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데뷔일기]미스터미스터 태이② "작은 것 하나에 감사하기까지"

기사 등록 2013-09-0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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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하진기자]하루가 멀다 하고 계속해서 신인 아이돌그룹이 나오고 있는 요즘이다. 혹자는 '너무 많아 누가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고들 하지만, 속속들이 살펴보면 모두 각자의 매력이 있고, 열정 역시 남다르다. 그들이 쏟은 노력과 음악을 향한 애정은 비례한다. 지난해는 특히나 더 많은 아이돌그룹이 쏟아졌다. 때문에 당시 데뷔한 그룹들은 하나 같이 데뷔 때를 떠올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리고 아주 소중한 경험을 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몸소 체험한 것이다.

미스터미스터(MR.MR)도 지난해 가요계에 입문한 남성 아이돌그룹 중 하나다. 리더 진을 필두로 태이, 류, 창재, 도연 등 5인조로 구성된 이들은 2012년 10월 데뷔 싱글 음반 '후즈 댓 걸(Who`s That Girl)'로 첫 발을 뗐다. 이제 갓 데뷔 1년을 맞이하는 따끈따끈한 신예다.

노래와 춤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얻은 '가수'라는 꿈. 오랜 시간 데뷔를 위해 땀과 눈물을 흘렸다. 미스터미스터가 되기까지 멤버들에겐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핫데뷔일기'를 통해 들어보자.// 편집자주

미스터미스터의 '핫데뷔일기', 그 네 번째 주인공은 태이다.

어린 시절 그는 밝고 쾌활한, 노래 부르는 것을 유난히도 좋아하는 아이었다.

교회 성가대를 시작으로 음악의 매력에 빠지게 됐고,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다. 혼자의 힘으로 예술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목표를 향해 더욱 힘차게 달렸다.



▶ 고1,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

그렇게 바라던 학교에 입학했기 때문에 열심히 했어요. 선생님들에게도 예쁨을 받았죠. 장학금을 받기도 했어요. 교내에서 CCM을 부르기도 했는데 그것 역시 실력 성장에 도움이 많이 됐어요.

원하던 학교를 왔다는 사실에 뿌듯함이 컸는지, 사실 1학년 때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도 많이 놀았어요. 그런데 문득 친구들과 놀이터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고1 후반, 소중한 시간에 내가 왜 게임을 하고 있지? 라고 스스로에 묻게 된 거죠. 그래서 또 하나의 목표를 세웠어요. 가고 싶은 대학, 그걸 이루기 위해 또 최선을 다했어요.

고 2때는 친구들도 만나지 않았어요. 오로지 대학만을 목표로 삼고 생각했어요. 1년 동안 독하게 연습했죠. 형이 노래 레슨 선생님을 하고 있는 학원에 몰래 들어가 연습실에서 노래를 불렀어요. 학원 문을 닫고 좀 부족하다 싶으면 집근처 교회 목사님에게 양해를 구해 또 연습을 했어요. 그걸 1년 동안 반복했으니, 실력도 점점 늘어갔죠.

음역대가 확실히 높아지고, 다듬어졌어요. 고3때는 변하고 있다, 부드러워지고 있다는 걸 더 뚜렷하게 알겠더라고요. 원랜 굉장히 두꺼운 음성이었어요. 훈련을 거쳐서 만들어진 거예요.



▶ 연습벌레, 기회가 찾아오다

고2 때였어요. 몰래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데 원장님이 학원을 찾으신 거예요. 저를 원장실로 부르셨고 가는 동안 '얼마나 혼날까' 걱정이 태산 같았어요. 그런데 원장님께서 노래를 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적 선배님의 '하늘을 달리다'와 휘성 선배님의 곡을 불렀어요. 그랬더니, 원장님이 '내일 회사로 나와라' 한 말씀을 하셨죠.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가수로서의 길을 걷게 된 것 같습니다. 원장님이 새로이 엔터테인먼트를 만들어보려고 하시는데, 연습생을 찾고 계셨던 거예요. 운이 좋게 저를 마음에 들어 하셨고 일주일 만에 계약을 했어요.

