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대배우' 오달수 "날 닮은 장성필, 마냥 반갑진 않았다"
기사 등록 2016-03-31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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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성연기자]'대배우'의 장성필을 연기하는데 오달수 만한 배우가 있을까. 실제로 만난 배우 오달수는 영화 속 장성필과 많은 부분이 닮아 있었다. 연극 극단에 소속돼 무대에서 연기를 펼치며 십 수년의 무명 생활을 거친 것부터 시작해서 우연한 계기로 영화계에 입문하게 된 사연까지. '대배우'에서 장성필이 곧 오달수요 오달수가 곧 장성필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의 혼연일체의 연기를 보여준 오달수를 삼청동의 어느 한 카페에서 만났다.
"'대배우'는 장성필의 고난한 시절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해서 제가 살아온 과정과 70% 정도 가까이 닮아있는 부분이 있어요. 시나리오를 맨 처음 보고 들었던 감정은 고마움이었죠. 감독님이 저한테는 한번도 시나리오에 대해 물어본 적이 없었는데 세세하게 조사해서 채워넣은 것이니까요."
무명시절의 배우가 어느 정도로 힘들지 우리 모두 지레 짐작으로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시절을 직접 겪은 사람에게 그것은 하나의 추억으로 절대 남을 수 없는 기억일지도 모른다. 오달수는 자신의 과거와 흡사 닮아 있는 장성필의 모습을 보면서 불편했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장성필이 무명시절을 볼 때, 그렇게 와락 안아줄 만큼 반갑지가 않았어요. 그때 그 시간을 저는 어떻게 견뎌냈으며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시간인 것들 아니깐, 그렇게 썩 반갑거나 그렇진 않더라고요."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연기했으면 되지 않았을까. 오달수는 '대배우'에서 자기 자신을 연기하는 느낌이 들어서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대배우' 속 장성필을 연기해야 하는데 부시불식 간에 자꾸 인간 오달수가 막 튀어나오는 거죠. 저도 하면서 연기가 자연스럽지 않고 캐릭터가 변하는 차이를 느꼈었어요. 아마 예민하신 관객분들은 그 점을 느꼈을 지도 모르겠네요. 내 모습이 자꾸 튀어나오면 안됐는데 저도 모르게 그런 모습들이 보여질 때가 있어서 연기할 때 애 좀 먹었죠."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가 '대배우'에 갖고 있었던 애정은 조금 특별해보였다. 오달수는 석민우 감독에게 맨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나서도 그를 도와 시나리오를 끊임 없이 수정했다고 말했다. "맨 처음 시나리오랑은 아주 다른 영화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한 그는 "그만큼 현장에서 감독과 끊임 없이 얘기를 했어요. 아침에 촬영 현장에 나와서건,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대사나 연구해 온 부분들을 얘기 했고 촬영이 끝나면 또 다음 날 촬영할 분량들을 얘기했죠. 정말 끝도 없이 리허설을 하고 수정사항들을 만들었다"라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만큼 영화에 대한 열정을 연기를 사랑하는 '대배우'에게도 힘들었던 촬영장면이 있었을까. 그는 '대배우'를 촬영하면서 특히나 설강식(윤제문 분)에게 눈물로 호소하는 장면이 힘들었다며 말을 꺼냈다.
"그 장면은 워낙 상황이 급격하게 변하고 분위기 자체도 순식간에 변해서 감정의 변화 또한 빨리빨리 해야 했어요. 그런 점들이 힘들었었죠."
'대배우'를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장성필을 응원하고 있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장성필이 겪게 되는 수 많은 실패와 좌절 속에서 관객들이 자신의 모습을 어느새 발견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오달수 또한 지금의 오달수가 되기 까지 장성필처럼 셀 수 없는 시련을 겪었을 생각을 하니 '대배우' 속 이야기가 마냥 영화 속 허구로만 느껴지지 않았다.
"전 참 운이 좋았죠.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참 운명인데 영화를 맨 처음에 찍은 게 '해적, 디스코 왕 되다'에서 단역으로 출연한 것이었어요. 그러다가 박찬욱 감독님의 눈에 들어서 단편영화 모음집인 '여섯 번 째 시선'과 '올드보이'에도 출연할 수 있게 됐죠. 그때만 해도 하고 있는 공연에 지장이 가지 않는 다는 보장을 받고 출연하게 됐어요. '스케줄'이란 단어도 그때 딱 처음 들었죠."
당시 '여섯 개의 시선'을 촬영했던 조감독은 촬영이 끝난 후 오달수에게 다가와 "요근래 박찬욱 감독님이 웃으시는 모습을 처음 봤다"고 조심스럽게 얘길 꺼냈다고. 그때부터 시작된 박찬욱 감독과의 인연은 '친절한 금자씨'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박쥐' 까지 계속 됐다. 그는 "박찬욱 감독님이 나를 귀엽게 봐주신 것 같다"고 먼쩍게 웃어보였다.
오달수는 자기 자신을 "연기를 잘하려고 덤비지 않는 배우"라고 평가했다. 그것이 본인이 갖고 있는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표현했다. 연기를 잘하려고 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힘이 들어가서 더 못해보이는 것 같다는게 그가 갖고 있는 지론이었다.
하지만 욕심 없는 배우가 어디있을까. 모름지기 배우라면 카메라 앞에 서서 스크린에서 비칠 자신의 모습에만 몰두하며 카메라의 모든 초점과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야지만 존재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오달수는 "허술해 보이는 부분이 있어야 관객들이 위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기 귀신같은 배우 분들이 보여주는, 보는 것만으로도 희열을 느끼는 연기와 다르게 조금은 설 익은 연기를 보면서 위안을 받으려고 하는 관객분들도 분명 계신다. 완벽한 연기를 하는 배우들과 설 익은 배우가 완벽하기 위해 보이는 연기는 분명 차이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아직까지 자신을 완벽한 배우라고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제 조금 연기에 대해 알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오달수는 그것이 겸손한 태도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자신이 갖고 있는 연기관에 대해 얘기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차이를 명확히 인지한 오달수의 모습에서 '대배우'의 면모가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대배우'를 통해 이제 어느 한 서막을 연 것 같은 오달수는 앞으로도 '마스터' '국가대표2' '터널' '살인자의 기억법' 등의 촬영과 개봉을 줄줄이 앞두고 있다. 지난 십수년간의 연기생활에서 '천만배우' '흥행배우' '흥행요정'이란 수식어를 얻게 된 오달수가 앞으로 어떤 별명을 얻으며 충무로의 제작진들과 관객들을 설레게 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리틀빅픽쳐스 제공)
김성연기자 sean5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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