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운빨로맨스' 이초희, 솔직하고도 아름다웠던 '배우'의 진가

기사 등록 2016-07-2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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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한껏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진중했다. 인터뷰를 진행하기 직전까지도 다소 들뜬 분위기 같았지만 질문을 던지면 확실하게 생각하고 말하는 편이었다. 최근 종영한 MBC드라마 ‘운빨로맨스’에서 이달님 역으로 분했던 배우 이초희는 그렇게 진솔하고도 진지한 배우였다. 드라마 종영과 관련해 그에겐 어떤 기억들이 남아있을까,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달님이하고는 비슷한 면도 있고 아닌 면도 있었어요. 반반인거 같아요. 드라마 끝날 때까지는 제가 달님이었으니 잘 맞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웃음) 저는 연기를 100% 저로부터 시작하는 스타일입니다. 다 저한테 있는 부분들, 그 작은 걸 극대화해 확장시키는 스타일이죠. 완전히 새롭게 캐릭터를 만드는 건 잘 모르겠어요. 그게 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 인물을 정확히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랄까요?"

그는 이번 작품에서 게임개발사 '제제팩토리'의 일원으로 출연해 류준열, 황정음, 정상훈뿐만 아니라 정영기, 윤봉길, 진혁, 차세영, 권혁수 등 많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야 했다. 어떤 배우와 가장 호흡이 잘 맞았는지 묻자 이초희는 쑥쓰러운 미소를 지으며 "한 명만 뽑기가..."라고 대답했다.


"저희는 '제벤져스'기 때문에 함께 있을 때 시너지가 나죠. 또 누구 하나 부족함이 없기 때문에 모두랑 잘 맞았어요. 저희 감독님께서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끔 애드립 같은 것도 제약을 주지 않으셨거든요. 그래서 다 쓰이진 않았지만 느껴지는대로 애드립도 하곤 했어요. 애드립을 잘한 배우라면... (류)준열오빠, (권)혁수오빠, (정)상훈오빠. 현빈(윤봉길 분)님! (정)영기 오빠. 그리고 저도 좀 하는 편이었어요(웃음)"

이렇게 배우들을 한 명 한 명 호명할 정도로 이초희는 동료 배우들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호흡을 많이 맞췄던 건 정상훈, 류준열, 황정음이었을 것이다. 특히 정상훈과는 티격태격대는 '앙숙' 같은 관계에서 '닭살커플'로 거듭나는 과정이 무척 재치 있게 그려져 많은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사실 정상훈과 이초희는 10살 이상의 나이차를 가진 콤비였지만 극중에서 그런 간극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상훈오빠는 처음에도 어색하게 하는 분이 아니에요. 워낙 잘 챙겨주시고, 동네 옆집 오빠 같은 느낌이죠. 얼굴 봤을 때 워낙 동안이라 그렇게 차이가 나보이지 않잖아요? '애아빠'라는 사실만 잠깐 깜빡하면 로맨스 연기에도 무리가 없었어요(웃음)."

그렇다면 정반대로 일방적으로 '퍼주기'만 해야 했던 제수호 대표님, 류준열과의 연기는 어땠을까?

"리허설 때부터 진짜 대표님처럼 해줘서 저절로 그렇게 되게끔 유도해줬습니다. 주지도 않지만 안 받지도 않는, 그냥 말을 해요. 많은 배우들이 있지만 진짜 이야기를 해주는 배우가 좋다고 생각하는데 딱 그런 스타일이에요. 하지만 평소에는 완전 수다스럽기도 하고 애교도 많아서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하는 편이죠. 사람들 기분 좋게 해주는 힘이 있어요. 보늬(황정음 분)와 연애하고 나서의 모습이 실제랑 더 가깝습니다."

그는 또 심보늬 역의 황정음과도 '절친' 관계를 완벽하게 소화해 때로는 조력자로, 때로는 위로해주는 친구로서의 존재감을 톡톡히 발휘했다.

"(황)정음언니는 기본적으로 정말 잘하는 배우잖아요. 그래서 제가 긴장을 했었어요. 혹시나 언니에게 피해를 줄까봐 그랬죠. 하지만 촬영을 진행하면서 언니도 저를 잘 풀어주고 저도 언니가 편해지다 보니 나중엔 굳이 서로 맞춰보지 않아도 잘 맞았을 정도가 됐습니다."


이초희는 '운빨로맨스'에서 '변신'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전혀 다른 두 모습을 보여줬다. 하나는 완전히 '개발자 모드'였던 이달님이었고, 하나는 '남심'을 사로잡기 위한 이달님이었다. 똑같은 인물이지만 '안 꾸민 것'과 '꾸민 것'으로 차이를 줘야 했을 이초희는 '변신 전'에 포인트를 줬다고 밝혔다.

