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창용의 사극돋보기]'대박' 장근석, 밀풍군 이탄일까?

기사 등록 2016-04-2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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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SBS 특별기획 '대박'은 독특한 성격의 사극이다. 실제 시대 배경을 소재로 하면서도 기존의 숙종-영조 시대를 다룬 사극에서 볼 수 없는 캐릭터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SBS 월화드라마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은 천하와 사랑을 놓고 벌이는 잊혀진 왕자 대길과 아우 영조의 한판 대결을 그린 드라마다. 이 작품에는 액션과 도박, 사랑, 브로맨스가 모두 담긴 팩션 사극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최민수가 연기한 숙종, 윤진서가 연기하는 숙빈 최씨, 여진구가 연기하는 영조 외에도 장근석이 연기하는 대길이다. 대길은 극중 조선의 투전판을 장악한 인물로 절대 알려져서는 안될 왕의 핏줄을 이어받았다는 설정이다.

'대박'은 팩션 사극인만큼 장근석이 연기한 대길은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가공의 인물이다. 하지만 '대박'의 또다른 인물인 이인좌(전광렬 분)가 대길과 연잉군(영조)의 대립에 관여하는 인물이라는 설정인만큼 대길의 실제 모델이 존재할 수 있다.

극중 이인좌는 관찰사 이운징의 손자로 왕실의 피를 이어받은 인물이다. 출신은 남인이었지만 소론 당파와도 교류를 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노론의 지지를 받은 영조가 즉위를 하면서 소론이 정계에서 배제되면서 남인의 불만이 커졌다.

이인좌는 정희량, 이유익, 심유현, 박필현, 한세홍 등 소론 과격파와 갑술환국 이후 정계에서 밀려난 남인들을 규합해 밀풍군 이탄(소현세자의 증손)을 왕으로 추대하고 정권쟁탈을 도모했다. 이인좌는 대원수라 칭하고 선봉에 섰다.

이인좌가 영조를 몰아내기 위해 내세운 밀풍군 이탄은 어떤 인물일까? 이탄은 소현세자의 증손자로 할아버지는 소현세자의 셋째 아들인 경안군 회, 아버지는 임창군 혼이다. 조선왕조 역사상 최고 비운의 왕세자로 불리는 소현세자는 인조, 효종을 다룬 다양한 사극에서 다뤄졌다.

소현세자의 맏아들인 경선군과 둘째 아들 경완군은 제주도 유배지에서 세상을 떠나고, 경안군 혼자 살아남았다. 이후 임창군을 거쳐 밀풍군까지 이어졌다. 밀풍군은 경종 3년인 1723년에 청나라 사은사를 다녀왔으며, 영조 2년인 1726년 사은사 겸 동지사를 다녀오기도 했다.

이때까지는 밀풍군이 조선 왕실의 일원으로 인정받으며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728년 이인좌의 난 때 왕으로 추대됐지만 난이 평정된 후 반역 괴수로 압송되었다가 자결을 명받았다. 이후 고종 1년인 1864년에 복권됐다.

밀풍군 이탄은 이인좌의 난에 참여한 남태징 등이 끝내 불복하였음에도 연루피의자들과 무더기로 참형되었고, 또한 소현세자의 현손이라는 신분이 풍문과 관련돼 죽음을 맞았다. 증조부인 소현세자와 할아버지 형제들인 경선군, 경완군이 모두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가운데서도 살아남은 경안군의 후손인 밀풍군은 결국 역모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했다.

드라마의 설정을 보면 대길이 이탄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오히려 숙빈 최씨가 연잉군을 낳기 전에 잃었던 아들이라는 설이 더 유력하다. 하지만 극중 이인좌와 함께 은밀한 음모 한가운데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사진=SBS 제공]

 

여창용 기자 hblood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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