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가려진 시간’ 강동원, 수많은 배신 거쳐 도달한 ‘의로움’..그리고 ‘엄태화’
기사 등록 2016-11-1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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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엄태화 감독의 선택이었다. 30대 중반이 된 배우 강동원이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을 통해 ‘소년미’를 입고 ‘벤자민 버튼’처럼 시간을 역행한 것은 엄 감독의 통찰력에서 비롯됐다. 그리고 엄 감독의 “강동원은 소년성을 지니고 있다”는 판단은 강동원만의 ‘만찢남’(순정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준수한 외모의 남자) 비주얼이 최초 시작점이다. 혹자들은 평한다. ‘가려진 시간’은 강동원이었기 때문에 완성이 가능했다고. 그렇다고 이 영화가 외모 예찬론을 늘어놓는 영화는 절대 아니다. 각박한 세상, 믿기지 않는 일들이 소름끼치리만치 벌어지는 가운데 우리가 잃어가는 ‘믿음’을 담담하게 논하고 싶었다. 여기에 강동원의 외모는 시간을 뛰어넘은 성민 캐릭터를 이질감 없게 만들 뿐이었다.
“저희끼리 장난으로 그런 얘기를 했어요. ‘유괴범처럼 보이면 안 되지 않냐‘고. 감정선을 최대한 잘 잡고 갔죠. 판타지 장르는 그 나름대로 만드는 재미가 있어요. 현실에 없을 법한 이야기에 더 흥미가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굳이 판타지가 아닌 현실 이야기에도 끌리지만. ’가려진 시간‘은 멜로보다 휴먼에 가까운 것 같아요. 제가 적극적으로 (신)은수에게 뭘 하는 건 없지만, 불신의 시대에 믿음에 관한 의문을 던지는 영화라 할 수 있죠.”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강동원은 너스레를 섞으며 16일 개봉을 앞둔 ‘가려진 시간’을 나름의 소신과 함께 소개했다. ‘가려진 시간’은 화노도에서 일어난 의문의 실종사건 후 단 며칠 만에 어른이 돼 나타난 남자 성민(강동원)와 유일하게 그를 믿어준 단 한 소녀 수린(신은수)의 세상은 몰랐던 둘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 모두가 성민의 존재를 부정하려 할 때 수린 만은 그를 이해한다. 어른의 시선으로는 스릴러로 비춰질 수 있는 이야기가 수린의 시선을 따라가며 판타지 드라마가 된 것. ‘말도 안 될’ 이야기를 ‘말이 되게’ 만들 줄 아는 강동원이 극 중 정신은 초등학교 6학년생이지만, 몸만 청년으로 성장해버린 성민을 열연했다.
“엄태화 감독을 보자마자 함께 작품을 하기로 한 것 맞아요. 제가 말 없고 차분한 사람을 좋아하거든요. 엄 감독은 차분하고 강단 있어 보이면서 자기 그림이 머리에 있는 것 같더라고요. 전작은 이미 다 찾아본 상태였고요. 판타지 적인 색깔, 비주얼 적인 감각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준비를 잘 한 것 같아요. ‘검사외전’을 제작한 윤종빈 감독님이 엄태화 감독님과 아는 사이더라고요. 중간에 되게 큰 역할을 해줬죠. 제가 ‘검사외전’을 촬영하던 당시 ‘가려진 시간’ 대본이 들어왔어요. 이제 내 나이가 30대 중반인데 순수한 소년을 연기하기 어렵지 않나 고민 많이 했죠. 그 때 윤 감독님이 ‘내가 엄태화라는 친구를 아는데, 그냥 해라. 믿을 수 있는 친구다’라며 중간에 많이 도와줬어요. 그러지 않아도 사실 작품을 했을 것 같긴 해요.”
배우 강동원이 엄태화 감독에게 반하게 된 순간이다. 두 사람은 성향과 더불어 나이도 같아 죽이 꽤 잘 맞았다. 언론시사회에서 “촬영 내내 함께 맛집 투어를 하며 어울려 다녔다”고 밝힌 그는 자신의 모자를 부러워하는 엄 감독에게 직접 일본에서 모자를 사와 선물하기도 하는 등 훈훈한 관계를 유지했다. 엄 감독 역시 “편안한 촬영이었다”고 말했을 만큼 이들은 ‘가려진 시간’으로 친구 같은 동료가 됐다.
“제 주변에 몇몇 믿을만한 분들이 있어요. 어떤 사람들은 보면 ‘이 사람은 자기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할 사람이 아니구나’라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일하면서 배신당한 적이요? 많기는 했죠. 나이가 들면서 경험치가 쌓인 것 같아요. 같은 사람을 다른 장소에서 만날 때 또 다른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아서 초대를 했는데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적도 있었죠.”
