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구르미' 김유정-'보보경심' 아이유 무엇이 운명을 갈랐나

기사 등록 2016-08-3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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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김유정은 웃고 아이유는 울었다. 사극, 꽃미남 배우 포진, 홍일점 여배우 등 묘하게 비슷한 코드를 가졌지만 승자는 하나였다.

31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30일 방송된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은 전국 시청률 16.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보보경심'은 9.3%보다 2.3% 포인트 하락한 7.0%의 시청률로 월화극 3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사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8%대의 동시간대 최하위로 시작한 드라마였다. '응답하라 1988'로 대세가 된 박보검의 차기작과 김유정의 주연작으로 눈길을 끌었으나 '보보경심'에 비하면 화제성은 떨어졌다.

'보보경심'은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괜찮아 사랑이야' 등을 연출한 김규태 감독의 신작이자, 중국에서 밀리언셀러가 된 동명의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하반기 기대작으로 손꼽혔다. 여기에 이준기, 강하늘, 홍종현, 남주혁, 엑소의 백현, 지수 등 쟁쟁한 스타 배우들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홍일점 여주인공으로는 아이유가 낙점됐다. 이미 사전제작까지 마친 상태로, 김규태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연출은 더욱 높은 완성도를 예고했다.

'보보경심'은 첫방송을 1,2회 연속 방송하며 '구르미'를 잡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구르미' 측도 맞불작전을 놨다. 첫방송을 보지 못한 시청자들을 위해 1,2회로 꾸며진 스페셜 방송을 3회 전 편성했다.

다음날, 희비는 엇갈렸다. '구르미'는 전회 시청률 보다 두배 가까이 오른 16%로 월화극의 승기를 잡았다. 반면 '보보경심'은 1회 7.4%, 2회 9.3%이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배우들에 대한 평 역시 하늘과 땅 차이였다. 박보검은 신하들의 눈치를 보며 숨 죽이고 살고 있는 세자 이영의 고충부터 능청과 까칠을 오가는 장난꾸러기 세자의 모습을 어김없이 표현했다. '국민 순둥이'였던 박보검은 '구르미'를 통해 확실한 이미지 변신과 함께 연기 폭을 넓혔다는 호평을 들었다.

'보보경심'의 남자주인공 이준기와 강하늘에 대한 평도 후했다. '일지매', '조선 총잡이', '밤을 걷는 선비' 등 다수의 사극에 출연했던 이준기는 역시나 카리스마 있는 연기로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았다. 강하늘 역시 제 몫을 다해내며 신 여심 스틸러로 떠올랐다.

문제는 여주인공에 대한 평가였다. 남장 여자 내시 홍라온 역을 맡은 김유정은 박보검과 귀여운 케미스트리를 뽐냄은 물론, 4회에서 무희로 변해 독무까지 추는 등 나이는 어리지만 13년이란 세월이 가진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 중이다.

하지만 아이유는 냉혹한 비판을 들어야 했다. 발성은 물론 '드림하이', '최고다 이순신', '프로듀사'에서 보여줬던 연기에서 한 치의 발전도 없는 연기가 눈 높은 시청자들의 입맛을 맞추기엔 역부족이었다. 또 여배우들의 감정연기를 미묘하게 잡아내던 표현의 창구인 클로즈업 연출은 오히려 아이유에게 실이 됐다. 아이유의 표정연기에 진정성이 닮겨 있지 않아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지 못했다. 또한 가수로 활동할 당시 구축했던 소녀 이미지와 어려보이는 외모가 사극이란 장르는 물론 배우들과 어우러지지 않아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아직 초반일 뿐이라며 다독이기에 '구르미'와 '보보경심'의 격차는 너무도 벌어졌다. '보보경심'에 기대를 걸어볼 만한 요소는 황자들의 서열 싸움,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준기, 강하늘, 홍종현의 '왕자의 난'일 것이다. '구르미' 측도 박보검이 이제 막 발톱을 드러내며 이야기의 재미를 높이고 있는 상황. 이같이 '구르미'의 월화극 수성 공세도 만만치 않을 것이기에 두 사극이 벌이는 경쟁이 흥미롭다.

 

유지윤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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