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칼럼- 주원의 '드라마 여행'] 1부 '나의 여자들'
기사 등록 2012-10-0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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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주원. '어느날 갑자기 혜성처럼'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청춘스타다. 뮤지컬로 데뷔한 그는 드라마 3편에서 주연으로 활약하며 최고의 스타가 됐다. 그리고 시작한 '거침없는 행보'. 대중들은 서서히 배우 주원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그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맹활약, 인기 '고공행진' 중이다. 앞으로 우리는 그와 지난 3편의 드라마를 되돌아보려 한다. 마준과 태희, 그리고 강토로 각각 살았던 그의 2010, 2011, 2012년의 이야기가 시작된다//편집자주
2010 6月 29日 '제빵왕 김탁구' ▶ "어릴적 우상 SES 유진이 내 눈 앞에"
'제빵왕 김탁구', 지금 돌이켜보면 경황이 없었던 작품이었다. 브라운관 데뷔 작품인데다 맡은 역할까지 극의 중심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캐릭터를 설 정할 때 주로 감독, 작가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다. 실제로 이 작품을 할 때는 작가님과 일주일에 한 번 전화를 드려 모르는 것들을 질문하고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감독님과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대화를 많이 했고.사실 악역은 연기자 스스로가 힘든 작업이다. 심적으로 많이 힘들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내게 마준은 의미 있는 인물이다.
★구마준?
거성가(家)의 차남이자, 거성식품의 후계자. 우월의식에 까칠하고, 까탈스럽기까지 하다. 특히 누구한테 지는건 절대 못참는다. 아버지를 빼닮은 탁구에게 참을 수 없는 피해의식을 느끼고, 끝까지 그를 불행으로 몰고가지만 결국 파국으로 치닫고만 잔인하지만 슬픈 남자.
마준으로 살아갈 때도 그랬고, 지금도 늘 생각하는 부분이지만 연기를 할때는 '놓음'이 필요하다. 그 때의 나는 여유가 없었고, 외로운 아이였다. 불안과 부담을 조금이라도 내려놓았으면 좋았을걸.
그 때 나를 이끌어준 사람은 유진선배님.학창시절 나의 우상이기도 했던 SES 유진과의 연기 호흡. 정말 꿈만 같았다.
팬으로 바라봤던 사람과 한 작품을 한다는 것이 마냥 신기했다. 연기를 하면서 서서히 알아갔던 시간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유진누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나를 잘 이끌어줬다. 다수의 작품을 통한 경험으로 얻어낸 것들을 내게 많이 알려주셨다. 우상인 유진누나의 리드 덕분에 비로소 탄생할 수 있었던 마준이다.
남녀의 연기 호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려'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이 열려있어야 하고. 극중 인물이 돼 상대방에게 마음을 열지 않으면, 연기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난날 내 우상에게 마음을 열였고, 마준도 화답했다.
2011 8月 6日 '오작교 형제들' ▶ "기합줬던 후배, 연인이 되어"
'오작교 형제들'은 정말 현장 분위기가 최고인 작품이었다. 스태프들과 선생님들은 물론, 선배와 동료 배우들의 연기 호흡이 굉장히 잘 맞았다. 때문에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좋아질 수밖에 없없다. 태희로 사는 동안 실제로도 정말 따뜻하고 훈훈한 가족들에게 위안을 많이 받았다.
★황태희?
까칠한 마초형사, 황씨 집안의 셋째다. 생부가 교통사고로 죽고 생모가 재혼하면서 창식과 복자의 셋째아들로 자랐다. 까칠하고 단호한데다 빈말도 없고 말수도 적다. 웅통성이 없고, 빡빡해 어리광 피우는 사람들의 행동을 못참는다. 물고 늘어지는 근성과 추진력 만큼은 최고!
태희는 까칠하고 냉철한 인물이었다. 나는 그런 그를 '닮고 싶은 캐릭터'라고 정의한다. 어른들에게 예의바르고, 또 냉소적인 것 같으면서도 순수한면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서는 한 몸 불사르는, 개인적으로는 정말 닮고 싶은 캐릭터였다.
