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원더걸스 “차트 성적, 신경 쓰지 않는다면 거짓말”

기사 등록 2016-07-05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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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데뷔 10년차다. 그간 멤버 교체, 탈퇴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더걸스’란 이름은 명백히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밴드’로 팀 색깔을 변화시킨 이들이 이번에는 더욱 성숙된 모습으로 1년 만에 돌아왔다. 복고에서 레트로 팝, 그리고 레게 팝까지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통해 아이돌이 아닌 뮤지션으로 거듭나고 있는 원더걸스의 컴백이 유독 반가운 이유는 무엇일까.

이슈데일리는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원더걸스 멤버 예은, 유빈, 선미, 혜림을 만나 새 싱글 ‘와이 소 론리(Why So Lonely)’를 비롯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원더걸스의 이번 앨범이 눈에 띄는 이유 중 하나는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 박진영의 손을 벗어났다는 점이다. 지난해 정규앨범 ‘리부트(REBOOT)’를 통해 작사‧작곡 능력을 입증한 이들은 이번 앨범에선 박진영 곡이 아닌 자작곡으로 타이틀곡을 선정했다.

“‘리부트’ 앨범이 나오자마자 박진영PD님께서 문자를 보내셨어요. ‘타이틀곡을 더 이상 쓰지 않겠다. 이제는 충분히 너희가 만들 수 있다’라고 하시며 저희의 작사‧작곡 능력을 믿어주셨어요. 앨범 활동이 끝나자마자 팀을 꾸렸고, 밴드음악에 특출 난 분들과 함께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예은)

데뷔 이후 원더걸스 만큼 다양한 음악에 시도하고, 콘셉트 변화를 준 걸그룹은 손에 꼽힌다. 이번 앨범 역시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히피 콘셉트’에 도전했다. 1960~70년대 자유의 대명사였던 히피 문화를 원더걸스만의 색깔로 재해석한 것. 이에 따른 부담감이나 강박관념은 없었을까.

“있죠. 그동안 헤어스타일이나 메이크업, 의상 모두 확 바꾸는 작업을 했어요. 아예 다른 사람이 되는 작업을 했는데, 올해는 너무 바꾸는 것보다 ‘각자 캐릭터를 유지하면서 가자’라고 생각했어요. 헤어스타일도 유빈과 혜림은 작년과 비교했을 때 그대로예요. 저와 선미는 색깔만 바꿨어요. 달라야 된다는 강박관념을 내려놨습니다.” (예은)

“저희도 모르게 많은 것을 도전하면서 더 추구하는 것 같아요. 매 앨범마다 헤어스타일을 바꿔서 그런지 이제는 할 만한 색깔이 없더라고요.(웃음) 살짝만 바꿔도 드라마틱한 것을 원하게 됐어요.” (유빈)


‘와이 소 론리’는 원더걸스가 처음 시도하는 레게 팝 장르의 곡으로, 중독성 있는 기타 리프와 다채로운 리듬의 변화에 따른 분위기의 전환이 매력적인 노래다. ‘너도 나만 빠져야 하는데’, ‘너만 멋져 내 마음만 다쳐’ 등 연인 사이에 느끼는 시니컬한 내용을 사랑스럽고 위트 있는 가사로 표현한 곡.

“앨범 작업을 할 때 항상 열어놓고 해요.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있어요. 많은 분들이 좋아해준 곡이 타이틀곡인 ‘와이 소 론리’인데, 가장 대중성 있고 신선함과 익숙함이 만나는 곡입니다. 악기는 전체적으로 했고 작곡가 오빠가 편곡해준 상태에서 악기를 연주했어요.” (예은)

“레게 팝이긴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레게 구성으로 된 곡은 아니에요. 처음에 레게로 시작하지만 중간엔 기타로 서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요. 레게의 느낌이 많지는 않아요. 팝스러워서 다른 곡들과 어우러지죠.” (선미)

“‘와이 소 론리’가 레게지만 너무 레게 스타일이면 대중들이 어려워 할 수 있을 것 같아 조금 팝 적인 느낌을 섞었어요. 내용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 때문에 힘들고 답답한 감정을 표현했어요. 멜로디는 스위트하고 사랑스러운데 가사는 시니컬한 것이 특징입니다.” (혜림)

현재 가요계는 매일 신곡들이 무수히 쏟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 1위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을 터. 하지만 이번 앨범은 첫 자작 타이틀곡임과 동시에 데뷔 이래 9년 동안 박진영이 만든 노래로 타이틀곡을 삼아온 원더걸스가 박진영의 품을 떠나 내놓은 값진 결과물이기에 1위 욕심이 날 법도 하다.

