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창용의 이 영화어때?]'고산자, 대동여지도', 나라와 백성 "지도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기사 등록 2016-09-0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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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지도는 말 그대로 땅그림 즉 땅의 모습이 담긴 그림이다. 하지만 지도에는 단순히 땅의 모습만이 그려지지 않는다. 단순히 보여지지 않는 다양한 의미가 지도에 담기게 된다.
'고산자, 대동여지도(감독 강우석)'은 시대와 권력에 맞서 가장 위대한 '대동여지도'를 탄생시킨 지도꾼 김정호의 감춰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 영화는 '대동여지도'를 완성하기까지, 나라가 독점한 지도를 백성에게 돌려주고자 했던 고산자 김정호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최초로 그려낸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도는 땅에 정착해 살고 있는 사람들에겐 큰 필요가 없다. 농업을 중요하게 여겼던 과거에 지도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것이었다. 즉 군사전략가들이나 행정관리들만 지도가 필요했다. 그들을 지도를 통해 군사전략을 세우는 것은 물론 국가를 통치하는 정책을 수립했다. 평범한 백성들이 지도를 갖는다는 것은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18세기에 접어들면서 조선은 상공업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근대화의 씨앗이 서서히 싹을 틔우고 있던 것이다. 한 곳에 정착하는 농업과는 달리 상공업은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많은 이동을 해야 한다. 이동에 효율성을 위해 지도는 필수적이다. 지도만 있으면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목적지를 쉽게 찾아갈 수 있다.
그러나 지도를 권력 유지의 수단으로 여기는 기득권 계층에 맞서 조선의 진짜 지도를 만들기 위해 두 발로 전국 팔도를 누빈 인물이 있으니 그가 바로 고산자 김정호다. 그는 나라가 독점한 지도를 백성들과 나누겠다는 일념 하나로 대동여지도의 완성과 목판 제작에 혼신을 다한다. 지도에 미친 사람이라는 손가락질에도 아랑곳 않는다.
그러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은 다르다. 특히 세도가인 안동 김씨 세력에 맞서 권력을 장악하려고 하는 흥선대원군 이하응에게 있어 정밀한 지도를 만드는 김정호는 달갑지 않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정밀한 지도를 만드는 김정호가 아니라 지도를 백성들과 공유하려는 김정호의 사상이 불손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왕실의 위엄을 세우는 것이 조선을 위한 것이라고 믿는 흥선대원군에게 김정호가 만든 정밀한 지도는 통치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김정호의 정밀한 지도라면 외세에 침략에 맞서 체계적인 군사전략을 수립할 수 있고, 행정에 있어서도 보다 효율적인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 때문에 흥선대원군은 김정호의 지도가 오직 나라 즉 왕실을 위해 쓰여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흥선대원군이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를 처벌한 것은 정밀한 지도가 외세의 손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과거 고구려 영류왕이 당나라에 봉역도를 바친 것처럼 조선 왕조를 전복하려는 세력이 외세에 지도를 넘길 수 있다는 두려움이었다. 대원군에게 있어 외세에 지도를 넘긴다는 것은 나라 자체를 넘기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김정호의 생각은 달랐다. 정확한 지도를 통해 이동의 효율성을 높이게 되면 나라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고, 이는 백성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지형과 지리를 정확하게 파악하면 농사를 짓는데 있어 도움이 될 수 있었다. 김정호는 자신이 만든 지도가 백성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믿었다.
정보통신이 발달된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세계 어느 나라를 여행해도 불편함이 없다. 세계 모든 지역의 지도가 내 손에 들어온 것이다. 사람들은 원하는 지역의 위치를 손쉽게 검색해 찾아갈 수 있다. 과거에는 지도가 이런 역할을 담당했다. 이동의 효율성이 문명의 급격한 발전을 갖고 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세도 정치로 인해 피폐해진 내정과 밀려오는 외세의 위협을 걱정한 흥선대원군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김정호는 백성을 믿었다. 백성의 삶의 질 향상이 나라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결국 나라를 외세에 팔아 넘긴건 백성들이 아니라 기득권을 가진 고관대작들과 왕실의 일원들이었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지도가 단순히 땅의 모습을 그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안다. 지도는 쓰는 사람이 편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도를 쓰는 사람들은 소수가 아닌 많은 사람들이어야 한다. 김정호는 19세기에 이 사실을 깨달은 선각자일 것이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여창용 기자 hblood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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