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TV]‘결혼계약’ 삶의 가장 아름다운 희비극

기사 등록 2016-04-2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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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역사에 길이 남은 찰리 채플린이 남긴 명언이다. 그의 영화처럼 삶의 진리를 간결하게 담아낸 이 말은 24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극본 정유경, 연출 김진민)’에도 무척 적절하다.

처음 ‘결혼계약’이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 작품은 기대감만큼 부정적인 시선도 받아야 했다. ‘재벌 2세와 불치병 환자의 거짓 결혼’이라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호흡 문제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피어나는 사랑을 아낌없이 그려낸 ‘결혼계약’은 종영이 가까워지자 “개연성을 버리더라도 둘이 잘 되게 해달라”라는 팬들의 요청을 받을 만큼 인물과 감정이 살아있는 드라마로 등극했다.

작중 한지훈(이서진 분)과 강혜수(유이 분)은 전혀 다른 성격을 가졌지만 서로를 만나면서 갖은 고난 속에서도 ‘진짜 사랑’을 쟁취했다. 이런 둘의 관계 변화는 두 배우의 섬세한 연기 호흡을 통해 사랑을 하고 사랑을 주는 남녀의 깊은 눈빛을 승화돼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눈물짓게 했다.

어쩌면 이런 변화 또한 드라마란 매체가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움 중 하나이다. 때로 믿을 수 없는 기적의 순간을 삶에서 마주하듯 시청자들은 ‘결혼계약’ 속 두 사람의 성숙함에서 일상에서 잊고 있던 소중함을 다시금 찾을 수 있었다.



‘결혼계약’의 태도가 절실한 건 비극으로 시작해 희극으로 오르는 순간을 포착해내려하기 때문이다. 결혼을 피하기 위해, 돈을 구하기 위해 서로를 찾아야만 했던 한지훈과 강혜수는 점차 서로를 알게 되면서 자신이 가진 것을 내려놓을 정도로 서로를 진심으로 원하게 됐다. 결말부 역시 완전한 해피엔딩이 아닌, 비극을 내포한 열린 결말로 마무리했다. 기쁨과 슬픔이 혼재된 일상을 마주했을 때 비로소 두 사람의 사랑은 더욱 간절해지고 명확해졌다.

“내가 할 수 있는 하나 뿐. 사랑해, 혜수야. 사랑해, 일 분 일 초도 쉬지 않고 사랑해”라는 지훈의 내레이션처럼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않는 사람은 행복할 수 있다. ‘결혼계약’은 어딘가 익숙한 이야기를 보다 현실적으로 풀어내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에 작은 파장을 남겼다. 그것이 사랑의 애절함일지, 순간의 절실함일지,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일지는 두 사람의 희비를 함께 한 시청자들 본인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개화된 꽃이 언젠가 사그라지는 시간이 오듯 ‘결혼계약’도 24일 종영했다. 마지막까지도 한지훈과 강혜수의 사랑을 어여쁘게 담아낸 이 드라마가 남긴 선물을 시청자들은 오래도록 간질할 수 있지 않을까.


[사진=MBC '결혼계약' 방송 캡쳐]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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