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②]‘사물의 비밀’ 장서희 “정석원, 이 작품으로 성숙해질 것”

기사 등록 2011-11-0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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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하진기자]배우 장서희가 신예 정석원과 멜로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은 각각 40세 여교수와 스무살 제자로 분해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그려나간다. 영화 ‘사물의 비밀’(감독 이영미)이다.

‘사물의 비밀’은 40대 중년의 여교수와 스무살 어린 남학생이 사랑에 빠진다는 ‘뻔한 스토리’를 인간이 아닌 사물의 시선을 통해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진행, ‘특별한 스토리’로 변화시켰다.

여교수 혜정으로 변신한 장서희는 우상(정석원 분)에게 애틋한 감정을 느끼며 쉽지 않은 사랑을 키워나간다.

“사십대 여자의 따뜻한 감성멜로를 생각하시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누드나 파격, 그런 방향이 아니라요. 지금까지 불혹의 나이를 맞이한 여자들에 관한 사랑이야기는 없었던 것이 사실이잖아요. 물론 연상-연하의 러브스토리는 많았기 때문에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사물의 비밀’은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굉장히 독특해요. 뻔한 이야기를 탈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통속적인 이야기를 특별하게 만들기 위해 그는 감독과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가졌다.

“스토리는 통속이지만, 구조는 사물들에 대한 시선이라는 점에서 독특하잖아요.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특히 감독님은 우상에 대한 애착이 강했어요. 영화 후반작업 때 정석원이라는 배우가 빛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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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희는 첫 호흡을 맞춘 정석원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감독님과 정석원은 삼개월동안 특훈을 했다고 들었어요. 당시 힘들었다고 토로하기도 하더라고요. 저보다 먼저 캐스팅 된 상태였고 신인이라는 부담감이 있었을 텐데 극중 역할을 잘 소화해줬죠. 아마 이 작품 이후로 정석원이라는 배우가 성숙해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에게 이번 작품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나이에 맞는 원숙한 감성을 연기해냈다는 것 외에 중학교 단짝 친구를 만났기 때문이다. 영화 속 횟집녀로 등장하는 배우 윤다경이다.

“(윤)다경이는 중학교 때 단짝 친구예요. 이번 영화에서 혜정에게는 아주 큰 역할을 해주는 인물을 연기했어요. 스토리를 끌고 가기 위한 커다란 장치이자 동기부여, 결심하게 만드는 원동력이죠. 작품을 하기로 결정하고 만났는데 다경이가 있어서 기뻤어요. 고민을 많이 했을텐데도 과감하게 영화를 위해 큰 역할을 해줘서 고마워요. 전화로도 ‘큰 역할을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어요. 중학교 때 친구를 만나서 더 의미가 깊은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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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희는 이렇게 자신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파트너 정석원과의 호흡, 그리고 단짝 친구의 조력 속에 ‘혜정’의 모습을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그는 냉철하고 이성적이면서 여린 감성을 지닌 불혹, 사랑받고 싶은 여성의 심리를 가슴 먹먹하게 토해내기도 했다.

“하고 싶은 것도, 할 것도 많은데 나이 마흔이라는 잣대가 싫었어요. ‘왜 벌써 사십이냐’고 외치는 부분에서는 실제 장서희였죠. 그 장면에서 우는데 감독님이 구석에서 울고 계신거예요. 심금을 울리는 연기였다고 극찬해주셨어요. 감독님 스스로 혜정과 우상에게 푹 빠져있었어요. 그런 그의 열정 덕분에 깊이 있는 작품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해요”

벌써 데뷔 30년 차인 베테랑 배우인 장서희는 감독의 열정과 파트너의 노력, 그리고 대중들의 안목을 신뢰했다. 더불어 연기에 대한 자신감과 배우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다.

“시청자, 관객들의 시야가 넓어졌어요. 배우의 나이에 국한되지 않고 그런 것들을 초월해 작품, 연기 그 자체를 봐주시는 것 같아요. 예전에 마흔이면 이모나 엄마 역할만 했었지만 지금 여배우들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사물의 비밀’ 역시 불혹의 나이에 애틋한 감성 멜로라는 특별함을 갖고 있어요. 이 작품이 좋은 성과를 얻어 앞으로 이러한 장르의 영화가 많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혜정과 우상의 애틋한 사랑. 서로에게 말하지 못하는 두 사람의 비밀은 영화 속 가장 흥미로운 요소이며 반전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장서희-정석원의 멜로 호흡과 이영미 감독의 독특한 시선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17일 개봉.

 

김하진기자 hajin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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