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누가 잘했나]국가에 이 한 몸 바치리 -나라를 위해 싸운 캐릭터-

기사 등록 2016-09-07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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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세상은 넓고 영화는 많다. 그리고 캐릭터들도 넘쳐난다. 어쩌면 우리들의 모습인지도 모르는 그들을 하나의 주제에 놓고 선별해 볼 필요가 있었다. <편집자 주>

영화가 재밌는 건 아주 미시적인 이야기부터 거시적인 이야기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때때로 세계적인 문제를, 혹은 아예 한 개인의 문제를 파고들 수 있는 여러 가지 선택들이 같은 이야기를 전혀 다르게 풀어내기도 한다.

이번 ‘캐릭터랭킹-누가누가 잘했나’에서는 미시적이면서도 거시적인 존재, 즉 나라에 충성을 마친 이들을 중심으로 선정해봤다. 선악의 문제에서 판단할 수 없는 이들이기에 더욱 흥미롭고 복잡한 인물들을 어떤 배우가 어떻게 연기했는지 살펴보자


# ‘명랑’ 이순신 - 최민식

말해 무엇하랴. 각종 매체에서 몇 번이고 조명되도 언제나 새로우면서 묵직한 여운을 주는 이순신 장군이지만 최민식만큼 기대를 모았던 적은 없었다. ‘명량’의 출연진이 공개되자마자 모든 관심은 ‘최민식의 이순신’으로 몰렸고, 최민식은 그 모든 기대감과 중압감에도 이순신 장군의 노년기를 충실하게 표현했다.

이 작품에서 이순신은 부하의 배신과 조정의 정치적인 술수에도 굳건하게 조국을 지키는, 그야말로 나라의 ‘수문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최민식은 타 작품들보다 좀 더 거칠고 우직한 이순신을 특유의 연기법으로 소화해내 ‘명량’의 중심을 잡아준다.


# ‘포화속으로’ 오장범 - 최승현

작품이야 이런 저런 평이 뒤따를 수도 있지만, 캐릭터만 놓고 봤을 때 ‘포화속으로’는 전쟁에 놓인 다양한 군상을 그려냈다는 이점이 있다. 학도병과 북한군의 묘사가 극명하게 나뉘기는 하지만 그 와중에도 학도병들의 성격은 제각기 매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T.O.P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최승현은 이 작품에서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무대 위의 카리스마가 아닌 학도병의 앳되면서도 두려움에 쌓은 모습을 착실하게 표현했다.


# ‘라이언 일병 구하기’

배역과 배우 이름을 빼먹었나 싶을 테지만,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가장 나라에 몸 바친 이들은 바로 초반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수많은 희생자들이다. 때문에 ‘캐릭터’가 아닌 인물들을 지목해야 했기에 배역과 배우를 비워놓기로 했다.

굳이 묘사할 필요도 없을 만큼 유명한 노르망디 상륙작전 장면에서 군인들은 단순히 ‘죽는다’라는 관념을 넘어 파괴되고 부서져 전쟁의 참혹함을 그대로 전했다. 애초 제임스 라이언을 구하러 가는 일련의 과정이 형제들의 희생이 시작이니, 그야말로 ‘희생’이 만든 영화가 아닐까.


# ‘아르고’ 토니 멘데스 - 벤 애플렉

박진감 넘치는 인질구출극을 그린 ‘아르고’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것도 실제 CIA 요원 토니 멘데스는 역대 최고의 CIA 요원 50인 안에 이름을 올릴 만큼 놀라운 업적을 가지고 있다. 영화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각색을 거쳤다고 하지만 토니 멘데스와 존 챔버스의 활약으로 인질을 구출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이 영화가 더욱 빛나는 건 벤 애플렉의 재능이 한껏 만개했기 때문이다. 연출, 제작, 주연까지 맡은 그는 이 작품에서 배우의 무표정이 어떻게 긴장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준다. 또한 전략적인 지점을 파악하는 토니 멘데스의 날카로운 눈빛,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강직함까지 단언컨대 ‘역대급’ 연기를 선사한다.


# ‘왓치맨’ 코미디언 - 제프리 딘 모건

선해보이는 이들만 하면 재미없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마지막은 과감하게 ‘나쁜 놈’에 가까운 인물을 뽑았다. 바로 ‘왓치맨’의 코미디언. 자경단원들의 등장과 닉슨 대통령이 삼선에 성공한 작중 세계에서 코미디언은 유일하게 국가의 통제에 순응해 ‘히어로 금지법’에도 자경단원 활동을 이어가며 자신의 욕망을 채워나간다.

때문에 그는 굉장히 폭력적인 마초로 그려진다. 베트남전에서도 적을 죽이면서 웃는가 하면, ‘히어로 금지법’ 집회를 여는 시민들을 향해 최루탄을 쏘는 등 자신의 안위를 위해 국가의 일을 대신하는 독특한 캐릭터이다. 물론 그의 ‘실제 성격’은 코미디언이란 아이덴티티와는 또 다른 면을 가지고 있어 인물의 깊이를 더한다.


(사진=CJ 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UIP 코리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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