순간 머리가 띵하더라. 차를 멈추고 앉아있는데 쇼윈도에서 봐도 피가 많이 나길래 촬영접나 싶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또 “감독님께서 모니터를 보고 막 오시더니 ‘동원씨 괜찮아요?’ 했는데 그때 감독님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 절망에 가까운 얼굴로 바뀌더니 ‘배우 다쳤어요!’라고 소리 막 지르시더라”라며 “스태프들이 정말 프로페셔널하다고 느낀 게 의상팀은 오더니 피 묻는다고 옷 벗으세요! 이러고 분장팀은 눈치보다가 거울 보여드릴까요... 그랬다”라고 능청스럽게 웃었다.
이에 이병헌은 “다른 곳에서 쉬다가 왔는데 진짜 무서웠다. 강동원씨가 만능스포츠맨이고 상남자라고 하지만 그 목에 꼽힌 유리를 직접 뽑았다더라”라며 “얼굴의 파편도 응급처지를 하고 나서 ‘이걸 어떡하지’ 그러기에 얼굴이 많이 다쳐서 고민하나보다 했더니 ‘며칠 술 마시지 말라는데 어떡하지’ 하더라”라고 비화를 덧붙였다.
김우빈은 “전 동원이형이 다친 날 하늘이 무너지는지 알았다. 사진으로 봤는데 피가 많이 나고 있었다”라며 “전 보시다시피 약하게 생겨서 맞는 장면이 많았다. 때리는 게 거의 없었다. 다행히 배우분들께서 정확하게 해주셔서 사진처럼 항상 끌려다니고 많고 상처났다. 맞는 게 마음이 편하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조의석 감독은 필리핀 촬영에 대해 잠시 침묵 후 “어렵게 진행됐다”라고 운을 떼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사전 준비를 5개월 정도 했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제작팀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며 “날씨가 너무 오락가락이어서 저희가 더 보여주고 싶은 느낌을 날씨 때문에 못 담은 것도 있다. 스태프들이 40도 정도 되는 날씨에도 최선을 다해줬다. 스태프들이 한명 두명 쓰러져서 실려가기도 했다. 동원씨 다친 것도 제가 테이크 한번 더 가자고 했다가 사고 나고, 다른 장면도 한 번 더 하자고 했다가 무술팀이 다치기도 했다”며 당시의 부담감을 밝혔다.
강동원은 김우빈이 필리핀에서 유명세가 높다는 걸 직접 ‘인증’하기도 했다. 그는 “쉬는 날이면 우빈이하고 많이 놀러다녔다. 주변에서 우빈이를 너무 많이 알아보더라. 뒤에서 몰래 사진 찍는 분이 있어서 제가 사진 찍지말라고 말리기도 했다. ‘몰래 찍으시면 안 되요’”라고 당시 상황을 묘사해 즐거운 분위기를 이어갔다.
김우빈은 “사실 촬영장 갈 때마다 부담감이 늘었다. 제가 모든 배우들 중 밑에서 두 번째였다. 그래서 더 많이 부담됐다”라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진회장을 연기하기 위해 필리핀 영어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제가 아는 후배가 하버드에 MIT를 나와서 미국 영어를 했는데, 동남아에서 2년간 일하더니 동남아식 영어를 하더라. 그래야 상대방에게 편하다는 말을 듣고 진회장도 그럴 수 있겠구나 싶었다”며 “영어대사를 읽어달라고 하고 녹음파일을 받았다. 그런걸 공부했다. 큰 부분은 아니지만 하면서 재밌었다”고 설명하며 직접 ‘뻬리 구뜨’라고 필리핀식 억양을 선보이기도 했다.
극 중 강동원과 호흡을 맞출 오달수는 사실 강동원의 추천으로 캐스팅됐다고. 강동원은 “캐스팅 소식듣고 기뻐했다. 그냥 같이 해보고 싶었다”며 “어쩌다보니 제가 제일 먼저 캐스팅돼서 감독님에게 오달수선배님이랑 하면 안되겠냐고 그랬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명배우들의 호흡이 고스란히 빛날 ‘마스터’는 12월 개봉을 앞두고 연말 예비관객들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영화 ‘마스터’가 이병헌의 말대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 속에서 관객들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길 수 있을까. 그 행보가 기대된다.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사진 조은정 기자 j_e_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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