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창용의 이 영화어때?]'슈퍼맨 대 배트맨' 벤 에플렉, "걱정말아요 배트맨"

기사 등록 2016-03-3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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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이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음에도 반응은 성적만큼 유쾌하지 못하다.

북미 영화흥행정보사이트인 박스오피스모조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배트맨 대 슈퍼맨'은 지난 주말 3일 동안 (25일~27일, 현지시각) 모두 1억7010만 달러(한화 약1987억 원)의 수익을 올리며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 금액은 DC코믹스원작 영화가 개봉 첫 주말 벌어들인 수입 중 가장 많은 액수다. 이전까지 최고 흥행 기록은 지난 2012년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기록한 1억6088만 달러다. DC원작영화 중 최고 흥행성적은 2008년 개봉한 '다크나이트'의 4억4481만 달러다.

하지만 흥행성적과는 별개로 '배트맨 대 슈퍼맨'에 대한 평가는 그리 후하지 않다. "2시간이 넘는 저스티스리그 영화 예고편"이라는 혹평도 나오고 있다. 감독인 잭 스나이더의 연출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작지는 않다.

영화에 대한 혹평에 배트맨을 연기했던 벤 에플렉의 기분도 좋을리 없다. 최근 모 매체에서 진행한 '배트맨 대 슈퍼맨' 인터뷰에 참석한 벤 에플렉의 침울한 인터뷰가 누리꾼들의 눈길을 끌었다. 영상을 통해 나타난 벤 에플렉의 표정은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듯했다.

벤 에플렉이 배트맨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에 배트맨의 원작팬들은 폭동에 가까운 항의를 제작사에 보내기도 했다. 이유는 벤 에플렉이 과거 영화 '데어데블'에 출연해 혹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데어데블'은 벤 에플렉의 흑역사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벤 에플렉이 데어데블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그의 외모나 연기력이 아니었다. 훤칠한 키에 귀공자 외모를 지닌 벤 에플렉이 뉴욕 빈민가 출신의 흙수저 변호사 매트 머독을 연기하기엔 싱크로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벤 에플렉은 기대 이상으로 배트맨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 외모에 가려지긴 했지만 벤 에플렉의 연기력은 '배트맨 대 슈퍼맨'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애니메이션 '다크나이트 리턴즈' 속 배트맨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벤 에플렉의 당당한 풍채와 잘 생긴 외모는 DC코믹스 원작 캐릭터 중 대표적 금수저인 브루스 웨인의 이미지와 잘 어울렸다. 게다가 다양한 영화에서의 연기와 연출을 통해 다져진 캐릭터 표현력도 배트맨을 연기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이번 시리즈의 배트맨은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 어머니에 대한 사랑은 물론 인간이 아닌 슈퍼맨에 대한 열등감과 공포를 가진 캐릭터다. 슈퍼맨이 가진 위협 요소를 간파하고, 그를 제압하기 위해서는 정의롭지 않은 방법을 쓰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배트맨은 범죄를 저지르는 악당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응징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끊임없이 법과 정의에 대한 질문을 자신에게 던진다. 배트맨의 매력은 슈퍼맨처럼 초인적인 능력이 아니라 탐정이자 심판관 때로는 철학자와 같은 모습에서 나온다.

벤 에플렉은 이같은 철학자의 면모를 지닌 배트맨을 연기하는데 적역이다. 그동안 자신이 연출한 영화를 통해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 벤 에플렉이기에 진정한 정의란 무엇인가라고 묻는 배트맨의 모습과 높은 싱크로를 보인다.

당초 벤 에플렉에게 "배트맨을 연기하지말고 '배트맨' 시리즈의 감독을 맡아달라"고 비판했던 팬들도 '배트맨 대 슈퍼맨'의 배트맨에 대해서는 우호적이다. 또한 팬들은 향후 벤 에플렉이 차기 '배트맨' 시리즈의 각본, 연출, 주연을 맡게 됐다는 소식에 반색하고 있다.

필자는 최근 '응답하라 1988' 시리즈를 통해 유명세를 얻은 노래 '걱정말아요 그대'의 가사를 들려주고 싶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라고.

벤 에플렉은 자신의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해냈다. 그는 역대 배트맨을 연기했던 배우들과 비교해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배트맨을 완성했다. 주위의 야박한 평가에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벤 에플렉의 배트맨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사진=워너브라더스 제공]

 

여창용 기자 hblood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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