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호랑이' 강호동 빈 자리 임재범이 메꿀까?

기사 등록 2011-10-0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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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상준기자]"시베리안 야생 호랑이", 세금탈루논란으로 1박2일을 하차한 강호동이 자주 외치던 말이다. 그런데 이 별명이 임재범에게 그대로 옮겨가 그가 새로운 '예능 호랑이'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오후 첫 방송된 MBC '우리들의 일밤-바람에 실려' 1회에서 임재범은 본격 예능에 첫 도전했다.

그의 모습은 말 그대로 '날 것'이었다. 임재범은 정제되지않은 자신만의 예능코드로 예능에 도전했고 다른 멤버들은 예측불허의 임재범표 예능에 휘둘렸다. 더군다나 그는 이미 '나가수'에서 어필했던 거친 남성적인 매력으로 남자들로 구성된 멤버들을 서열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무리의 '대장'으로 군림했다.

이날 첫 출연한 멤버들은 이런 임재범의 카리스마와 예측불허의 예능코드에 휘둘리며 진땀을 흘려야했다. 임재범은 진행을 맡은 오상진과 지상렬에게는 가차없는 응징을 가하는가 하면 선배인 이호준에게는 깍듯이 존중하는 모습으로 예능과 실제를 오가는 긴장감을 선사했고 비쥬얼 담당 이준혁과 같은 야생계열의 김영호에게는 칭찬과 불호령을 오가며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런 임재범의 거친 모습은 씨름선수 출신인 강호동의 행보와 닮아있다. 차이가 있다면 강호동 쪽이 오랜 예능생활로 예능에 맞게 정제된 카리스마를 휘두른다는 것이다. 강호동은 그동안 '1박2일'에서 자신을 '시베리안 야생 호랑이'라고 지칭하며 톡톡 튀는 멤버들을 힘으로 또는 방송연륜으로 눌러왔다. 그는 그러면서도 때로는 멤버들은 반항과 반란에 무너지고 굴욕을 당하는 허점을 노출해 시청자들에게는 '귀여운 예능 호랑이'의 모습을 선보여 왔던 것.

반면 임재범의 경우 스스로가 예능에 몸을 던지며 썰렁한 말장난과 성대모사 등 망가지는 모습을 마음껏 선사했지만 모든 것이 '임재범'위주로 돌아가길 바라는 고집도 눈에 띄였다. 시청자들마저 언제 그가 돌출행동을 할 지 긴장하면서 지켜봐야했다. 이런 새로운 긴장감은 멤버 이준혁이 임재범을 '날 생선'에 비유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임재범의 팔딱거리는 신선한 캐릭터는 분명 새로운 것이지만 어디까지 예능의 틀에 가둬둘 것인지를 정하는 것은 제작진과 동료 멤버들의 역할이다.

시청자들은 새로운 예능을 지켜보며 신선한 '생선회'를 먹고 싶어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적절한 포맷 안에 가둬 먹기 좋게 요리된 '생선찜', '구이'도 필요하다. '바람에 실려'는 첫회를 통해 임재범이라는 '날 생선'이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어필했다면 이제부터 시청자들의 입맛을 고려하며 다양한 포맷안에서 충분히 헤엄쳐다닐 수 있도록 큰 어항을 준비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오상진, 지상렬, 이준혁, 김영호, 하광훈, 이호준 등 멤버들도 때로는 반항으로 '낚시'를, 때로는 반란으로 '그물'을 쳐,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가야할 숙제를 안고 있다.

한편 '시베리안 야생호랑이' 강호동이 떠난 빈자리를 새로운 '야생호랑이' 임재범이 메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바람에 실려' 첫방송은 6.1%를 기록했다.

 

박상준기자 sj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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