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리뷰] '댄싱퀸', '불혹'의 도전이 아름다운 이유는?

기사 등록 2012-01-09 07:25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20111220085001_1085942685.jpg


[이슈데일리 최준용기자]‘불혹’, 흔히들 40세를 일컬어 말하는 한자 용어다. 고대 중국의 사상가인 공자가 40세에 이르러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었음을 직접 체험한 뒤 ‘논어’ 위정편(爲政篇)에 언급한 사항이다.

하지만 이것은 평균 수명이 40세에 불과하던 시절의 옛말이다. 평균 수명이 80세에 가까운
오늘날은 가장 갈등이 많은 시기가 바로 40대다. ‘제2의 인생’, ‘인생 2모작’이란 말이 있듯 40대에 이르러 새로운 꿈을 설계하고, 도전하는 이들이 많다.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유년시절 남의 집에 세 들어 살았으며, 그다지 유복하지 않은 환경에서 성장했다. 하지만 그 남자는 주변 환경에 굴하지 않고 꿈과 희망을 쫒아 도전에 도전을 거듭했다.

명문대 법대를 졸업한 후, 동기들 보다 다소 늦지만, 7전 8기 끝에 간신히 사법시험에 합격하는 기쁨을 누리기도 한다. 그의 곁엔 아름답고, 헌신적인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까지 있다.

비록 변호사가 됐지만, 그의 일상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여느 가장의 모습과 다름없다. 아니, 오히려 집값 1000만원이 없어 처갓집에 손을 벌리는 씁쓸한 형국이다. 그렇다. 그는 돈 보다는 주변에 어려운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 듣는 인권변호사로 활동한다.

어쩌면, 그는 원하는 직업과 화목한 가정을 일군 순간부터 꿈을 이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우연한 기회에 ‘국민영웅’으로 유명세를 타게 됐고, 차기 서울시장 출마까지 제의 받는다. 자신에게 더 이상 꿈은 없는 줄 알았던 그는 새로운 목표에 벅찬 가슴을 주체하지 못한다.

어렸을 적부터 ‘댄스가수’를 꿈꾸던 한 여자도 있다. 그는 유복한 가정에서 부족함 없이 성장했다. 그 역시 명문대학교 사회체육과를 입학, 원하는 것을 하며 지낸다. 특히 춤은 그에게 있어 뛰어난 재능이었다.

‘신촌 마돈나’라는 호칭을 들으며 나이트클럽을 주름잡는 그에게 있어, ‘댄스가수’는 어쩌면 숙명이었을 수도 있다. 기회는 빨리 찾아왔다. 그의 실력을 알아본 기획사 관계자로부터 가수제의를 받게 된 것. 꿈이 눈앞에 현실로 다가온 순간, 그는 한 남자와 사랑에 빠졌고, 결국 자신의 꿈을 포기한 채 결혼을 선택한다.

시간이 흘러 그는 남편과 딸의 뒷바라지를 하며 평범한 전업주부가 됐다. 하지만 그는 가끔씩 왕년의 댄스 본능을 주체하지 못하는 에어로빅 강사로 살며 꿈의 아쉬움을 달랜다.

이런 그에게도 기회는 다시 찾아왔다. 그는 ‘댄스가수’의 꿈을 이뤄줄 대국민 오디션을 통해 녹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고, 대학시절 만났던 기획사 관계자로부터 다시 한번 가수 제의를 받는다.

이처럼 두 사람은 불혹의 나이에 잊고 있었던 가슴 속 꿈을 발견하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도전하게 된다.

바로, 영화 ‘댄싱퀸’(감독 이석훈, 제작 JK FILM, 공동제작 CJ 엔터테인먼트)은 어쩌다 보니 서울시장 후보가 된 정민(황정민 분)과 우연히 댄스가수가 될 기회를 얻은 왕년의 ‘신촌 마돈나’ 정화(엄정화 분)의 꿈을 향한 아슬아슬한 이중생활을 담아낸 작품이다.
movie_image (10).jpg

▲ 황정민과 엄정화가 의기투합했다!

‘서울시장 후보의 아내가 댄싱퀸’이라는 기발한 설정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댄싱퀸’은 연기파 배우 황정민과 만능 엔터테이너 엄정화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다.

앞서 다양한 작품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아올린 황정민은 이번 작품을 통해 순박한 성격과 구수한 사투리로 소시민들의 고충을 덜어줄 서울시장 후보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영화 내내 터져 나오는 그의 경상도 사투리는 때론 웃음과 진정성을 아낌없이 선사한다.

여기에 노래, 춤, 연기 등 분야를 넘나들며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엄정화는 ‘평범한 주부’와 ‘댄싱퀸’을 오가는 모습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실제 데뷔 가수 17년차 가수이기도 한 그는 작품을 위해 촬영 들어가기 전과 끝날 때 까지 무려 9개월 동안 댄스 하드트레이닝을 자처했다.

아울러 두 배우는 극중 부부역할을 맡아 환상적인 호흡과 리얼한 연기로 ‘실제 부부’ 같은 느낌을 자아냈다.
1.jpg

▲ 노련한 명품 조연들의 확실한 지원사격!

이 작품에는 황정민과 엄정화 외에도 이한위, 라미란, 정성화 등이 한 자리에 모였다. 먼저 이한위는 극중 ‘엔터테인먼트계의 큰손’이자 ‘마이더스의 손’으로 꼽히는 한위 역으로 출연, 엄정화를 길거리 캐스팅하며 그가 가수가 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주는 조력자로 나온다. 특히 이한위는 특유의 순발력과 재치로 영화의 감칠맛을 살려준다.

정성화는 황정민에게 ‘서울시장 출마’라는 꿈을 심어주고 이를 이룰 수 있게 도와주는 종찬역을 맡았다. 뮤지컬계에서 독보적인 존재 가치를 인정받았던 정성화는 이번 작품에서 때론 이지적이고 스마트한 정치인의 모습과 개그맨 출신다운 코믹연기로 웃음을 자아낸다.

끝으로 뮤지컬 배우지자 2005년 ‘친절한 금자씨’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한 라미란은 엄정화의 오랜 친구 명애 역을 맡았다. 그는 코맹맹이 귀여운 사투리를 쓰며, 사사건건 정화와 티격태격 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친구를 돕는 조력자로 등장한다. 이렇듯, ‘댄싱퀸’은 다양한 매력의 조연 배우들이 펼치는 화려한 연기 대결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2.jpg

▲ 대한민국의 현실을 담았다!

‘댄싱퀸’에는 최근 전국민에게 화제를 모았던 ‘슈퍼스타K’와 ‘대국민토론회’가 등장한다. 영화속에서 이 두 장면은 각각 ‘댄스가수’와 ‘서울시장’을 꿈꾸는 엄정화와 황정민에게 있어 중요한 의미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슈퍼스타K’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오디션의 열풍을 몰고 왔던 원조격 프로그램으로 극중 정화에게 있어 꿈을 이룰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자 혼신의 힘을 다해 도전하는 ‘꿈의 무대’로 설정됐다.

‘대국민토론회’ 장면을 통해 황정민은 분유 한 통 가격도 모르면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떠드는 이율배반적 정치인들에게 시원하게 일침을 가하는가 하면, 진심으로 사회현상을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이처럼 ‘댄싱퀸’은 현재 대한민국의 핫 이슈를 유쾌하게 담아냈을 뿐 아니라 뜨거운 감동까지 더해, 전 국민에 공감과 호응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러닝타임 124분. 19일 개봉.

 

최준용기자 enstjs@

 

기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