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이 안보이는 '나가수' 지금 이대로 괜찮은가?
기사 등록 2011-10-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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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7일 시청률조사기관인 AGB닐슨리서치에 따라면 16일 방송된 ’나가수’의 시청률은 12.2%로 지난 9일 시청률 13.8%보다 1.6%포인트 떨어졌다. 처음 시작할때 엄청난 관심도에 비교해선 아쉬운 성적표다.
연일 포탈사이트 검색어를 장악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나가수’가 이처럼 어려워진 이유는 ’변하지 않는 프로그램 포맷’과 ’감동을 강요하는 편집’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중들이 식상함을 느끼기 시작한 것.
‘나가수’는 서바이벌 방식으로 2주 동안 최고의 가창력을 가진 가수들이 출연, 흘러간 옛 노래를 재해석해 1위와 탈락자를 가리는 형태의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나가수’는 가수들이 차례로 무대에 등장해 노래를 부르며 가창력과 멋진 포퍼먼스를 과시했다. 그런데 화면에는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리는 관객, 넋을 잃고 멍하니 바라보는 관객(너무나 감동했다는 듯), 기립박수를 치는 관객들의 모습만이 가득하다.
항상 똑같은 시점에 똑같은 관객들의 반응이 화면에 가득하다. 감동을 요구하는 ’교묘한 편집의 수’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과연 이때 그렇게 감동하고, 눈물짓는 방청객만이 있을까? 물론 프로그램 특성상 이같은 편집은 필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방송 내내 이같은 모습만이 보여진다는 것이다. 보는 이로 하여금 ‘나가수’를 보면 당연히 감동을 받아야되는 것처럼 비춰진다. 시청자들중 상당수는 이같은 편집에 식상해 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한 가수가 노래한 이후 다른 가수들의 반응은 더 가관이다. 마치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는 듯 ’휘등그레한 눈’, ’한동안 멍한 표정’등. 물론 선후배들의 노래에 감동을 받고, 응원을 보낸다는 좋은 취지에서 시작했다지만 팬들 입장에선 그만 그만한 가창력의 가수들의 공연뒤에도 등장하는 이같은 ’리액션’이 조금은 심하다 싶을 정도다. 혹여 ’그들만의 잔치’에 ’스스로들 호들갑’을 떠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편집은 ’감동’ 일색이다.
감동을 강요하는 편집 외에도 최종 순위를 발표하는 장면에서도 편집이 심각하다. 순위를 발표하는 순간은 지루함을 넘어 짜증스러울 정도다. 너무나 질질 끈다. 긴장감을 주기위해 비슷한 장면을 지속적으로 내보내는 것. 나중엔 채널을 돌려버리고 싶은 충동까지 느낀다.
‘나가수’의 취지는 가수들이 기량을 충분히 발휘해 꾸미는 무대다. 대중들과의 소통을 위해서는 ’무리한 편집’은 마땅히 자제되야 한다. 이같은 편집은 요즘 방송되고 있는 대부분의 오디션 예능프로그램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물론 아이돌이 대세인 최근 국내가요계에 노래 잘하는 가수들을 재조명하고, ’가수란 노래를 잘해야 한다’는 본질에 충실한 프로그램을 개발, 국내가요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 것은 ’나가수’가 충분히 칭찬받을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너무나 같은 포멧을 지속적으로 우려먹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때인 듯 싶다.
한정된 시간에 방송에 많은 것을 담아내야 하는 제작진 입장에서는 이같은 편집은 당연한 것일 수 있겠지만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프로그램을 지켜봐야 하는 시청자들도 한번쯤 생각해 달라는 것이다. 적당히 하는 것은 좋지만 무리하지는 말자는 뜻이다.
처음 엄청난 화제 속에서 시작한 ‘나가수’가 다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제작진의 배려에 달려있는 듯 하다.
유지윤기자 h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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