"배우로서 평소에 하는 건 변신 후 모습이라서 변신 전에 일부러 옷도 크게 입고 교정기에 안경에 머리도 아무렇게나 하는 방향으로 잡았습니다. 사실 실제로도 그냥 그렇게 했어요. 심지어 촬영 중에 메이크업 수정해준다고 해도 괜찮다고 돌려보내기도 했죠(웃음). 머리도 그냥 컬을 한 상태로 5분만에 묶고, 보통은 의상도 피팅을 해봐야 하는데 오버사이즈니까 피팅할 필요도 없었어요. 달님이도 옷을 입어보지도 않고 샀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톤만 맞춰서 하는 걸 목표로 했습니다. 그래서 준비하는 시간도 짧은 편이었어요."

2014년 tvN '꽃할배 수사대', 2015년 JTBC '하녀들', KBS2 '후아유 - 학교 2015', 2016년 SBS '육룡이 나르샤'와 MBC '운빨로맨스'까지. 이렇게 많은 방송국에서 활동한 그는 "하다 보니 다 해봤네요"라며 "이제 남은 건 OCN 드라마가 아닐까요?(웃음) EBS '스페이스 공감'이나 애니메이션 더빙도 해보는 것도 좋을거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실제로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짧은 영상을 공개한 적 있던 이초희에게 그런 음악 무대에 서보는 게 꿈인지 물었다.

"'공감'을 말했던 건 한 번 노래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어요. 사실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죠. 기타도 당시에 회사 분들하고 찍은 영상이었고... 지금은 C코드도 기억 안나요. 취미로 하고 있는 거죠."


사실 '취미'하면 그는 이미 매거진 '빅이슈'와의 화보촬영에서 '아트 토이' 마니아임을 공개한 바 있다. 다소 독특한 그의 취미에 대해 묻자 최근엔 드라마 촬영 때문에 취미를 누리지 못했다고 내심 아쉬워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드는 취미에요. 계속 찾아보고 구하고 싶으면 대기해야 하죠. 요즘은 바쁘니까 쉬는 날 자거나 그냥 집에서 쉬거든요. 갖고 싶은 건 너무 많았는데, 지금 그럴 상황이 안 돼서 프랜차이즈 음식점 사은품 같은 것만 받아오곤 했어요. 다른 취미라면 퍼즐이나 가구 보러 다니는 거, 그리고 강아지랑 산책하러 다니는 것도 좋아해요."

그런 취미를 함께 공유하는 연예인 친구로 그는 류혜영을 뽑았다. 먹는 것부터 가구, 일상적인 얘기까지. 남들이 다 하는 '보통의 대화'를 나눈다는 그와 류화영은 서로 응원하는 사이라고.

"그래도 가끔 서로 모니터를 부탁하지 않을 때도 있어요. 아무리 친구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보여주기 싫은 모습도 있는 거죠. 아마 둘 다 배우라서 그런가봐요. 그래도 항상 초청해주는 시사회는 늘 가요. 포토월에는 안 가더라도 말이에요"

시사회 애기에 문득 "상훈오빠가 '덕혜옹주' 보러오라고 했어요. '제벤져스'분들과 가고 싶어요"라며 "'덕혜옹주 화이팅"하고 '내조'도 잊지 않은 이초희는 자신의 '베스트 출연작'을 뽑아달라는 질문에 잠시 생각하다가 "'운빨로맨스' 인터뷰지만"이라며 '파수꾼'을 뽑았다. 지금까지 연기를 할 수 있게 해준 작품이기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하자 그는 오랫동안 생각하더니 눈물을 보였다. 팬들을 향한 감사함이 가득 담긴 눈물이었다.


"항상 믿고 지켜봐주는 걸 알고 있어요. 그분들이 저에게 저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는걸 알지만 한 배우를 응원할 때, 더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길 원하게 되잖아요. 제가 그분들과 소통하면서 느낀 건 그분들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제가 가고 있진 않은 거 같거든요. 그래도 믿고 지켜봐줘서 고맙죠. 연기를 더 열심히 하고 잘 해서 부끄럽지 않게 좋은 배우가 되겠습니다. 정말 소수로 시작해서 더 애정이 깊어요. 작품이 없을 때도 봐주시면서 '네가 뭘하던 원망하지 않을게' 해주신 분들인걸요(웃음)"

이처럼 인터뷰의 마지막까지도 솔직한 대답으로 속내를 털어놓은 이초희, 팬들을 향한 사랑만큼이나 그의 노력이 빛나고 있음을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배우를 열망하는 그의 순수한 마음이 또 다시 새로운 인물로의 만남을 기대케 하는 것도 당연하지 않을까.


(사진=이슈데일리 박은비 기자)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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