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리뷰] '범죄와의 전쟁' 의리와 배신 공존, 씁쓸한 현실

기사 등록 2012-02-01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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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최준용기자]8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남자들의 의리와 배신, 그리고 조직의 암투를 실감나게 그렸다. 또 상식과 질서보단 온갖 편법과 권모술수가 난무했던 당시 시대상을 잘 반영했다. 바로 ‘용서받지 못한 자’ ‘비스티 보이즈’에 이어 윤종빈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인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감독 윤종빈, 제작 (주)팔레트 픽처스,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이하 범죄와의 전쟁) 얘기다.

영화는 1982년 비리로 인해 해고될 위기에 처한 세관공무원 최익현(최민식 분)의 모습으로부터 시작됐다. 때마침 그는 우연찮게 순찰 중 히로뽕을 적발했고, 일본으로 밀수출 해 마지막으로 한 몫을 챙기려고 했다.

이 일을 계기로 익현은 부산 최대 조직의 젊은 보스 최형배(하정우 분)와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팽팽한 기 싸움을 펼친다. 하지만 결국 ‘경주 최씨 충렬공파’라는 혈연관계로 인해 익현은 형배와 그의 식구들로부터 ‘대부님’이란 칭호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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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영화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두 남자가 한 뜻을 모으는 데까지를 경쾌하게 그려냈다. 익현은 세관 공무원 시절부터 단련된 탁월한 임기응변과 특유의 친화력으로 형배를 도우며 신뢰를 얻는다.

주먹 넘버원 형배와 로비의 신 익현은 빠른 속도로 부산을 접수하기 시작했고, 영화 제목처럼 전성시대가 펼쳐졌다. 굳건할 것 같던 두 사람의 관계도 부산 일대 나이트 클럽과 빠칭코 등 이권 사업으로 인해 갈등이 쌓이게 됐다. 특히 노태우 전 대통령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1990년 10월, 두 사람의 갈등은 극에 치닫게 됐다.

여기에 평소 두 사람의 관계가 달갑지 않았던 경쟁 조직의 보스 김판호(조진웅 분)의 존재는 형배와 익현의 사이를 돌이킬 수 없게 만들었다.

‘범죄와의 전쟁’은 회칼과 각목,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조폭들의 등장한다. 하지만 단순히 조폭들의 이야기를 그린 것은 아니다. 이 영화는 조폭들에 초점을 맞추기 보단, 정의와 질서보단 힘의 논리가 지배되고, 돈과 주먹이 공생했던 씁쓸한 80년대의 다양한 군상들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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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에서 최민식은 익현 역을 맡아 10kg 이상 살을 찌워, 푸근하고 능글능글한 모습을 전작의 이미지를 벗었다. 그는 혈연과 의리보단 살아남기 위해 비열한 모습까지 보이는 한 가장의 씁쓸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또 데뷔 이후 첫 보스 연기에 도전한 하정우 역시 악인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형배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남자답게 폼나고, 지독하게 섹시한 그의 모습은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최민식, 하정우 외에도 조진웅, 마동석, 김성균, 곽도원 등 명품 연기자들의 조합은 극의 재미를 촘촘하게 완성했다. 강렬한 마스크와 자신들 만의 색깔을 가진 배우 군단은 영화의 감칠 맛을 더했다. 2월2일 개봉 예정. 133분. 청소년 관람불가.

 

최준용기자 enst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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