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창용의 사극돋보기]'대박', 청년 영조는 어떤 모습일까?

기사 등록 2016-03-2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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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조선왕조를 배경으로 한 사극에서 영조의 이미지는 한결같다. 역대 왕들 중 최장수이자 최장기간 재위를 한 왕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영조의 이미지는 정조의 할아버지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28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은 천하와 사랑을 놓고 벌이는 잊혀진 왕자 대길과그 아우 영조의 한판 대결을 그린 드라마다. 이 작품의 배경은 숙종 재위기다.

숙종 재위기지만 장희빈과 인현왕후의 삼각관계로 얼룩진(?) 시기가 아닌 장희빈 소생인 세자(훗날 경종)와 숙빈 최씨 소생인 연잉군(훗날 영조)이 숙종의 후계자 자리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던 시기다. 때문에 영조는 연잉군 시절부터 모습이 그려지게 된다.

영조는 숙종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숙빈 최씨다. 1724년 형인 경종이 승하한 후 즉위한 영조는 1776년까지 52년 동안 왕위를 지켰다. 조선왕조 역대 왕들 중 가장 오랫동안 어좌를 지킨 기록이다.

가장 오랫동안 왕위를 지킨 왕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영조의 이미지는 사도세자의 아버지, 정조의 할아버지로 기억된다. 또는 숙종과 장희빈의 이야기를 그린 사극 후반부 소년 시절 영조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청년 시절 영조의 모습을 그린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영조를 연기한 배우들은 모두 노련한 연기력의 배우들이 연기해왔다. 1988년 MBC '조선왕조 500년 한중록'에서는 김성원이 영조를 연기했으며, 같은 해 KBS2에서 방송된 '하늘아 하늘아'에서는 김성겸이 영조 역으로 열연했다.

1998년 방송된 MBC '대왕의 길'에서는 박근형이 영조 역을 연기했으며, 2001년 방송된 MBC '홍국영'에서는 최불암이 영조 역을 맡았다. 이후 2007년 채널CGV '정조암살미스터리-8일'에서는 김성겸이 다시 영조를 연기해 눈길을 끌었다.

시청자들에게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영조는 2007년에 방송된 MBC '이산'에서 영조로 분한 이순재다. 이순재는 손자인 정조를 강하게 단련하며 성군으로 이끄는 영조의 모습을 완벽한 연기력으로 표현했다.

젊은 영조를 연기한 배우는 2002년 방송된 MBC '어사 박문수'에 출연했던 조민기다. 조민기는 갓 즉위한 영조를 연기했다. 생모인 최씨의 출신 성분과 형인 경종 독살설에 휘말리는 영조의 괴로움을 잘 표현해냈다.

영화에서는 '사도'의 송강호와 '상의원'의 유연석이 있다. 송강호는 아들인 사도세자와 갈등하는 아버지 영조의 모습을 그려냈고, 유연석은 영조라고 정확하게 명시돼 있지 않지만 극중 설정이 영조임을 암시했다.

영조는 평생 콤플렉스를 안고 살았다. 어머니의 미천한 출신 성분은 그를 위축되게 만들었다. 또한 형인 경종을 독살했다는 소문은 그를 항상 역모의 공포에 떨게 했다. 그래서 영조는 검소한 태도를 유지했고, 스스로 언행을 조심했다.

이번 '대박'에서 영조를 연기할 여진구가 어떤 영조를 그려낼지 알 수 없다. 작품에서는 단 한번도 정당한 이유없이 고개를 숙이지 않고, 단 한번도 허언과 실언을 내뱉지 않은 냉철한 인물로 그려질 예정이다.

숙종, 장희빈 사극의 후반부에서 어린 영조가 등장하는 작품을 제외하면 젊은 영조가 등장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만큼 젊은 시절 영조에 대한 고증이 어렵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때문에 영조의 탕평 정치나 사도세자와의 갈등을 통해 젊은 시절 영조의 모습을 추측해야 한다.

그동안 할아버지 왕으로 기억되는 영조의 이미지가 이번 '대박'을 통해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바뀔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사진=SBS 제공]

 

여창용 기자 hblood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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