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케치]'특별수사' 통렬한 풍자로 정의 구현에 나서다

기사 등록 2016-04-1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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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지민기자] 유쾌한 어조로 ‘정의’를 외치는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감독 권종관 감독)는 경찰도 검찰도 두 손 두 발 다 든 브로커 필재(김명민 분)가 사형수로부터 의문의 편지를 받은 뒤, 세상을 뒤흔들었던 '대해제철 며느리 살인사건'의 배후를 추적하는 유쾌한 범죄 수사 영화다. 영화는 이 시대가 상실한 정의를 새삼 강조하면서도 한 인물의 변화에 따른 성장기를 담고 있다.

11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는 영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감독 권종관)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는 10분 분량의 본편 오프닝 영상이 먼저 공개된 후 권종관 감독, 배우 김명민, 김상호, 김영애가 자리에 참석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김명민은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무장이자 브로커 최필재 역할을 하는 역할을 맡았다”며 “처음에는 세상의 떼에 찌든 주인공이지만, 뒤로 갈수록 사건을 파헤치며 정의와 의리를 알아가는 인물이다”라고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했다.

그는 이어 영화를 선택한 이유로 “자극이 있는 이야기 속에서도 따뜻한 감동과 메시지가 있었다”며 “지금까지의 작품을 통해 ‘사’자 직업의 역할을 많이 했지만, 브로커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많이 끌렸다”고 전했다.

김명민은 또 “전문적인 용어를 구사할 필요는 없었다. 지금까지 한 역할들의 용어들로 충분히 울궈먹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영화 속 ‘빤스까지 싹 벗긴다’는 대사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그런 찰진 대사를 잘 쓰더라”며 시나리오에 감탄을 드러내며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극중 재벌가의 실세로 등장하는 김영애는 “지금까지 역할 중 가장 센 역할이다. 하지만 인물이 그런 일을 하게 되는 당위성을 생각해서 악하다고만은 여기지 않는다”고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영애는 여기에 “감독이 시나리오를 내게 건네주며 미안하다 했는데,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 사이다같은 속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며 “감독이 왜 그렇게 센 캐릭터를 시키는지 모르겠다”고 웃음섞인 고충을 토로하기도.

영화에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되는 권순태 역을 맡은 김상호는 “생존에 대한 감정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 워낙 캐릭터가 강렬하다”며 “결박당하는 장면에서 감독이 ‘한 번만 더 하시죠’라고 말하는 걸 보고 ‘되게 잔인하다’고 생각했다”고 자신의 캐릭터를 언급하며 쉽지 않았던 촬영 비화를 밝혔다.

그는 이어 “처음에는 사형수 옷을 입었을 때 굉장히 어색했는데 나중에는 잠옷처럼 되게 편하더라”며 돌연 자리에서 일어나 만세 삼창을 외치는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김성호는 더불어 “지금까지 작품들에서 많이 맞는 역할을 했었다. 이번에는 특히 더 많이 맞았던 것 같다”며 “어떤 장면에서는 맞고서 아예 누워버릴 정도였다”고 촬영에 고군분투한 점을 들었다.

‘특별수사’를 연출한 권종관 감독은 “세상이 막장이지만 나와는 얽매이지 않았으면 하는 일반인들의 모습을 보고는 ‘이건 아니잖아’라고 외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연출의도를 밝히면서 “대결 위주의 영화라기보다 사람이 변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 가장 힘을 줬다.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다뤘다”고 영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또 “범죄물의 긴장감과 드라마의 정서적 공감, 캐릭터의 유쾌함이 잘 버무려지도록 노력했다”고 연출 과정을 밝히며 ‘특별수사’만이 가지는 장점을 들었다.

이어 권종관 감독은 “필재는 신뢰감 있는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었다. 김명민의 중저음의 목소리가 그와 잘 부합했다”고 김명민을 주연으로 캐스팅한 이유를 전했다. 권종관 감독은 더불어 “상호 씨는 처음 만나자마자 딱 억울해보였다”며 “들짐승이 어떻게 겨울을 나는지 아시냐고 물어봤는데 ‘몸을 딱 웅크리고 겨울을 난다’고 하더라”고 극중 순태의 캐스팅 과정과 이미지 표현한 당시를 회상했다. 김영애를 첫 미팅 했을 당시를 떠올리면서는 “굉장히 소녀같은 면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재벌가가 가진 문제점을 통렬하게 비판하기란 쉽지 않다. 아무리 세상이 좋아졌다 해도 막강한 돈과 권력 앞에 말을 아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영화는 곳곳에 풍자를 섞으며 이를 과감하게 시도하려 한다. 여기에 배우 김명민이 가진 진중함이 더해져 굵직한 메시지를 강조한다. ‘특별수사’가 관객들에게 끼칠 타격감이 얼마나 강렬할 지 기대가 되는 바다. 오는 5월 개봉.

 

한지민기자 churab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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