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준환의 영화 초이스]'로봇, 소리', 참신한 소재와 놀라운 휴머니즘...'세상을 향한 따듯한 메시지'
기사 등록 2016-01-2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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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소준환기자]영화 '로봇, 소리(감독 이호재)'는 참신한 휴머니즘극의 결정판이다. 이 작품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기억하는 로봇’이란 독특한 소재와 교감과 부성애라는 화두로 폭넓은 감동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특히 ‘로봇, 소리’는 사람이 기계처럼 무감각해진 시대에 사람보다 따듯하고 신의 있는 '소리(심은경 목소리 분)'를 통해 세상을 향한 따듯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이 영화는 10년 전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 김해관(이성민 분)이 사람처럼 생각하는 로봇을 만나 딸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되는 여정을 다뤘다. 그렇기에 ‘로봇, 소리’는 온 가족이 모이는 설 연휴를 맞아 개봉되는 만큼 관객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강점을 확보하고 있다. 그렇다면 ‘로봇, 소리’의 메가폰을 잡은 이호재 감독이 궁극적으로 관객들에게 말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 아버지는 엄격하기에 그 사랑도 깊다
영화 속 김해관과 딸인 김유주(채수빈 분)는 대부분의 부녀 사이가 그렇듯 겉보기엔 별로 친밀하지가 않다. 해관은 어릴 때 자신을 그토록 따르던 딸과 일종의 거리감이 생겼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여느 부녀가 그렇듯 서툴고 거칠게 무심한 표현으로 점차 그 골을 넓혀만 간다. 그러던 중 해관은 청천벽력같은 딸의 실종과 함께 오랜 세월을 그리움과 후회로 사무치게 보낸다.
사실 이 작품에서 이런 설정이 필요했던 이유는 아버지의 진심을 극명하게 드러내기 위해서였다. 진심이란 마음의 근간이기에 평소보다 극한의 상황에서 더욱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로봇, 소리’는 이를 통해 아버지의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녹여내고 있다. 진심의 반대말이 가식이라면 해관은 10년 동안 자신의 인생을 모두 버린 채 딸을 찾는 것에만 몰두했다. 진심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 이처럼 아버지의 사랑이란 말보다 행동으로 표현되며 순간이 아니라 세월을 통해 겹겹이 쌓여진다. 이는 ‘로봇, 소리’의 중요한 감동 포인트이자 메시지인 셈.
해관은 딸과 동고동락할 때 결코 나오지 않던 표현을 딸이 사라진 후에야 비로소 표출하게 된다. 그러므로 그와 '소리'가 함께 펼쳐나가는 행보엔 먹먹함과 뜨거움이 동시에 묻어 있다. 무뚝뚝하고 투박한 아버지의 뒷모습에는 애틋함이 있기에 그렇다. 오죽하면 영화 속 모든 사람들은 해관에게 ‘이제는 딸을 잊고 본인의 인생을 살라’고 충고할 정도다. 그러나 오직 아버지만이 딸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찾으려고 한다. 이로써 ‘로봇, 소리’는 관객들에게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피력, 진정한 부성애가 무엇인지를 섬세하게 녹여내고 있다.
# 로봇이 선사하는 역설적인 휴머니즘
인공지능 위성 로봇인 '소리'는 자신의 책임으로 위험에 빠진 한 소녀를 구하기 위해 대한민국 한 섬에 도착한다. '소리'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존재이기에 더 정확하게는 착륙을 선택했다. '소리'는 이를 통해 수동에서 능동으로 올라선다.
'소리'와 김해관은 그 섬에서 처음 만난다. 이후 소리는 기계임에도 사람만큼 때로는 사람보다 나은 면모를 보여준다. '소리'는 그동안 해관의 지리멸렬하고 외로웠을 사투에 따듯한 친구와 동료처럼 다가서는 것.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될 사실은 기계에게 공감능력과 측은지심을 부여했다는 점이다. 개념적으로 기계는 감정이 없고 교감할 수가 없기에 기계다. 그런데 ‘로봇, 소리’는 이를 통쾌하게 뒤집고 있다. '소리'는 딸의 실종으로 괴로웠을 해관에게 사람이 해주지 못했던 희망과 버팀목의 역할을 하고 있기에 그렇다.
또 '소리'는 로봇임에도 세상을 사랑하고 있다. 더 정확히는 학살-전쟁-테러 등 무자비하고 극악무도한 세태에 자신이 방조하거나 일조한 것을 깊은 책임감으로 간직하고 있다. 사람이 이 모든 흉악한 짓들을 벌이는 것이지만 거꾸로 기계가 이에 대해 반성을 하고 있다. ‘로봇, 소리’는 이런 역설들을 통해 휴머니즘을 폭넓게 그려내고 있다. 세상의 평화와 인류애를 꿈꾸는 것은 사람이어야 맞지만 그 시대적 통감을 로봇이 함으로써 이 영화의 메시지는 한층 더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다. 이는 이호재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터.
같은 뜻의 다른 판본, 해관은 자신의 딸을 사랑한다. 원래 사랑에는 포기가 없다. 사랑하지 않기에 포기하는 것. 그러므로 김해관은 어떤 역경과 좌절 속에도 딸을 찾기 위해 열의를 다한다. 이 여정에는 해관의 투철한 의지와 신념이 담겨 있다. 하지만 해관은 사람이 아닌 기계인 ‘소리’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이 역시 일종의 역설인 셈.
그러나 이는 따듯한 휴머니즘에 기초한 역설이기에 ‘아름다운 역설’로서 훨씬 더 풍부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더 나아가면 해관은 ‘소리’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와 소통하며 교감하고 있다. 해관은 마치 한 명의 인격체로서 ‘소리’를 대하고 있으며 ‘소리’ 역시 해관을 자신의 ‘소울 메이트’처럼 여기고 있다. 더불어 두 존재의 목적엔 뚝심과 열의는 있으나 탐욕이 없기에 더욱 숭고한 감정을 이끈다. 선한 사람들은 주위를 선한 마음으로 물들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로봇, 소리’는 가슴 한 편을 뜨겁게 하는 부성애를 통해 압도적인 훈훈함을 내포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 작품은 때때로 사람보다 혹은 사람만큼 기특하고 진중한 ‘소리’의 활약으로 극의 감동과 재미를 증폭시키고 있다. ‘로봇, 소리’가 민족의 대명절인 설날을 맞아 극장가를 따듯하게 물들이며 아름다운 행보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소준환기자 akasoz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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