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은의 잼있게 미술읽기]낙서화가 바스키아 美 미술계 검은피카소,그의 작품들과의 만남
기사 등록 2011-12-1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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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미셸 바스키아 ,속물들 Philistines, 1982,캔버스에 아크릴과 오일스틱, 183 X 312.5 cm,토머스 E. 워럴 주니어 부부
[이슈데일리 박정은 미술컬럼 전문기자]보통 흑인들은 음악이나 스포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즈나 블루스는 원래 흑인들의 음악이었던 만큼 이 방면에서 유명한 흑인 뮤지션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펠레나 무하마드 알리, 마이클 조던, 행크 아론 같은 인물들은 각기 자기 종목에서 최고봉에 오른 20세기를 대표하는 운동 선수들입니다. 그런데 유독 미술 분야에서 만큼은 유명한 흑인 화가가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르네상스 이후 인상파를 거쳐 난해한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내세울 만한 흑인 미술가는 좀처럼 발견되지 않습니다.
그러다 80년대에 'SAMO'라는 필명에 장난끼 가득한 낙서로 뉴욕 뒷골목을 도배한 스프레이 낙서가가 등장했습니다. 천진난만하고 익살맞은 내용의 낙서화로 뉴욕 미술계의 주목을 받으며 혜성같이 등장한 이 젊은 작가의 이름은 장 미셸 바스키아입니다.
바스키아는 별 것 아니라는 뜻의 세이모(SAMO)라는 익명으로 뉴욕 시내에 그래피티를 그렸습니다. '낙서'로 골치거리였던 미국사회에 그래피티를 예술로 승화시킨 그의 미술적언어 그림세계 속으로 우리함께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중남미에서 이민 온 흑인 가정에서 태어난 바스키아는 친구들과 스프레이 낙서를 즐기다가 80년대 초반 휘트니 비엔날레, 뉴욕 현대미술관 전시에 참여하면서 역량 있는 젊은 작가로 뜨기 시작했습니다. 80년대 뉴욕 뒷골목의 청춘 문화인 낙서가 앤디 워홀, 키스 해링 등의 작품과 더불어 팝아트의 일각을 이루면서 바스키아는 순식간에 주류 미술계의 주목을 받는 화가로 떠오른 것입니다.
바스키아가 1980년 '타임스퀘어 쇼'의 일부로 미술계에 입문했을 당시만 해도 그의 작품들은 마치 어린이의 드로잉을 보듯 허술하고 조악했습니다. '비행기', '아오 아오' 같은 바스키아 초창기 작품들은 전문 화가가 아닌 그야말로 아마추어의 낙서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낙서 미술에 매력을 느낀 몇몇 후원자들의 도움을 얻어 안정된 상태에서 작품에 몰두하면서 단순한 낙서 이상의 그야말로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무제 (두개골)Untitled (Skull), 1981,캔버스에 아크릴에 유채, 207 X 175.9 cm로스앤젤레스, 엘리 앤 에디트 브로드 컬렉션.
[두개골은 바스키아의 가장 유명한 작품의 하나로, 재정적으로 가장 성공한 작품으로 꼽힘. 프랑켄슈타인 같은 공포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음에도 시장에 나온지 몇 주 만에 가격이 네 배 이상 오른작품.]
닭고기 쌀밥Arroz con Pollo, 1981,캔버스에 아크릴과 오일스틱, 172.7 X 213.4 cm,개인 소장.
[실내를 묘사한 바스키아 몇 안되는 작품중 하나. 그의 작품에 드물게 등장하는 남녀의 관계 때문에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음.]
바스키아는 거리의 낙서화가에서 일약 미술계의 스타로 급부상했습니다. '두개골'(1981), '닭고기와 쌀밥'(1981), '세례'(1982), '발의 고통'(1982), '이익1'(1982) 같은 바스키아의 대표작들은 모두 이 시기에 완성되었습니다.
바스키아의 작품들은 따로 떼어놓고 보면 초등학생의 일기장에나 나올 법할 정도로 단순하고 무질서해 보이지만, 컬렉션해서 모아놓고 보면 단지 낙서로 치부해버릴 수 없는 그무언가가 있습니다. 거칠고 우악스럽지만 그안에 유머와 위트가 있고, 일견 순박해 보이지만 그 안에 치열한 바스키아 만의 세계가 분명 존재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Dos Cabezas, 1982,캔버스에 아크릴과 오일스틱, 나무에 부착.154 X 155 cm,개인 소장.
