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누가 잘했나]영화 속 찌질美 캐릭터 -하정우 특별전-

기사 등록 2016-07-0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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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세상은 넓고 영화는 많다. 그리고 캐릭터들도 넘쳐난다. 어쩌면 우리들의 모습인지도 모르는 그들을 하나의 주제에 놓고 선별해 볼 필요가 있었다. <편집자 주>

실제 내 옆에 있다면 '명존세' 한 번 때려주고 싶은 찌질함이나, 어딘가 모르게 챙겨주고 싶은 찌질미(美)도 있다. 영화 속에서 다양하게 그려보는 '찌질남'의 아이콘들을 파헤쳐봤다. 찾아보니 국내에서 찌질남 캐릭터를 독보적으로 아우른 배우가 있었으니! 그 이름 하여 하.정.우!, '터널'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하정우의 찌질 캐릭터 랭킹을 정리해봤다.




1. 말해뭐해! '비스티 보이즈' 재현 (하정우)

여자가 제일 경계해야 할 남자 1순위가 아마 '비스티 보이즈' 재현이 아닐까 싶다. 호스트바 마담인 재현은 훤칠한 비주얼에 큰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입담, 능글맞음, 임기응변을 다 갖췄다. 빚이 얼마든 오늘 당장 술값은 있어야 하는 남자다. 큰소리 뻥뻥치다가 친구이자 채무관계인 창우(마동석 분) 앞에서는 한 없이 작아진다. 여자와 돈 앞에서도 작아진다. 호스트 바 선수 승우(윤계상)의 누나 한별과 동거 중이지만, 미선이에게 공사를 치는데, 한별이 없는 줄 알고 미선이를 집에 들였다. 한별과 미선, 재현이 의도치 않게 한 자리 있게 되고, 미선은 재현에게 따지고 드는데.."너만큼은 후레쉬한 상태에서 만나고 싶어" 말인지 막걸리인지 말도 참 잘한다.

오천만원 돈을 해주기로 약속한 미선이 150만원을 입금하고 연락을 안받을 때, 머리채를 휘어잡으며!! 하정우의 인생연기 나오신다. 아 대사에 육두문자가 너무 많이 나와서 생략(그래도 다들 아실 거라 믿는다, 그래 그대들이 생각하는 바로 그 장면!) "내가 오천만원 이상으로 잘할게"로 시작해서 "사랑한다고 !! XXXX"로 끝난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 아이러니하게도 하정우가 찌질해질 수록 여성들은 하정우를 사랑한다.



2. '멋진 하루' 조병운 (하정우)

조병운은 재현보다는 조금 사랑스러운 '찌질남'이다. 예전에 꿔준 돈을 받으러온 여자친구 희수가 와도 눈치 제로, 뻔뻔력 상승, 긍정+능청스러움으로 대처한다. 그래도 미워할 수가 없다. 헤어진 남자와 여자가 하루 동안의 같은 시간을 지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준다. "내가 쪼끔 단순한 건 사실인데, 진심이 아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을 걸?"이라고 말하는 조병운. 조병운은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사실 생각해보면 조병운이 찌질하다기보다는 조병운의 상황이 그를 찌질해 보이게 만들었을 지도. 상처를 받아본 적이 있냐는 희수의 물음에 "니가 헤어지자고 한후에 말이야,니 마지막얼굴이 계속 안잊혀지는거야,이상하더라구, 내가 그런적이 없었는데,그때 니표정이 무지 행복해보였어, 나랑 있을때 행복한 줄 알았는데 헤어질때 더 행복한 표정이라니...그얼굴이 자꾸 떠올라서 내가 조금 아팠지" 이 대사는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그래도 필자는 조병운의 명대사는 마지막 장면으로 꼽아본다. "아무데나 그냥... 전철역? 희수야 내가 마늘즙 좀 주고 갈까? 나 마늘 있거든? 어? 너 마늘즙이 여자한테 얼마나 좋은 줄 알어? 내가 주고 갈게" 그 말을 들은 희수의 표정을 보니 병운과 사랑한 희수가 조금 부러워지기도 한다. 그래도 전남친에게 꿔준 돈 받으러 가는건 아무리 조병운이라도 조금 생각해봐야겠다. 왜냐하면 현실에선 찌질하지만 사랑스러운 조병운이 없으니 말이다.



3. '러브픽션' 주월(하정우)

쿨하지 못해 미안한 찌질남 주월. 이 정도 되면 하정우의 트레이트마크 '찌질남' 연기가 실제같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찌질'한게 간지가 난다. 왜냐하면 너무나 잘하니까! "나는 너를 방울방울해" 이 얼마나 달콤한 애칭인가.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여자친구의 단점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여자친구의 겨털에 당황하고, 여자친구의 과거에 집착한다. "사심없이 궁금해서 물어보는건데 나는 몇번째남자냐" 라니! 실제라면 정강이 걷어차였다. 사랑을 하면 유치해지는 것인가! 점점 속좁아지는 주월이의 모습이 영화를 보는 재미다. 뻔뻔한게 참 매력적이란 말이야~ 희진(공효진)의 누드모델 제의와 출품까지 수락해놓고 나중에 희진을 둘러싼 소문에 메여 화를 참지 못하고 베스트포즈상을 받은 후 진상을 부린다. '나는 그런 남자가 아니야'라고 스스로 가이드라인을 정했지만 '찌질'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주월. 그러나 주월의 모습은 연애할 때 보통 남자들과 지극히 닮아 있어서 제일 정이 가는 캐릭터다. 주월도 언젠간 이 모든 것에서 벗어나 방울방울만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있겠지.

(사진='비스티 보이즈', '멋진 하루', '러브 픽션' 포스터-스틸컷)



 

유지윤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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