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in 방송] B급 감성 ‘음악의 신’ 시리즈가 남긴 것들은?

기사 등록 2016-06-2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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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단발성 기획 방송인 줄 알았다. 지난 2012년 첫 선을 보인 Mnet 예능프로그램 ‘음악의 신’은 당시 가수 룰라 출신 프로듀서 이상민의 대변신으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음악의 신’ 시즌1은 90년대 최고 전성기를 달리던 이상민이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인한 69억 8천만 원 상당의 대출문제, 배우 이혜영과의 이혼으로 추락한 후 본격적 복귀를 알리는 방송이었다.

시즌1은 페이크 리얼리티를 통해 이상민의 갱생과정과 더불어 그가 지닌 치부를 과감하고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이 점은 시청자들에게 전혀 예상치 못한 웃음 요소로, 또 그에게 있어서도 인생의 긍정적인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과거에는 룰라의 리더로서, 프로듀서로서 진지하고 과묵한 행동으로 일관하던 그가 단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이미지 변신에 완벽히 성공한 것이다.

‘음악의 신’은 마이더스의 손 프로듀서 이상민이 가창력보단 정신력을, 외모보단 개성을, 장래성보단 천재성을 보는 공개오디션을 진행하며 일어나는 일들을 코믹하게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상민의 실제 주변 연예인들과 그를 생전 처음 접하는 연예인들의 능청스런 연기력, 배우 김가은, 이수민, 백영광의 새로운 발굴, 셀프 디스, ‘병맛’ 상황극, 다양한 패러디 양산 등이 돋보여 프로그램은 예능계에서 선명한 획을 그을 수 있었다.




특히 이상민 소속사 LSM, LTE 식구들의 활약이 ‘음악의 신’의 맛을 제대로 살린 공신 역할을 했다. 비서이자 총무 김가은은 이상민과 주변 인물들의 말도 안 되는 행동을 관조하며 똑 부러지게 지적했으며, 1호 가수 연습생 이수민은 충만한 ‘똘끼’로 출연진의 당황스러움을 유발, 매니저 백영광 은 끊임없는 식탐과 이상민 저격 발언으로 이색 캐릭터의 구성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어떻게 보면 현실감 제로에 만화책에서나 볼 법한 캐릭터들이 이상민의 골머리를 썩게 만드는 그림을 유쾌하게 완성시켰다. 이 때 ‘호요요요’라고 독특한 한숨을 내쉬는 이상민의 모습은 가히 압권이다.

LSM과 LTE를 거쳐 간 연예인들은 꽤 무수했다. 고영욱부터 시작해 유세윤, 유상무, 솔비, 김성수, 탁재훈, 정진운, 뮤지, 채리나, 이지혜, 구준엽, 김흥국, 유현상, 김진표, 산이, 존박, 걸그룹 헬로비너스, 나인뮤지스, 아이오아이, 김소희, 윤채경, 최여진, 김지향, B1A4, 엠블랙 미르, 량현량하, 슬리피, 딘딘, 고재형, 밀젠코 마티예비치 등 다양한 분야의 개성 강한 인물들이 이상민의 손을 거쳐 가며 새로운 예능 감각을 뽐냈다.

‘음악의 신1’이 이상민의 복귀 과정을 신랄하지만 조심스레 담았다면, ‘음악의 신2’에서는 불법 도박 혐의로 징역 6월과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던 탁재훈이 3년 만의 복귀 신고식을 당차게 선보이는 데 힘이 실렸다. 이 때문에 해당 프로그램은 문제 연예인들의 과거사 탈피, 이미지 회복의 영리한 도구가 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여기에 ‘음악의 신2’가 지난 16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욕설을 연상시키는 표현과 장애인 비하 발언의 이유로 관계자에 대한 징계를 처분 받으며 곱지 않은 시각이 더해지기도 했다. ‘음악의 X신’ ‘CIVA’ 등 욕설을 연상시키는 표현, 폭력 남발 등이 지적 대상이었다.

그럼에도 시즌 2를 이어온 ‘음악의 신’은 나태해지기보다 더욱 발칙하고 독한 유머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꾸준히 이어왔음은 부정할 수 없다. 이번 시즌이 낳은 최고 화제의 키워드는 정진운의 ‘춤신 춤왕’, 걸그룹 ‘C.I.V.A’의 탄생, 탁재훈의 복귀라고 볼 수 있다.

모큐멘터리 ‘음악의 신’의 원류라 할 수 있는 ‘UV 신드롬’은 두 번째 시즌 ‘UV 신드롬 비긴즈’로 막을 내렸다. 이러한 전례로 볼 때 ‘음악의 신’ 시즌이 이번 방송으로 마침표를 찍는다면, 팬들은 아직 아쉬움과 여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사진=Mnet '음악의 신2' 방송화면 캡처)

 

한해선기자 churab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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