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은의 '잼있게 미술읽기'-마네와 모네 '풀밭 위의 점심'
기사 등록 2011-07-2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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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 미술객원 전문기자]
마네와 모네
마네는 '풀밭 위의 점심'과 '올랭피아'로 당대엔 숱한 파문을 일으키며 화단의 문제아로 낙인 찍혔습니다. 하지만 전통의 굴레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회화 양식으로 인해 오늘날 그는 '최초의 근대 화가' 내지는 '현대 회화의 시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문학적 구조를 벗어나 회화의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올랭피아'는 마네의 근대성을 상징하고 있으며, 야외 회화에 대한 마네의 선구자적 안목으로 인해 '풀밭 위의 점심'은 인상주의 출현을 예고한 작품으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인상파의 거목 모네는 생전에 마네와 친분이 매우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래 사교적인데다 원만한 성격의 모네는 르누아르, 바지유, 드가 등 인상주의 계열의 화가들과 평생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마네처럼 도발적이지도, 세잔처럼 고집스럽고 폐쇄적이지도 않은 미술계의 신사 모네는 특유의 넉넉한 인품 때문에 예민하고 까탈스런 화가들도 믿고 의지할만한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과묵하고 고집스런 세잔은 당대 최고의 화가로 서슴없이 모네를 지목하고 있으며,화가의 초상화는 잘 그리지 않던 마네도 모네의 선상 작업실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을 정도입니다. 평생에 걸친 마네와 모네의 우정은 마네 사후에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19세기말 미국에서 진행되었던 한 경매에서 마네의 작품인 '올랭피아'가 미국인에게 팔릴 것을 염려한 모네는 자신의 사재를 털어 작품을 구입하여 국가에 귀속시킵니다. 이후 마네의 작품들이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도록 온갖 노력을 기울였고, 그러한 모네의 노력은 결실을 맺어 오늘날 '올랭피아'나 '풀밭위의 점심'같은 마네의 대표작들은 오르세 미술관으로 옮겨져 그곳의 간판급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당대에 숱한 파문을 일으키며 온갖 비난과 혹평에 시달리던 마네의 작품들은 오늘날 시대를 상징하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피카소의 '아비뇽의 여인'이20세기를 대표하는 작품이라면,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은 19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작품으로까지 칭송 받고 있습니다.
마네
에두아르 마네[풀밭위의 점심],1863년 캔버스에유채,오르세 미술관.
에두아르 마네는 19세기 프랑스 미술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화가였는데, 그가 그린'풀밭 위의 점심'은 논란의 시작이었습니다. 1863년 살롱전에 출품된 이 작품은 당시 미술계에 큰 파문을 일으키며 엄청난 비난에 휩싸였습니다. 낙선은 당연한 결과 였습니다. 정장 차림의 두 남자들 사이에 한 여인이 벌거벗고 앉아 정면을 응시하는 그 도발적인 모습은 비평가들은 물론 관람객들까지 몹시 불편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이 그림에 말할 수 없는 혹평이 쏟아졌습니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별 것 아닌 듯 싶지만, 아카데미 풍의 작품들을 선호하던 19세기 중반의 보수적인 시각으로 볼 때, 이 그림은 전통 양식에 대한 불손한 도전이자 보는이들의 눈을 어지럽히는 외설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살롱에서 낙선한 이후 그 그림은 '목욕'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전시회에 선보여졌지만, 이번에는 대중들의 비웃음을 샀습니다.
'풀밭 위의 점심'은 음란하고 퇴폐적이라는 이유로 파문을 몰고 왔지만, 실은 부르주아의 도덕성에 대한 비판으로 읽히면서 비난은 더욱 증폭되었습니다. 일견 신사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매춘을 즐기는 부르주아의 가식과 이중성에 대한 마네의 고발이라는 해석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그림에서 중요한 것은 구도 보다 화가의 의도라는 비평이 주를 이루면서 마네는 부르주아를 자극해서 유명세를 타고 싶어한다는 의심을 사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당대에 이 그림은 매우 '부적절하고 위험한 욕구'를 지닌 그림으로 평가되었습니다.
이 그림에서 핵심은 역시 나체 여인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아카데미풍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인의 몸매가 아니라, 균형감 없는 몸매로 투박하고 천한 느낌을 주는 누드라서 우선 불쾌감을 주었습니다. 고전적인 누드화처럼 서 있거나 누워있지도 않고 제멋대로 앉아 있는 자세도 왠지 선정적이어서 호감을 주지 못했습니다. 한마디로 이상적인 여체의 모습이 아닌 사실적인 여인의 나체가 불쾌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정장 차림의 신사들을 등장시킨, 당시만 해도 파격적인 구도로 말미암아 많은 이들의 분노를 사기에 이르렀습니다.