그런 그에게 사랑의 감정을 불어넣은 사람은 유이다. 태희가 된 나는 걸그룹 애프터스쿨로 활약 중이었던 유이와 러브스토리를 만들어냈다.
달콤하고 아름다운 장면은 누구보다 시청자들에게 예쁘게 보여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이 버겁기도 했다. 공감을 이끌어내고, 실제로 캐릭터에 녹아들어 연기를 하기가 쉽지 않은데, 태희를 만들어내야 하는 과정에서 큰 노력을 했다.
유이와는 같은 대학교의 선,후배 사이다. 학교 다닐 때부터 아끼던 후배였다. 나는 대학시절, 학교에서 살다시피 한 학생이었다. 작업하고, 연습하면서 매일을 보냈는데 그 중 한명이 유이였다. 어느 후배보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예뻐하던 후배와 연인으로 연기호흡을 맞춰야 된다고 하니, 기분이 이상할 수밖에.
대학생 시절 나는 무서운 선배였다. 후배들에게 마냥 너그럽고, 상냥하지만은 않았다. 그래서일까. '오작교 형제들'이 시작되고, 초반까지 유이는 내게 깍듯하게 인사를 했다. 아마 유이는 그때까지도 내가 불편했나보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 수록 우리의 호흡은 자연스러워졌고, 지금은 정말 친한 오빠, 동생 사이다. 유이가 나와 함께한 작품을 통해 상을 받고,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기도 해 나도 기분이 좋았다.
2012 5月 30日 '각시탈' ▶ "마냥 어린아이같은, 순수함"
또래 배우들과의 호흡,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작품 '각시탈'.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이 드라마를 하고 난 뒤 대중들의 반응이다. 어르신뿐만 아니라 아주 어린 아이들까지 알아봐줘서 기분이 좀 색달랐다고나 할까.
★이강토?
종로경찰서 형사. 질기다 못해 억센 성격의 소유자다. 왕의 씨가 지배하는 조선이 아닌, 영주의 신발을 신겨주던 종놈이 최고 통치자가 되는 나라 일본제국에 충성하기로 마음 먹고, 피할 수 없는 운명의 풍파를 겪어낸다.
강토는 이중생활을 해야했다. 각시탈로서, 그리고 순사로서. 그래서 혼란스럽기도 했다. 또 한 여름에 촬영을 이어갔기 때문에 유난히 더웠던 올해 여름, 제복을 입고 연기를 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스태프들과의 돈독함, 호흡을 맞추는 상대 배우들과도 사이가 좋았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고, 정말 즐거웠다. 이 모든 것이 무더위를 잊게 해줬다.
세연이는 나보다 더 동생이라 귀엽고 잘 따라서 촬영 내내 웃으며, 재미 있게 연기했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세연이는 애교도 많고, 힘들텐데도 늘 웃음을 잃지 않고 오히려 스태프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사실 나는 그를 이 드라마를 통해 처음보게 됐다. 스태프들은 '각시탈' 속 여준인공의 캐스팅을 두고 고심했다. 어느날 감독님은 세연이의 사진을 내게 보여주며, 의견을 물으셨다. 나는 사진 속 세연이를 보고 '목단'의 캐릭터와 매우 잘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본 세연이는 더 목단의 이미지와 닮아 있었다. 실제 성격은 굉장히 밝고, 때로는 어린아이 같을 정도로 해맑다. 연기자로서 첫 걸음을 뗀 세연이가 '각시탈'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늘 성실했으면 좋겠다.
밝고 성실한 세연이를 선배님들도 워낙 예뻐하셨다. 그래서 지도를 해주시기도 했고, 나 역시도 '우리 이렇게 하자' 이야기를 하면서 대화로 호흡했다.
얼굴뿐 만 아니라 마음씨 까지 예쁜 파트너를 만나 빛을 본 나. 마준의 첫사랑, 태희의 부인, 강토의 순애보에게는 늘 고마운 마음 뿐이다.
글 : 주원
편집 : 황용희 (이슈데일리 국장) hee@issuedaily.com
황용희기자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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