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좋아해줘' 최지우, 한곁같은 해사함으로 돌아오다

기사 등록 2016-02-11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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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영화 ‘좋아해줘’로 돌아온 배우 최지우를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영화나 드라마, 예능 속 모습처럼 해사한 미소로 기자들을 반겼다, 그는 ‘좋아해줘’에서 노처녀 스튜어디스 함주란 역으로 등장해 상대배우 김주혁과 최고의 연기호흡을 보여주며 호평을 받고 있다. 그가 그동안 맡았던 배역을 생각해보면 다소 신기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최지우는 정작 자신이 그런 성격에 가깝다고 말했다.

“저로서는 항상 똑같았다고 생각했어요. 예능에 처음 출연했을 때도 제 주변 사람들은 전혀 놀라지 않았거든요. 그냥 “저거 딱 너다”라면서 그래서 재밌게 봤다고 해줬습니다. 아마도 이번 배역이나 예능 속 모습에 놀라신 분들은 제 원래 모습을 잘 몰라서 신기해하는 것 같아요.”

그는 함주란 역의 성격도 자신과 맞아떨어졌는지 편안하면서도 섬세한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때때로 폭소를 유발하는 코믹씬까지도 최선의 연기를 선보이며 존재감을 빛냈다. 최지우에게 기자가 ‘과거 작품을 떠올려본다면 상상하기 힘들다’고 묻자 “정말요?”하고 깜짝 놀란 눈을 했다.

“저는 나름대로 밝은 장면도 많이 했다고 생각해요. 다만 많은 분들이 드라마의 엔딩을 오래 기억하잖아요? 그러다보니 매번 울거나 주변 사람이 죽거나 이런 상황들이 인상에 남는 거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처음부터 밝은 역이었던 건 ‘두 번째 스물살’하고 이번 작품 뿐이네요.”



최지우가 ‘좋아해줘’에서 더욱 빛났던 건 본인의 연기만이 아니라 정선찬 역의 김주혁과의 연기 호흡이 맛깔났기 때문이다. 최지우와 김주혁은 얼떨결에 동거를 하게 된 남녀를 연기하며 재치넘치는 대사와 ‘밀당’이 느껴지는 상황들로 미묘한 감정선을 표현했다.

“개인적으로도 우리 커플 얘기가 가장 마음에 들어요. 사랑에 대한 판타지가 없는 듯 하면서도 사실은 있거든요. 생판 처음 보는 남녀가 동거하게 되는 게 곧 판타지입니다. 감독님도 그렇게 얘기했고요. 하지만 어딘가 있을 법한 ‘남자사람친구’를 담기도 했죠.”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한 애정을 한없이 드러내며 웃음꽃을 피웠다. ‘좋아해줘’에는 최지우와 김주혁 뿐만 아니라 유아인, 이미연, 강하늘, 이솜 등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이 모여 세 커플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에게 이런 옴니버스 형식은 어땠는지 물었다.

“옴니버스라고 따로 생각하지 않았어요. 오랜만에 하는 영화니까 즐기는 거, 잘할 수 있는 걸 하고 싶었죠.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배우들’ 때도 그랬지만 함께 하는 작품이 좋아요. 그리고 로맨틱 코미디를 원래 좋아해요. ‘러브 액추얼리’ 같은 걸 항상 하고 싶었죠.”



최지우는 한류스타로서 최정점에 섰던 사람이지만 그런 것에 대한 조급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데뷔한지 벌써 20년이 넘은 배우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지금까지도 고민하고 있다.

“때로 ‘배우로서 목표’나 ‘40대로서 목표’ 같은 걸 물어보시는데 전 그런 목표를 두지 않아요. 2·30대에 나의 3·40대는 어떨까 불안했거든요. 그 순간의 소중함을 못 느끼고 치열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지금의 나도 있잖아요. 지금을 충실하고 행복하게 보내고 작품을 만들면 어느 순간 내가 목표에 다가가 있을 거라고 느껴요. 여배우들은 그런 거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중심을 갖고 자존감과 건강한 마음을 가지고 나아가다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어쩌면 최지우가 최근 드라마와 예능에서 자신의 모습을 더 적극적으로 드러낸 건 이런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그는 지금 이 순간 내가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을 본능적으로 하고 있는 듯했다.

“저는 꾸준히 연기도 하면서 토크쇼 같은 걸 나가서 많은 걸 보여주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더군요. 제 지인들은 평상시 제 모습을 알아서 그다지 놀라지 않았는데 시청자들이 보기엔 새로웠던 것이었죠. 제가 어떤 모습인지 잘 몰랐어요. 그래서 작년엔 꾸준히 조금씩 계속 나를 보여주게 됐습니다. 예능과 드라마. 그래서인지 뭔가 스스로 릴렉스가 돼있었어요.”

그가 지금 더욱 빛나보이는 건 자신을 위한 배우의 방향을 터득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최지우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도 특유의 여유로움으로 현장의 유머와 웃음이 넘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나 봐요. 20대는 예뻤다면 마음의 여유가 없었고 지금은 그런 파릇파릇함은 없지만 제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것들을 알게 됐습니다. 어른으로서의 판단력인 셈이죠. 앞으로도 더 생기겠죠? 그런 모습들이 표면적으로 나온 게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그에게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 못할 것 같은 장르를 물어봤다.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액션?”이라고 대여섯번 반복하며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액션은 내가 다치는 건 괜찮지만 상대방이 다치면. 합을 맞추다가 못 맞추면. 그냥 폼만 잡는 거라면 하죠. 지금은 사극을 못해봐서 사극도 하고 싶습니다. 팜므파탈 같은 요부도 진짜 하고 싶어요. 재밌게 할 수 있을 거 같거든요. 그래서 드라마 ‘유혹’할 때 (박)하선이 약 올리는 게 너무 재밌었어요.”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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