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케치]‘재심’ 정우X강하늘 자체로 뜨거운 브로맨스, 강한 호소력

기사 등록 2017-02-0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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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재심’(감독 김태윤)이 배우 정우와 강하늘의 만남으로 뜨겁게 탄생했다. 진실을 찾아야만 했던 이들의 치열한 사투가 대한민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부조리들을 통렬하게 꼬집는다.

‘재심’은 대한민국을 뒤흔든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뒤바뀐 사건을 소재로 벼랑 끝에 몰린 변호사 준영(정우)과 억울한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낸 현우(강하늘)가 다시 한 번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재진행형 휴먼드라마.

2일 오후 2시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왕십리에서는 영화 ‘재심’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김태윤 감독, 배우 정우, 강하늘, 김해숙, 이동휘, 한재영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영화를 연출한 김태윤 감독은 현재 진행형 사건을 다룬 이유로 “사회에 관심이 많은 감독으로 오인되고 있는데 사실 나는 평범한 사람이다. 전작 ‘또 하나의 약속’ 개봉 전, 지인이 찾아와서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 이야기를 전하며 영화화해보는 게 어떻냐 제안했다”며 “캐스팅 과정이 힘들 거 같아서 일반 상업영화를 하고 싶었지만, 시사프로그램을 보다가 사연이 기가 막히더라. 한 번만 더 해보자 생각했다. 힘든 상황이었지만 용기를 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김태윤 감독은 영화 취재 과정으로 “박준영 변호사와 최 군을 만나야하겠다 생각해서 전주로 내려갔다. 박준영 변호사가 준 자료를 검토하고 그가 살인범인지를 같이 고민했다. 그리고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주인공으로 강하늘과 정우를 등장시킨 이유로는 “실제 박준영 변호가 캐릭터에서 많은 모티브를 얻어왔다. 최군을 봤을 때 처음에는 겉모습에서 많이 겁을 먹었다. 관객들이 오해, 편견을 가질 수 있도록 연기할 수 있는 배우를 찾았다. ‘동주’를 보고 강하늘에게 시나리오를 건넸다”고 전했다.

그는 “극 영화는 사회고발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부분에 회의적이다. 휴머니즘에 가깝게 만들려고 했다”고 영화의 성격을 강조하기도 했다.




극중 10년을 살인자로 살아온 청년 현우 역의 강하늘은 “더운 날 땀 많이 흘리고 피 많이 칠하고 맞아가면서 연기했다.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고된 촬영 후기를 전했다. 이어 강하늘은 “이 사건이 반영됐을 당시, TV로 접하고는 같이 분노했다.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됐고, 많이 찾아봤다. 시나리오를 받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읽었다. 내용도 재미있어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읽을 정도였다”고 참여 계기를 전했다.

현우를 만난 후 불타오른 정의감으로 변론에 나선 이준영을 연기한 정우는 “작품 선택시 시나리오를 중시 여기는데, 이야기의 힘을 많이 느꼈다. 겪지도 않은 일이지만 감정적으로 많이 공감했다. 변호사 같지 않은 소시민적인 준영의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작품 선택 과정을 밝혔다. 이와 더불어 그는 “사건에 대해 변호사님이 느낀 감정을 들으며 실제 인물을 뵈니 반가웠다. 실제로는 친근하고 유머도 있더라. 거리감이 없었다”며 사건을 실제로 담당한 박준영 변호사를 접한 느낌을 언급했다.

억울하게 아들 현우와 10년간 생이별 했던 엄마 순임 역의 김해숙은 “눈 먼 역할은 처음이었다. 신체적 장애도 있지만, 마음속으로는 장애보다 더한 아픔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눈이 안 보이지만 아들을 위해 열심히 사는 역할이다”라고 자신의 캐릭터를 분석했다. 또 그는 “눈에 확 들어오는 후배들이 있다. 이전에도 하늘 씨에 대해 많이 보고 있었지만, ‘동주’를 보고 과연 저렇게 아름다운 눈을 가지고 순수한 청년의 모습을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몇이나 있을까 싶더라. 이번 영화를 통해 아들로 만나게 돼서 기뻤다”며 “맑은 눈처럼 맑은 마음을 가지고 있더라”고 극 중 강하늘을 극찬했다.

‘재심’에서 이준영의 친구 창환으로 분한 이동휘는 “시나리오에서 사건 설명이 잘 돼 있었다. 그대로 표현에 임했을 뿐이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백철기 역의 한재영은 “내 성격과 다른 연기를 해야해서 많이 괴로웠다”고 너스레를 떤 후 “감독님이 제대로 해달라더라. 그래서 제대로 했을 뿐이다. 서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차진 액션 소리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극 중 과격한 경찰 캐릭터를 소화한 측면을 설명했다. 여기에 그는 “강하늘 씨 죄송하다”고 덧붙이며 “연기 전 부담스러웠는데, 대본대로 열심히 임했다”고 말했다.

‘재심’은 지난 2000년에 벌어졌던 실제사건 ‘익산 약촌 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다루며 문제점을 상기시킨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사건의 실존인물 최 씨는 지난 2000년 살인 혐의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고, 복역 후 만기 출소했다. 이후 박준영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사건 재심을 신청, 지난해 11월 10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모든 과정은 충무로가 극찬하는 젊은 배우 강하늘과 정우의 열연으로 한 층 가슴 사무치게 다가온다. 여기에 김해숙, 이동휘, 한재영, 이경영 등 세대별 대표 연기파 배우가 모여 극을 밀도 있게 완성시킨다.

최근 대한민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부조리들에 환멸을 느낀 관객들에게 대리 만족을 심어줄 수 있을지, 오는 16일부터 관객들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슈데일리 조대훈 기자)

 

한해선기자 churab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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