▶ 미스터미스터라는 이름을 얻기까지

그로부터 4년 동안의 연습생 시절을 거쳤어요. 처음엔 솔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다가, 그룹으로 흘러갔죠. 창재 형이 들어왔고 계속해서 한 명씩 연습생으로 들어왔어요.

믿음이 강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그랬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컸고, 또 그만큼 운이 따라줬고요. 그런데 대학을 진학하고 1학년 즈음 스스로 나태해진 거예요. 휴학을 결정했고 4년 째 연습생만 하고 있다는 현실이 답답하더라고요. 집안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회사에는 알리지 않고, 연습실도 가지 않았죠.

'언제 데뷔하냐'는 주위의 가벼운 말들이 모두 스트레스였어요. 부모님 역시 기대가 크셨는데, 4년 째 아무런 성과가 없으니 속상하셨을 거예요. 그리고 차비며, 밥값을 다 커서까지 부모님께 손을 벌리기가 죄송했어요. 언제까지 데뷔를 기다릴 수만은 없겠다는 생각에 3개월 동안 회사와 연락을 끊고 일을 시작했어요.

친구들끼리 인디밴드를 만들어서 홍대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했어요. 연습생 시절엔 경험하지 못한 주머니에 돈이 생기는 거예요. 첫 월급이라고 하면서 어머니께 지갑을 선물해드렸어요. 뿌듯하고, 기뻐하시는 모습 보니까 행복하더라고요.



그렇게 3개월이 흘러가고 있는데 창재 형과 진형이 집으로 찾아 온 거예요. 같이 하자고 설득을 하고 서로 힘을 줬죠. 다시 한 번 해보자고 의기투합 한 자리였어요. 저 역시도 멤버들에게 고마웠고요. 그렇게 저는 다시 연습실로 돌아갔어요.

남자 형제라, 제가 딸 역할을 했어요. 지금도 엄마랑 쇼핑도 같이 가고, 안마, 뽀뽀도 해요. 사랑한다는 표현도 많이 하고요. 가족들과의 사이가 돈독한데 그 중에서도 할머니께서 저를 가장 아껴주셨어요. 나이가 드시면서 거동도 불편하게 됐고, 저는 밤마다 그런 할머니를 부축해서 화장실을 같이 갔죠. 어린 마음에 귀찮을 때도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죄송해요. 누구보다 저의 데뷔를 기다리셨는데, 그걸 보시지 못하고 돌아가셨어요. 데뷔 2주 전쯤...생각만 해도 눈물이 쏟아져요.

데뷔 날짜가 확정되고 바빠서 집에 자주 가지도 못하고, 전화로만 할머니께 '곧 텔레비전에 나오니 기다려달라'고 했는데 못 보셨어요. 장례식은 멤버들과 함께 갔어요. 할머니를 잃었다는 슬픔에 어느 날은 지하철 안에서 계속 눈물을 흘렸어요. 못해드린 것만 생각인 나고, 가끔 숙소에서 할머니 음식들이 먹고 싶을 때가 많아요. 추억들 하나하나가 다 생각이 나요. 할머니가 저를 사랑해주신 덕분에 저도 다른 이들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감사하다는 말, 꼭 전하고 싶습니다.



드디어 미스터미스터이 태이가 됐어요. 무대 위에 오른다는 것 자체가 감사했어요. 이제 부터 시작이죠.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할 일만 남았다고 생각해요. 기대한 만큼이 아니라 실망할 때도 있지만 '또 다른 길을 한 번 더 가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마음가짐을 편하게 먹기로 했어요. 곧 뮤지컬 무대에도 섭니다.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모습으로 저를 믿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보답할거예요.

▶ 미스터미스터 '핫데뷔일기'의 다섯 번째 주자는 진이다.

 

김하진기자 hajin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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