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TV]'피리부는 사나이', 불통의 시대에 꼭 중요한 화두가 된 드라마

기사 등록 2016-04-26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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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성연기자]여느 수사물과는 달랐다.

지난 3월 7일 첫방송을 선보였던 tvN 월화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극본 류용재, 연출 김홍선)'는 테러와 위기협상팀이라는 소재를 다루면서 부터 기존 수사물 드라마와는 다를 수 밖에 없음을 보여줬다.

기존 수사물이 살인이 벌어지고 발견된 사체로부터 범인의 흔적을 찾아 진범을 밝히는 것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면, '피리부는 사나이'는 테러범들의 손아귀에서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인질들의 생명을 구해야 했다.

이에 '피리부는 사나이'가 주장하는 바는 '최악의 상황, 필요한 것은 무력이 아니라 대화다'라는 신념이다. '피리부는 사나이'는 이런 주제를 드라마 전편에 걸쳐 소리 높여 외쳤고 이 점은 드라마를 꼼꼼히 시청한 이들이라면 공감했을 것이다.

매회 거듭되는 테러범들과 위기협상팀의 대결은 손에 땀을 쥐게 했고 주인공 주성찬(신하균 분)을 비롯해 여명하(조윤희 분), 윤희성(유준상 분)이 지금의 위기협상팀과 '피리남'으로 변한 사연들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갑갑한 세상,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테러라는 극한의 선택도 마다 않는 사람들에게 소통과 대화를 제시하는 위기협상팀의 노력은 어쩌면 지금 이 시대 대한민국에서 반드시 나왔어야할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강력범죄와 끔찍한 사건·사고가 즐비한 뉴스들을 보며 손가락질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왜 그런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한번쯤 되돌아 보는 것이다.

'피리부는 사나이'는 매회 지루할 틈 없이 펼쳐졌던 테러범들과 위기협상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보여줌과 동시에 시대가 낳은 괴물 '피리남'이란 거악(巨惡)과의 대립을 선보였다. 하지만 '피리부는 사나이'는 그런 '피리남'마저도 단순 복수에 한 맺힌 미치광이로 표현한 것이 아니라 무관심하고 우매한 대중들에게 일침을 날리려는 인물로 표현했다.

물론 그런 의미의 행동들이 '피리남'이 저지른 잘못들을 정당화시켜줄 순 없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내용들은 한번씩 생각해볼 만한 질문들이다. 과연 아무 잘못도 없다고 얘기하는 사람들, 평범한 우리들은 누군가의 고통과 슬픔을 우리와 아무 상관 없다는 듯이 치부하진 않았을까. 그로인해 피해자들의 상처를 곪게 만들지는 않았을까, 하고 말이다.

'피리부는 사나이'가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와 이뤄낸 성과들을 돌아볼 때 답보하고 있는 시청률과 최근의 논란들은 안타까울 따름이다. '피리부는 사나이'의 시청률은 첫회 4.1%의 시청률을 기록한 이후 2% 이하의 시청률을 줄곧 보여오고 있다. 이는 출연하는 배우들과 드라마의 화제성을 고려할 때 안타까운 수치다.

최근 불거진 웹툰 표절에 관한 구설수 또한 '피리부는 사나이'의 완성도에 흠집을 냈다. 웹툰 작가 고동동이 지난 20일 한 인터넷 게시판에 자신의 작품 '피리부는 남자'와 '피리부는 사나이'가 유사성을 언급하며 논란이 된 이번 사건은 '피리부는 사나이'의 류용재 작가가 두 작품 모두 모티브가 되는 동화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가 있다는 점, 자신의 작품 기획안이 고 작가의 웹툰 보다 훨씬 오래 전 개발되고 있었다는 점을 들며 반박했지만 두 창작자간의 설전은 현재진행형 중에 있다.

'피리부는 사나이'는 26일 단 한 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과연 모두에게 정체를 드러낸 '피리남' 윤희성이 참회를 할 것인지, 주성찬과 여명하는 그런 윤희성의 마지막 테러를 협상을 통해 막아낼 수 있을 것인지 모두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에 더해 '피리부는 사나이'의 마지막이 우리에게 어떤 긴 여운을 남기게 될 지도 사뭇 기대된다. 이전 어느 시대 떄 보다도 더 소통이 필요한 시점에서 과연 모두의 마음을 밝힐 수 있는 촛불 하나를 켤 수 있을지 '피리부는 사나이'의 마지막이 기대되는 바다.


(사진=tvN 제공)

 

김성연기자 sean5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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