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윤의 무비레터]'인천상륙작전' 악역이라면 이범수처럼

기사 등록 2016-07-2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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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이 정도면 '역대급 악역'이다. 북한군 인천방어사령관 림계진을 연기한 이범수가 '신의 한 수'에 이어 보기만 해도 섬뜩한 연기를 스크린에 수놓았다.

20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는 영화 '인천상륙작전'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할리우드 배우 리암니슨이 우리나라에 출연한다는 이유 만으로 많은 화제를 모은 작품.

'인천상륙작전'은 전쟁의 역사를 바꾼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숨겨진 영웅들의 이야기를 그린 전쟁 액션 블록버스터다.

불가능에 가까운 인천상륙을 돕기 위해 비밀리에 대북 첩보활동을 펼친 것은 물론 인천으로 가는 길을 열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해군 첩보부대의 실화를 그린 영화다. 이범수는 극중 인천지역을 장악한 방어사령관 림계진 역을 맡았다.

북한군 스파이로 무장한 장학수(이정재)가 자신의 영역에 침입하자 의심을 풀지 못하고 계속 의심하면서 남한을 장악하려 한다. 장학수에게 기밀을 도둑 맞자, 보초를 서던 자신의 부하를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총으로 쏴 죽여버린다. 또 포로로 잡힌 남한 해군 첩보부대 대원들을 광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죽이는가 하면, 여자를 자신의 방패 삼아 장학수에게 총구를 겨눈다.

이범수는 끝까지 "이념은 피보다 진하다"고 굳게 공산주의를 믿은 림계진의 섬뜩한 사상주의를 펼쳐보였다.



북한 사투리와 러시아어는 물론, 이범수는 독기가 아른거리는 눈빛, 치켜 뜬 눈썹, 담배피는 포즈, 걸음걸이, 사격실력까지 갖춰 스크린에 올랐다.

사실 이범수의 연기는 코믹, 멜로, 휴먼 드라마, 액션 등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스펙트럼이 넓은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인천상륙작전'에서 보여준 림계진은 기대를 가지고 봤음에도 불구, 그 기대치를 뛰어넘는 흡입력을 보여줬다.

이범수는 캐릭터를 조금 더 확실하게 표현하기 위해 7kg를 증량시키고, 촬영 2개월전부터 북한사투리와 러시아어 연습에 매진했다. 매번 이같은 수고를 마다하지 않기에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연기가 나올 수 있었다.

고충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우리나라의 숨겨진 영웅들을 조명하는 의미를 가진 영화에서 대립하는 악역을 연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실제로 이범수는 "악역이 가지고 있는 연기적인 공간이 있기에 매력은 있지만, (우리나라 영웅들을 희생시킨 북한군을) 하기 싫었다. 명분을 가지고 저 자체를 속여야 했다. 많은 고민을 한 끝에 림계진 사상을 공산주의보다는 민족주의로 해석하려고 했다. 배우 이범수로서 많은 노력을 한 캐릭터"라고 고백했다.

매번 한계 없는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이범수, 충무로에 이처럼 '보석같은' 배우가 또 있을까. '인천상륙극장'이 또 한 번 확인시켜줬다.

 

유지윤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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