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in 영화] '어떤 살인' 안용훈 감독 "피해자들의 슬픔에 대해 조금이나마 느끼셨으면"

기사 등록 2015-10-2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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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상아기자] 추리소설은 작품 속 주인공의 이름이 작가의 이름과 똑같거나 직업이 추리소설가인 경우가 많다. 추리소설의 거장 스티븐 킹 역시 영화화되어 유명해진 원작 소설 '미저리'를 통해 이 책의 주인공인 폴 셸던을 자신의 분신으로 만들어 소설 속 이야기에 직접 들어갔다.

추리소설처럼 영화계에서도 감독들이 카메오로 직접 출연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서스펜스 영화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이 자신의 작품마다 대사 없이 한 번씩 모습을 보여준 것이 대표적이다. 작품에서 작가의 깜짝 등장은 때로는 숨은그림찾기 같고, 때로는 자신을 자학하는 것 같기도 해서 또 다른 볼거리와 재미를 선사한다. 10월 29일 개봉예정작인 '어떤 살인'의 안용훈 감독 또한 본인의 영화에 직접 출연했다.

안용훈 감독은 최근 이슈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연기자 출신이긴 하지만 출연 욕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통편집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다른 배우를 쓰지 못했죠. 하지만 편집할 때 문제가 생겨서 제가 많이 나왔습니다." 라고 너스레를 떨며 출연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안용훈 감독은 극 중 조직폭력배 두목으로 분해 윤소이에게 뺨을 맞는 연기를 펼치기도 했다.



"하하. 사실 너무 아파서 기억이 안 나요. 깜짝 놀랄 정도로 아팠죠. 윤소이 배우가 때리기 전에 고개가 먼저 돌아갔어요. 맞고 나서 3일 동안 약을 먹어야 했어요."

또 캐스팅 계기를 묻자 "잘하는 사람보다는 늘 수 있는 사람을 캐스팅하고 싶었어요. 신인배우는 2개월 동안 트레이닝을 하는 조건으로 캐스팅했죠. 캐스팅 후 함께 생활하며 제가 직접 트레이닝을 했어요. 신인배우들은 대부분 대사를 치면 힘이 너무 들어가 있어서 힘을 빼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제가 미국에서 연극배우가 되기 위해 오디션을 보러 다닐 때 우연히 들어간 사무실에서 수백장의 무명 배우들의 프로필들이 사무실에 나뒹구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내 프로필도 저렇게 한 쪽에 나뒹굴고 있겠구나 하고. 그래서 무명 배우의 프로필이 오면 일단 박스에 모아두고 작품이 끝나면 그때 폐기합니다." 라고 말하며 배우 시절을 회상했다.



작품을 구상하던 당시 안용훈 감독은 어처구니없는 사건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뉴스를 보며 요즘 들어 증가한 범죄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성범죄를 포함한 모든 강력 범죄에 대해 한쪽으로 치우쳐진 사회적인 시각이 만연해있다고 느낀 안용훈 감독은 이를 조사해나가며 '어떤 살인'의 틀을 만들어 나갔다고 한다.

"저 자신도 이 작품을 시작할 때 위선적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여자도 아니고 피해자도 아니기 때문에 온전하게 이해하지 못 하기 때문이죠. 이 영화를 보고 거창하게 사회가 달라지는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예요. 내가 도와주지 못한 것들에 대한 슬픔, 피해자들이 가지고 있는 슬픔에 대해 조금이나 느낄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안용훈 감독은 '어떤 살인'에서 사회의 안일한 대응으로 두 번이나 끔찍한 일을 당한 주인공 '지은'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에게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곱씹게 한다. 이처럼 실제 벌어지고 있는 우리 주위의 사건들을 바탕으로 두고 피해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풀어낸 '어떤 살인'은 관객들에게 깊은 분노를 일으키며 절대 외면해서는 안 될 필견 작품으로 뜨거운 지지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안용훈 감독의 영화 '어떤 살인'은 여주인공이 세 명의 남자에게 당한 참혹한 사건 후 이를 믿어주지 않는 세상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 복수극을 그린 영화다. 오는 29일 개봉.

 

박상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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