[팝아트의 황제 앤디 워홀과 자신을 묘사한 바스키아의 유명한작품.]
그의 작품 속 인간들은 그 형태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단순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컬러풀한 색채 위에 해골 수준으로 표현된 인물 묘사는 바스키아만의 특징이라 해도 좋습니다. 이렇듯 단순하게 묘사된 인물을 중심으로 바스키아는 왕과 영웅에서 거리의 건달까지 다양한 인물군을 표현해내고 있습니다. 이런 동심에 가까운 단순함이야말로 바스키아 작품에 원시적인 생명력을 불어넣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VNDRZ, 1982,캔버스에 아크릴과 오일스틱, 152.5 X 76 cm,개인 소장,뉴욕, 토니 샤프라지 갤러리.
[독특한 스타일로 머리를 땋은 바스키아의 여러 모습들을 시리즈 형식으로 흑백 사진에 담아 완성시킨 인물은 할렘의 유명한 사진 작가'제임스 밴더지'이다. 바스키아는 고마움의 표시로 밴더지의 초상화를 그린 뒤 제목을 'VNDRZ'라고 했음.]
흑인 영웅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존경심을 자신만의 예술로 표현한 화가도 바로 바스키아입니다. 찰리 파커 같은 유명 재즈 뮤지션을 비롯해서 재키 로빈슨이나 슈거레이 로빈슨 같은 흑인 스포츠 영웅들에게 왕관을 씌운 것이 다름아닌 흑인 미술가 바스키아입니다.
1982년에 발표된 '속물들'은 그의 대표작으로 볼 순 없어도 바스키아 특유의 색채감, 표현력, 인물구성 등을 감상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작품으로 보여집니다. 세 사람은 바스키아 작품에 등장하는 그 어떤 인물들 보다도 요란하고 경망스러운데다 표정 또한 풍부합니다. 자신들의 이익에만 급급해 부화뇌동하는 듯한 세 사람의 모습이 참으로 익살스럽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낙서도 이 정도면 예술입니다.
장 미셸 바스키아Jean Michel Basquiat, 1960~1988.
["열일곱 살 이후 나는 늘 스타를 꿈꿨다.찰리 파커, 지미 헨드릭스 같은 우상들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고, 사람들이 유명해진 방식에 낭만을 느꼈다."]
열일곱살 이후로 늘 스타를 꿈꿨다는 바스키아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고독한 예술가의 이미지와는 많이 다릅니다. 팝아트의 기수인 앤디 워홀이나 키스 해링이 현대인의일상을 예술의 세계로 끌어들이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듯이 바스키아도 짧은 시간 동안 하위 문화에 불과하던 길거리 낙서 미술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며 유명해졌습니다.
무제 (천사)Untitled (Angel), 1982,캔버스에 아크릴, 244 X 429 cm,개인 소장
자화상Self-Portrait, 1982,아마포에 아크릴과 오일스틱, 193 X 239 cm,개인 소장.
[바스키아의 순교주의, 영웅주의가 두드러지게 표현되었다는 평가를 받는 그의 또다른 대표작. 그의 채색 솜씨가 가장 잘
드러난 작품]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음에도 성공 이후에 찾아온 공허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비록 28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하고 말았지만 장 미셸 바스키아에게 낙서는 유일한 소통의 도구이자 미술적 언어였습니다. 그는 치기어린 마음을 다독여 자신만의 양식을 구축했습니다.
Untitled (Boxer), 1982,리넨 위에 아크릴과 유성 페인트스틱, 193 X 239 cm ,개인소장
[2008년 말 크리스티 경매에서 무려 1천352만 달러(약188억원)에 팔리는 기록을 세운 작품. 슈거레이 로빈슨이나 조 루이스, 재키 로빈슨 같은 흑인 스포츠 영웅들은 바스키아 작품의 주요 모티브중 하나다.]
힙합 리듬 처럼 자유롭고 랩 음악 같이 거침 없이 질주하는 그의 작품들은 오늘날 가장비싼 값에 거래되는 미술품의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2008년 말 크리스티 경매에서 그의 '무제(복서)'가 무려 1천352달러에 팔리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박정은기자 pyk73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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