서른 중반이 되니 어느 정도 ‘사람 볼 줄 아는 눈’이 생긴 걸까. 상처가 나지 않도록 애초에 긁히지 않는 생존 욕구를 터득하게 된 걸까. 사람 됨됨이의 요소로 ‘의로움’에 초점을 맞출 줄 알게 됐다. 여기에 엄태화 감독이 꽤 잘 부합했나 보다. 함께 호흡을 맞춘 신인 아역배우 신은수를 선택한 데에도 비슷한 조건을 대입시켰다.
“감독님께 처음에 연기보다 매력이 있는 친구를 찾아 달라 했어요. 아역 친구들에게 굳이 연기를 잘 하고 못 하고 여부는 중요치 않다 생각했어요. 그 나이대에 맞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아역들은 너무 기계적인 연기를 하는 것 같더라고요. 스크린에서는 그게 허용이 안 된다 생각해요. 차원이 다르죠. 영화는 클로즈업이 중요한 장르인데. 은수가 첫 작품이다 보니 쑥스러움을 많이 타더라고요. 최대한 안 쑥스럽게 해주려 감독님과 농담도 많이 했는데, 시크한 면도 있더라고요.(웃음)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은수와는 아이돌 얘기를 해야 말이 잘 통하더라고요. 은수가 속한 JYP 소속 가수들 얘기도 했고요. 근데 은수는 정확히 제 팬이 아니었어요.(웃음) 은수 언니가 저를 잘 안다 하더라고요. 이제 어린 친구들이 저를 잘 몰라도 아쉽지는 않아요. 이미 20대 때 많은 사랑을 받아서.”
“저는 정신연령이 다양한 것 같아요. 어르신들과 잘 통하기도 하고. 저는 일단 일정 거리를 두고 상대방이 어리든 나이가 많든, 친구 같은 느낌으로 다가서요. 선후배 가리는 건 싫어해요. 다 같이 일하는 사람으로 만나는데 그런 게 필요 있나 싶어요. 엊그제는 유해진 선배님과 문자를 했네요.”
강동원이 최근 사람 앞에 서는 방식이다. 한 결 같이 곱상한 외모와는 다르게 털털하고 가식이 없다. 이 정도면 ‘사기 캐릭터’라 할 만하다. ‘가려진 시간’ 같은 어린 시절 풋풋한 첫 사랑 이야기부터 현재 이상형까지도 터놓았다. “이성에 눈을 뜬 게 딱 성민이 나이, 그 때인 것 같아요. 6학년. 저희 또래는 대부분 5, 6학년 때 이성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죠. 첫사랑 기억은 되게 아련한 것 같아요. 가슴 아프기도 하고. 이제는 구체적으로 기억은 안 나도 몇몇 장면들은 기억나죠. 지금은 굳이 이상형의 기준을 정해놓지 않게 됐어요. 서른 중반이 되니 오히려 모르겠더라고요. 아직 결혼도 급하게는 생각 안 하고 있어요.”
요즘 강동원의 ‘가려진 시간’은 어떻게 흘러갈까. 지난해 ‘검은 사제들’ 이후로 탄력 받아 올해 2월 ‘검사외전’, 11월 ‘가려진 시간’, 오는 12월 ‘마스터’까지 부쩍 ‘열일’ 중이다. 성적 또한 ‘검은 사제들’ 누적 관객수 540만 명, ‘검사외전’ 970만 명 정도로 상당히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영화 만드는 거 자체가 아직도 재미있어요. 좋은 작품이 들어오는 데 마다할 이유도 없죠. 제 가려진 시간은 거의 다 미팅으로 채워져요. 일도 하면서 친구들도 만나야 하기 때문에 이제는 시간을 쪼개서 친구도 만나야 하더라고요. 지금도 하기로 한 작품들이 정해져 있는 상태예요. 최근에는 짬날 때 일적으로 잠깐 외국도 갔다 오긴 했지만, ‘마스터’ 촬영 끝나고 거의 제대로 못 쉬었어요. 아직 제가 엄청난 베테랑이라는 생각은 안 들어요. 다만 현장이 좀 편해진 건 있죠. 이제부터 더 열심히 시간 쪼개서 살려고요. 해외 쪽 활동도 생각 중이에요.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려 하고요.”
“눈 뜨면 정치 사회면 기사를 제일 먼저 봐요. 시간 있으면 연예 스포츠 면을 보고요. 제 이름은 검색 잘 안 해요. 하지만 작품이 나오고 초반에 평점, 리뷰는 다 찾아보죠. 멘탈이 강한 편인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고집이 있어서 그런지 부모님 말도 평소에는 잘 들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는 제 판단을 고집했죠. 영화 외적인 위험한 작업들은 칼 같이 하기도 하지만, 영화팀과는 부딪힐 일이 없어요. 재미있게 일하고 싶어요.”
(사진=쇼박스 제공)
한해선기자 churab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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