회화를 통해 미적 양식을 고양하고 아름다움에 심취하려던 사람들의 심리를 거스르고 되레 그들에게 모욕감을 안겨주었다는 이유로 당대에 마네는 퇴폐적이고 불경스런 화가로 낙인찍히고 말았습니다.
모네
크리드 모네[풀밭 위의 점심]1865-1866년경 캔버스에 유채,오르세 미술관.
마네의 작품과 매우 흡사한 구도의 이 그림은 모네가 공식 살롱전에 출품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마네의 작품이 가져온 파문을 고려해서인지 논란이 될만한 구성은 피하고 야외에서 느긋하게 소풍을 즐기는 신사, 숙녀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모네의 작품은 우아하고 정숙합니다. 마네의 그림과는 대조적으로 풀밭 위에 식탁보를 깔고 준비해 온 음식들을 가지런히 차려놓은 정갈한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마네의 그림이 뭔가 거칠고 도발적인 느낌을 주는데 반해, 모네의 작품은 조용한 가운데서도 정숙하며 섬세하다는 느낌입니다. 마네의 그림에서 묘사된 흐트러진 과일 바구니도 모네의 작품에선 가지런히 놓여있어 정갈한 느낌을 줍니다. 긴 드레스를 차려입은 여인들은 더없이 단아한 모습이고, 동료 화가들을 모델로 삼은 남자들도 전형적인 신사의 면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모델에서 구도에 이르기까지 마네의 그림과는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마네의 그림이 다소 도전적이고 반항적이라면, 모네의 그림은 모범적이고 온순하다고나 할까.서 있는 남자는 모네의 후원자이자 동료 화가인 절친 프레데리크 바지유이고, 앉아있는 남자는 덥수룩한 수염에 비추어 당대의 사실주의자 쿠르베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네가 공들여 완성한 이 작품은 체납한 집세에 대한 담보로 집주인에게 건네졌고, 이로 인해 몇 년 후 모네가 이 그림을 넘겨받았을 당시에는 이미 곰팡이로 그림의 일부분이 훼손되었다고 합니다.
마네와 모네
마네는 '풀밭 위의 점심'과 '올랭피아'로 당대엔 숱한 파문을 일으키며 화단의 문제아로 낙인 찍혔습니다. 하지만 전통의 굴레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회화 양식으로 인해 오늘날 그는 '최초의 근대 화가' 내지는 '현대 회화의 시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문학적 구조를 벗어나 회화의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올랭피아'는 마네의 근대성을 상징하고 있으며, 야외 회화에 대한 마네의 선구자적 안목으로 인해 '풀밭 위의 점심'은 인상주의 출현을 예고한 작품으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인상파의 거목 모네는 생전에 마네와 친분이 매우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래 사교적인데다 원만한 성격의 모네는 르누아르, 바지유, 드가 등 인상주의 계열의 화가들과 평생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마네처럼 도발적이지도, 세잔처럼 고집스럽고 폐쇄적이지도 않은 미술계의 신사 모네는 특유의 넉넉한 인품 때문에 예민하고 까탈스런 화가들도 믿고 의지할만한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과묵하고 고집스런 세잔은 당대 최고의 화가로 서슴없이 모네를 지목하고 있으며,화가의 초상화는 잘 그리지 않던 마네도 모네의 선상 작업실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을 정도입니다. 평생에 걸친 마네와 모네의 우정은 마네 사후에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19세기말 미국에서 진행되었던 한 경매에서 마네의 작품인 '올랭피아'가 미국인에게 팔릴 것을 염려한 모네는 자신의 사재를 털어 작품을 구입하여 국가에 귀속시킵니다. 이후 마네의 작품들이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도록 온갖 노력을 기울였고, 그러한 모네의 노력은 결실을 맺어 오늘날 '올랭피아'나 '풀밭위의 점심'같은 마네의 대표작들은 오르세 미술관으로 옮겨져 그곳의 간판급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당대에 숱한 파문을 일으키며 온갖 비난과 혹평에 시달리던 마네의 작품들은 오늘날 시대를 상징하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피카소의 '아비뇽의 여인'이20세기를 대표하는 작품이라면,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은 19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작품으로까지 칭송 받고 있습니다.
