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폭한 로맨스’, 수목극 전쟁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사 등록 2012-01-0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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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하진기자]이동욱-이시영 주연의 ‘난폭한 로맨스’가 대장정을 시작했다.
 
1월 5일 시청률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4일 일제히 첫 방송을 시작한 지상파 3사 중 MBC의 ‘해를 품은 달’(극본 진수완, 연출 김도훈)이 전국 시청률 18.0%를 기록, 압도적인 차이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SBS 항공드라마 ‘부탁해요 캡틴’(극본 정나명, 연출 주동민)과 KBS2 로맨틱 코미디 ‘난폭한 로맨스’(극본 박연선, 연출 배경수)가 각각 9.2%, 7.1%의 시청률을 나타내 2위와 3위에 머물렀다.

지난 1월 4일 골든타임, 수목극 전쟁의 결과는 MBC 퓨전 사극 ‘해를 품은 달’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KBS에서 내놓은 로맨틱 코미디가 동시간대 시청률 꼴찌라는 안타까운 성적으로 출발했다. 흥미를 유발하는 빠른 전개와 타이틀롤 이동욱, 이시영의 코믹연기는 흠잡을 데 없었지만 시청자들의 큰 지지를 얻지는 못했다.
 
이처럼‘난폭한 로맨스’가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이유는 장르 특유의 ‘뻔함’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드라마는 첫 회에서도 충분히 드러난 대중들에게 익숙하고 친숙한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남녀 주인공이 우연한 기회로 만나 아옹다옹, 티격태격 하다가 어느 순간 사랑의 감정이 싹터 연인 사이로 발전해 가는 것이 중심 내용.
 
이는 가볍고 편안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자칫 진부한 스토리 라인으로 인해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다. 이것이 바로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의 취약점이다. 이날 수목극 전쟁의 결과는 ‘로맨틱 코미디’의 약점을 고스란히 입증한다.

조선시대 가상의 왕 이훤을 중심으로 궁중에서 벌어지는 음모와 반전, 로맨스를 그리는 ‘해를 품은 달’은 첫 회부터 이른바 ‘대박’이라 불릴만한 높은 시청률을 기록, 시작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 드라마의 첫 회는 퓨전사극답게 조선이라는 시대적인 배경에 판타지적 느낌을 충분히 살려 신선함과 독특함을 자아냈다는 평이다.
 
아울러 SBS가 내놓은 항공드라마 ‘부탁해요 캡틴’ 역시 시선몰이는 충분히 했다. 여성 파일럿 구혜선을 중심으로 꿈과 희망을 그리는 이 드라마는 비행기 안에서의 긴박한 상황을 담아내며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상처를 녹여내 앞으로 벌어질 이야기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이처럼 ‘난폭한 로맨스’는 ‘사극 열풍’이라 불린 지난해 브라운관 동향에 맞춰 판타지까지 가미한 ‘해를 품은 달’의 신선함과 하늘 위의 꿈과 희망을 그린 ‘부탁해요 캡틴’의 진지함에 압도당해 빛을 발하지 못했다.
 
무식한 경호원 유은재(이시영 분)가 때려주고 싶은 야구선수 박무열(이동욱 분)의 경호를 맡게 되면서 일어나는 과정을 담아낼 이 드라마가 골든타임, 치열한 대결 속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장르의 진부함을 넘어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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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과 파격없이 시청자들의 예상할 수 있는 방향으로 흐른다 할지라도 그 과정에서의 재미와 웃음, 그리고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며 ‘로맨틱 코미디’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아울러 배우들의 상황에 맞는 열연이 가장 시급하다. 전체적인 줄거리의 식상함을 등장인물들의 개성 강한 캐릭터, 이에 맞는 호연으로 감싸 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날 ‘난폭한 로맨스’의 첫 회는 가능성을 충분히 어필했다.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 무열과 은재의 만남이 중점적으로 다뤄졌고, 레드 드리머즈 진동수 역의 오만석, 동수의 아내 오수영 역의 황선희가 등장해 이들의 얽힌 관계를 암시했다. 또한 팽팽한 신경전과 날선 대립을 코믹하게 그려낸 이동욱과 이시영의 호흡이 빛을 발했다. 두 사람의 몸을 내던진 열연은 극의 완성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장르의 단점을 보완하기에 충분했다.
 
또한 ‘난폭한 로맨스’는 감성을 자극, 공감을 이끌어내며 특유의 분위기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박연선 작가의 필력과 따뜻한 감동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배경수 감독의 감각적인 영상이라는 무기를 갖고 있다. 무기와 배우들의 호연을 잘 살려 로맨틱 코미디의 '진부함'을 '특별함'으로 변화시켜야 할 것이다.

 

김하진기자 hajin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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