“저희는 상업 작곡가가 아니에요. 작곡가 분들은 많은 연구를 하세요. 어떻게 하면 차트에서 선방하는지 고민하시죠. 저희는 원하는 느낌이나 가사, 그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써요. 뭔가를 노리고 하려고 해도 그만한 내공이 없어요. 그래서 저희는 장르적인 음악과 저희가 듣고 싶은 음악을 만드는데 중점을 둬요. 그 방향성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예은)


“차트에 신경 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죠.(웃음) 하지만 기대를 하지 않으려고 해요. 목표가 달라진 것은 많은 분들이 저희의 곡을 듣고 ‘좋다’, ‘계속 듣고 싶어진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것입니다.” (유빈)

“과거에는 어떤 노래가 1위를 하면 몇 개월은 갔어요. 지금은 한치 앞을 몰라요. 1등을 한다면 기분이 좋은 것인데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게 다르더라고요. 성적도 성적이지만 이번에는 저희가 만든 세 곡이 오랫동안 차트 안에 머물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선미)

가요계 정상을 차지한 그룹들이 ‘7년차 징크스’를 넘지 못하고 멤버 탈퇴나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이는 아이돌 그룹의 데뷔가 물밀 듯 쏟아진 2000년대 후반,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공하는 연예인 표준전속계약서에 따라 대부분의 가수들이 7년 전속 계약의 산을 넘지 못하고 팀 전속과 관련,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더걸스도 멤버 교체와 탈퇴의 길을 걸었지만 앨범 발매와 더불어 ‘10년차’란 타이틀은 그 빛을 발하고 있는 시점.

“사실 많이 쉬어갔어요. 3년 동안 원더걸스로서 공백 기간, 미국에 갔다 온 시간도 있었고요. 어떻게 보면 쉬엄쉬엄 했어요. 그래서 활동을 오래할 수 있지않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 수 있다는 자체에 감사하고요.” (예은)

“‘7년차 징크스’ 기사를 접하니까 우리가 되게 오래 됐구나라고 느껴졌어요. 10년차 밖에 안됐는데 시간이 빠르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미)

변화가 있었어도 원더걸스의 우정은 여전했다. 인터뷰 당일, 영화 ‘부산행’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는데, 서로 간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냐는 질문에 당연하다 듯이 웃음지어 보였다.

“소희와 선미는 자주 만나요. 오랫동안 같이 자랐으니까 서로 이해해주는 부분이 많아요.” (예은)

“서로 스케줄이 있을 때 ‘셀카’를 찍어 보내주는 사이에요.(웃음)” (선미)


팀 내 멤버들 간의 우정도, 배려도 빛났다. ‘와이 소 론리’를 비롯, ‘아름다운 그대에게’, ‘스위트 앤드 이지(Sweet & Easy)’ 총 3곡에 모두 작사‧작곡에 참여했기 때문에 견해차이가 있었을 법한데도 말이다.

“저희는 다수결의 의견에 따라요. 다수결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지만 더 많은 사람이 만족을 하는 것이 대중성이기 때문이에요. 또 저희는 원더걸스 안에 있으니까 ‘내 음악을 할거야’라고 자기주장을 펼칠 수 없어요. 특히 어떤 장르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자꾸 듣게 되면 좋아지는 경우가 있어요. 서로 차를 타고 가면서 각자 좋아하는 음악을 트는데, 요즘에는 서로 비슷해졌답니다. 음악은 물론, 옷 스타일 모두 비슷해진 것 같아요.” (예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데뷔 초, 걸그룹으로 시작해 밴드로서 변신한 원더걸스는 이번 싱글을 통해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낼 전망이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이들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하는 목표는 무엇일까.

“공을 많이 들인 앨범이에요. 멤버 모두가 직접 녹음하고 연주에 참여했는데 사실 많이 서툴러요. 하지만 서툰 것에서 저희의 진정성, 흘려온 땀, 고민을 알아주셨으면 해요. 술 한 잔 걸치고 들어보세요. 신나는 곡이랍니다!” (선미)

“열심히 준비한 앨범이에요. 저번 앨범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저희도, 회사도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했습니다. 매 앨범마다 발전하고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이번에는 또 다른 리얼 밴드의 모습이니 기대해주세요.” (유빈)

“나올 때 마다 오랜만에 나오는 느낌이 드네요. 이번에는 박진영PD님의 타이틀이 아닌 저희가 참여한 곡으로 나오게 돼서 설레면서도 걱정이 됩니다. 해보지 않은 콘셉트라 기대도 되고요.” (혜림)

“오래 기다려주신 만큼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올 여름, 시원함을 느끼시고 싶은 분들! 레게음악이니까 운전할 때나 평소에 들으면 좋은 음악이에요. 많이 들어주세요.” (예은)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전예슬기자 jeonys02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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