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얼의 영화읽기]추위를 날릴 뜨거운 영화들은? ‘형’에서 ‘슈퍼소닉’까지

기사 등록 2016-11-2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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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갑자기 쌀쌀해진 추위로 이제는 밖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여유로움도 서서히 사라지는 11월 말, 극장가에는 따끈따근한 영화들이 개봉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심장을 뜨겁게 다굴 영화부터 따스한 온기를 더할 영화까지, 11월 넷째 주 개봉작을 만나보자.


# 조정석+도경수=완벽케미 ‘형’

먼저 이번주 가장 최고의 화제작은 ‘형(감독 권수경)’이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이화신으로 분해 대중들에게 매력 발산에 성공한 조정석과 엑소라는 그룹으로 활동하면서 동시에 착실하게 배우의 길을 닦아가는 도경수가 함께 호흡을 맞췄다.

사기전과 10범의 고두식(조정석)이 자신의 동생이자 유도 국가대표 고두영(도경수)의 사고 소식으로 가석방돼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형’은 두 사람의 만남만으로도 관심을 모으며 23일 개봉을 맞이했다.

영화 '7번방의 선물(감독 이환경)'을 집필한 유영아 작가가 완성한 ‘형’은 웃음과 눈물을 모두 자극하는 섬세한 가족영화로 이 겨울을 따듯하게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3일 오후 10시 기준, 예매율 30.5%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 극장에서 문화생활 ‘햄릿’ ‘미스 사이공: 25주년 특별 공연’

색다른 개봉작들도 눈에 띈다. ‘닥터 스트레인지(감독 스콧 데릭슨)’의 주연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다시 증명한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지난 2015년 여름 런던 바비칸 센터에서 공연했던 ‘햄릿(감독 린지 터너)’의 실황으로 극장가를 찾았다.

국내에서 여러 차례 특별상영을 실시하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개봉하는 건 오는 24일이 최초이다. 중후한 목소리의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햄릿’의 가장 유명한 대사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을 읊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팬들에겐 행복한 시간이 될 것이다.

반면 세계 4대 뮤지컬로 유명한 작품의 실황인 ‘미스 사이공: 25주년 특별 공연(감독 브렛 설리반)’은 한국의 홍광호가 투이 역으로 출연한다. 한국인 사상 최초로 영국 웨스트엔드 진출에 성공했던 그의 가창력을 극장에서 즐길 수 있는 것도 ‘공연덕후’들에겐 환상적인 경험이 될 것이다.


# 예술영화의 대결 ‘혼자’ ‘테일 오브 테일즈’

그런가 하면 극장가 한편에선 한국과 서양의 예술영화 대전도 열린다. 박홍민 감독의 ‘혼자’는
제41회 서울독립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을 비롯해 제35회 벤쿠버국제영화제, 제45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제18회 타이페이국제영화제, 제35회 미니애폴리스 세인트폴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명성을 얻은 작품이다.

살인현장을 목격하게 된 한 남자가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몽환적인 상황을 마주하는 순간을 담은 ‘혼자’는 유려한 롱테이크 기법을 활용해 의식의 흐름을 형상화했다. 또한 이 모든 상황을 맞닥뜨리는 수민 역의 이주원도 열연을 펼치며 작품의 무게를 더했다.

지난 5월부터 꾸준히 개봉을 노리다 11월 24일에야 극장에 걸리게 된 ‘테일 오브 테일즈(감독 마테오 가로네)’은 포스터부터 아름다운 영상미를 온전히 뽐내며 영화 팬들을 두근거리게 했다. 제목처럼 공주와 여왕과 여인의 잔혹동화 같은 이야기를 녹여낸 이 영화는 ‘잠바티스타 바실레’를 원작으로 삼았다.

숲과 성을 오가는 극단적인 이미지의 활용과 마테오 가로네 감독의 독창적인 비주얼이 뒤섞인 ‘테일 오브 테일즈’는 셀마 헤이엑, 뱅상 카셀, 스테이시 마틴, 토비 존스, 존 C. 라일리, 셜리 헨더슨 등 익숙한 배우들의 또 다른 연기를 지켜볼 수 있다.


# 기다림의 끝 ‘블레어 위치’ ‘슈퍼소닉’

서술한 작품들 모두 오랜 기다림 끝에 극장에서 만나게 된 영화지만, 이 두 작품만큼은 아니다. 17년 전 대파란을 일으켰던 페이크 다큐멘터리 ‘블레어 윗치(1999, 감독 다니엘 미릭·에두아르도 산체스)’의 속편 ‘블레어 위치(감독 애덤 윈가드)’가 관객들에게 ‘이한치한’을 안겨줄 것이다.

차곡차곡 쌓이는 정보들을 통해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블레어 윗치’와 달리 ‘블레어 위치’는 페이크 다큐멘터리에 보다 적극적인 공포영화의 문법을 활용해 양 장르의 팬 모두를 만족시킬 것이다.

2009년 해체한 밴드 오아시스는 다큐멘터리 ‘슈퍼소닉(감독 맷 화이트크로스)’으로 팬들의 갈증에 목을 축여줄 예정이다. 노엘과 리암 형제가 직접 제작에 참여하고 ‘에이미(감독 아시프 카파디아)’의 제작진이 함께 한 이 작품은 전세계를 흔들었던 밴드 오아시스의 태동을 다룬다.

최초 1차 편집본이 8시간이나 됐다는 이 다큐멘터리는 그래서 그들의 공연 영상은 물론 일상생활 속 풋티지까지 총집합한 ‘아카이브’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다채로운 오아시스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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