마네
에두아르 마네[풀밭위의 점심],1863년 캔버스에유채,오르세 미술관.
에두아르 마네는 19세기 프랑스 미술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화가였는데, 그가 그린'풀밭 위의 점심'은 논란의 시작이었습니다. 1863년 살롱전에 출품된 이 작품은 당시 미술계에 큰 파문을 일으키며 엄청난 비난에 휩싸였습니다. 낙선은 당연한 결과 였습니다. 정장 차림의 두 남자들 사이에 한 여인이 벌거벗고 앉아 정면을 응시하는 그 도발적인 모습은 비평가들은 물론 관람객들까지 몹시 불편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이 그림에 말할 수 없는 혹평이 쏟아졌습니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별 것 아닌 듯 싶지만, 아카데미 풍의 작품들을 선호하던 19세기 중반의 보수적인 시각으로 볼 때, 이 그림은 전통 양식에 대한 불손한 도전이자 보는이들의 눈을 어지럽히는 외설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살롱에서 낙선한 이후 그 그림은 '목욕'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전시회에 선보여졌지만, 이번에는 대중들의 비웃음을 샀습니다.
'풀밭 위의 점심'은 음란하고 퇴폐적이라는 이유로 파문을 몰고 왔지만, 실은 부르주아의 도덕성에 대한 비판으로 읽히면서 비난은 더욱 증폭되었습니다. 일견 신사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매춘을 즐기는 부르주아의 가식과 이중성에 대한 마네의 고발이라는 해석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그림에서 중요한 것은 구도 보다 화가의 의도라는 비평이 주를 이루면서 마네는 부르주아를 자극해서 유명세를 타고 싶어한다는 의심을 사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당대에 이 그림은 매우 '부적절하고 위험한 욕구'를 지닌 그림으로 평가되었습니다.
이 그림에서 핵심은 역시 나체 여인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아카데미풍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인의 몸매가 아니라, 균형감 없는 몸매로 투박하고 천한 느낌을 주는 누드라서 우선 불쾌감을 주었습니다. 고전적인 누드화처럼 서 있거나 누워있지도 않고 제멋대로 앉아 있는 자세도 왠지 선정적이어서 호감을 주지 못했습니다. 한마디로 이상적인 여체의 모습이 아닌 사실적인 여인의 나체가 불쾌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정장 차림의 신사들을 등장시킨, 당시만 해도 파격적인 구도로 말미암아 많은 이들의 분노를 사기에 이르렀습니다.
회화를 통해 미적 양식을 고양하고 아름다움에 심취하려던 사람들의 심리를 거스르고 되레 그들에게 모욕감을 안겨주었다는 이유로 당대에 마네는 퇴폐적이고 불경스런 화가로 낙인찍히고 말았습니다.
모네
크리드 모네[풀밭 위의 점심]1865-1866년경 캔버스에 유채,오르세 미술관.
마네의 작품과 매우 흡사한 구도의 이 그림은 모네가 공식 살롱전에 출품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마네의 작품이 가져온 파문을 고려해서인지 논란이 될만한 구성은 피하고 야외에서 느긋하게 소풍을 즐기는 신사, 숙녀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모네의 작품은 우아하고 정숙합니다. 마네의 그림과는 대조적으로 풀밭 위에 식탁보를 깔고 준비해 온 음식들을 가지런히 차려놓은 정갈한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마네의 그림이 뭔가 거칠고 도발적인 느낌을 주는데 반해, 모네의 작품은 조용한 가운데서도 정숙하며 섬세하다는 느낌입니다. 마네의 그림에서 묘사된 흐트러진 과일 바구니도 모네의 작품에선 가지런히 놓여있어 정갈한 느낌을 줍니다. 긴 드레스를 차려입은 여인들은 더없이 단아한 모습이고, 동료 화가들을 모델로 삼은 남자들도 전형적인 신사의 면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모델에서 구도에 이르기까지 마네의 그림과는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마네의 그림이 다소 도전적이고 반항적이라면, 모네의 그림은 모범적이고 온순하다고나 할까.서 있는 남자는 모네의 후원자이자 동료 화가인 절친 프레데리크 바지유이고, 앉아있는 남자는 덥수룩한 수염에 비추어 당대의 사실주의자 쿠르베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네가 공들여 완성한 이 작품은 체납한 집세에 대한 담보로 집주인에게 건네졌고, 이로 인해 몇 년 후 모네가 이 그림을 넘겨받았을 당시에는 이미 곰팡이로 그림의 일부분이 훼손되었다고 합니다.
박정은 pyk73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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