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박세영, 밝혀진 '학교 2013' 미스터리 "송하경은 사실.."

기사 등록 2013-02-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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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조정원기자]배우 박세영은 데뷔한지 이제 갓 1년을 넘은 ‘신인 연기자’다. 그동안 그가 맡은 배역은 총 5개로, 일반적인 신인 배우의 작품 수를 훨씬 상회한다. 무엇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게 만드는 것일까?

그 중 현재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배역은 최근 종영한 KBS2 드라마 ‘학교 2013’(극본 이현주 고정원, 연출 이민홍 이응복)의 송하경이다.

최근 강남 모처에서 만난 박세영은 바쁜 스케줄을 마치고 오랜만에 여유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드라마 초반 ‘승리고 김태희’라는 캐릭터로 알려져 많은 부담을 느꼈지만 결국 '송하경'만의 캐릭터를 구축한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 '학교 2013'은 '학교 1'처럼 현실을 많이 담으려 노력한 작품

‘학교 2013’은 현직 교사 9명의 자문을 바탕으로 ‘빵 셔틀’로 대표되는 학원 폭력 문제, 기간제 교사 문제를 있는 그대로 그려낸 드라마였다.

박세영도 이번 작품을 시작하면서 실제 학생들을 인터뷰 해보며 현실을 알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들과 대화를 통해 극 중 하경이가 당한 교과서 낙서폭탄이나 집단 따돌림 등이 실제로도 비일비재하다는 사실을 듣게 됐다.

“감독님도 매일 촬영을 종례로 마치고, 메이크업을 조금만 진하게 하려 하면 아예 민낯으로 촬영한다고 으름장을 놓으실 정도로 배우들이 학생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길 원하셨어요. 실제 경험담을 반영하다보니까 학생들이 볼 때는 ‘진짜 이런데’라는 생각을 하고, 부모님들은 ‘진짜 학교의 모습이 이렇구나’ 하고 자세히 봐주신 것 같아요. 매 회마다 사건들이 터지니까 기대하고 봐주셨던 것 같아요.”

이런 노력들 덕분에 '학교2013'은 캐릭터들이 진정성을 갖췄다는 호평을 받으며, 시청률 면에서도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학교의 구성원만 알던 문제를 다양하게 담으며 가볍게 보기보단 챙겨보게 되는 드라마가 됐던 것이다.

드라마 ‘학교’ 시리즈는 1999년 방영된 ‘학교 1’(극본 김지우, 연출 이민홍)을 시작으로 최근 '학교 2013'까지 총 5편의 시리즈물이다. 이 중 이번 작품과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한 시리즈는 무엇일까.

“제 생각엔 ‘학교 1’이 가장 비슷해요. 물론 ‘학교 1’이 14년 전 작품이라 현재와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학교 1’이 가장 학교의 문제점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느꼈어요. ‘학교 2013’도 현실 그대로를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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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하경과 박세영의 학창시절은 많이 다르다

드라마가 학교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박세영의 실제 학창시절은 어땠는지 궁금해졌다.

“점심시간이 되기 10분 전부터 선생님께 조금 빨리 끝내달라고 부탁해요. 그러면 다들 교실 문 앞에 서 있다가 종이 치자마자 삼선슬리퍼를 신고 급식실까지 전력질주를 했어요. 점심을 얼른 먹어야 나머지 시간을 여유 있게 즐길 수 있잖아요."(웃음)

예고를 다녔던 그이기에 점심식사 후 여유가 생기면 학교 연습실에 가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기도 하고 피아노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시간을 보냈다.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즐거워진 그는 또 다른 추억을 털어놨다. “하경이는 매점에 자주 가지 않았지만 저는 매점에서 파는 콘 스낵을 좋아해서 자주 먹었어요. 봉지를 뜯어놨다가 서랍 속에 넣어두고 수업을 들으며 선생님 몰래 하나씩 먹곤 했죠.”

의자를 들고 운동장을 도는 벌이 가장 힘들었다며 그 또래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학창시절의 추억을 털어놓는 모습에 예쁜 외모에서 오는 이질감은 금세 허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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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자들만이 알고 있던 송하경의 비밀은?

‘학교 2013’ 초반 홈페이지 인물 관계도에는 남순(이종석 분)과 하경이 서로 애정관계로 소개됐다. 하지만 흥수(김우빈 분)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둘의 러브라인도 사라졌다.

“남순과 흥수의 과거를 풀어내야 하는데 그 상황에 '가해자' 남순이 사랑까지 하면 너무 나쁘지 않을까요?(웃음) 이야기도 너무 복잡해지고요. 하지만 미묘한 감정은 계속 이어졌다고 생각해요. 마지막 회에서 정호의 징계를 막기 위해 남순과 웃으며 대화한 장면을 찍으며 종석이와 저는 ”열린 결말인가?“, ”이제 사랑을 시작하는 건가“라고 이야기했어요.”

이야기는 송하경이라는 인물에 대한 이해로 이어졌다. 박세영은 하경이가 빨리 맘을 열고 좀 더 고등학생다운 모습을 보여줬다면 더 재밌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그가 힘든 상황을 빨리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 때문이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하경이 처럼 부모님의 압박에 시달리면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감정을 자제하고 기계적으로 공부하더라고요. 그런 학생들은 쉽게 변하기 어렵겠죠. 그런 점에서 더 현실적이라 생각해요.”

박세영은 현실과 맞닿아 있었기 때문에 송하경과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 학생들이 자신의 트위터로 '하경이를 보면서 힘이 났다‘는 말에 뿌듯함을 느꼈다. '강주한테 왜 그러냐'는 멘션을 받을 때도 있었는데 속상하기보다 재밌었다며 웃었다.

그는 출연자들끼리만 알던 하경이의 비밀도 털어놓았다.

“하경이는 급식실 장면에 한 번도 출연하지 않았는데 눈치 채셨는지 모르겠어요. 극 중 남순과 흥수가 급식실에서 같이 밥을 먹다가 갑자기 등지고 앉는 신이 있었는데, 그 때 남순이 앞에 하경이가 앉아 있으면 재밌겠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하지만 하경이가 급식실에 있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기 때문에 결국 촬영하지 않았죠.”

그의 말을 듣고 보니 정말로 그랬다. 이렇게 ‘학교 2013’의 미스터리 하나가 실체를 드러냈다. ‘송하경은 밥을 먹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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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학년 2반' 친구들 모두 잘 되서 5~10년 후 동창회를 열었으면..

‘학교 2013’의 배우들은 촬영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자주 연락하며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배우 한 명이 이번 작품을 계기로 소속사와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다 함께 축하를 해줬으며, 심지어 고등학교 동창 길은혜와는 어제도 만났을 정도다.

“사실 함께 출연한 배우들이 앞으로의 경쟁자인데도 불구하고 경쟁심 없이 서로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는 친구들이 생긴 것 같아요. 함께 한 배우들과 감독님께 너무 감사하죠.”

박세영은 ‘학교 2013’ 덕분에 올 한 해 기분 좋은 출발을 했으며, 다음 활동에도 지금의 이 기운을 이어갈 예정이다.

“저도 그렇고 다들 열심히 해서 5~10년 뒤에 동창회를 했으면 좋겠어요. 모두 그렇게 이뤄지길 바라고 있어요. 아니면 그때쯤 또 ‘학교’ 시리즈가 방영된다면 하경이가 선생님으로 나와도 재밌을 것 같지 않나요”

5~10년 후의 박세영은 어떤 위치에서 어떤 배역으로 살아가고 있을지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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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원기자 chojw00@ 사진 임한별 기자 hanbu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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