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무당] ‘이레셔널 맨’ 예고편 본 후…우디앨런의 퐁당퐁당 법칙, 이번에도?
기사 등록 2016-07-1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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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이혜언기자] ‘영화무당’은 영화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화제작들의 예고편을 장면마다 꼼꼼히 살펴보고, 제작진이 미처 보여주지 못한 이야기를 기자들의 시선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코너다.<편집자주>
‘영화무당’ 네 번째 시간에는 오는 21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이레셔널 맨’(감독 우디 앨런)을 다뤄보겠다. 이 영화는 할리우드가 사랑하는 거장 감독이자 리얼리티와 재치 넘치는 풍자로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는 우디 앨런의 2015년 신작이다.
우디 앨런은 거의 빠짐없이 매년 장편 영화 한 편씩을 꼬박꼬박 만들어내는 ‘다작 감독’ 중 한 명이다. 더불어 그는 ‘퐁당퐁당 법칙’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장본인이기도 한데 ‘퐁당퐁당’이란 수많은 우디 앨런의 작품들이 매번 그 순서를 오가며 흥(興)과 망(亡)을 오간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단어다.
실로 2011년에 발표한 ‘미드나잇 인 파리’가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은 반면 다음 작품인 2012년의 ‘로마 위드 러브’는 비교적 아쉬운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뒤를 이어 2013년 개봉한 ‘블루 재스민’은 우디 앨런의 역작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냈으나 2014년작 ‘매직 인 더 문라이트’는 ‘역시 퐁당퐁당의 법칙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반응으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그렇다면 2015년 첫 선을 보인 ‘이레셔널 맨’은? 다행히도 ‘흥’의 차례다.
먼저 예고편을 살펴보자. 이번 작품의 주연은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오가며 ‘넘사벽’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배우 호아킨 피닉스와 할리우드 러블리 미녀의 대표주자 엠마 스톤이다. 철학과 학생 질(엠마 스톤 분)이 다니는 학교에 새로운 전임 교수 에이브(호아킨 피닉스 분)가 등장한다. 그러나 에이브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염증을 느끼며 염세주의에 빠져있는 상황. 질은 그런 에이브의 고통과 감성으로부터 내뿜는 퇴폐미에 자신도 모르게 사로잡힌다.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에이브에게 급속도로 빠져드는 질의 모습이 담겼다. 그간 다양한 얼굴을 한 로맨틱코미디 장르의 영화를 선보여온 우디앨런의 작품이니 만큼,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건 당연한 수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영화가 ‘미스터리’ 로맨스를 표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느 날, 질과 에이브는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도중 부도덕한 판사에 대한 이야기를 엿듣게 된다. 뒤 테이블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에 두 사람은 “판사가 심장마비에 걸렸으면 좋겠다”며 분개한다. 그 때 흘러나오는 내레이션은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순간 내 삶은 하나가 되었다’는 에이브의 목소리다. 이후 에이브의 삶은 활력을 되찾고 며칠 후, 판사는 조깅을 하던 중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두 사건 사이에는 어떤 긴밀한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일까.
영화의 제목인 ‘이레셔널 맨’(Irrational Man)은 비이성적인, 비논리적인 남자를 의미한다. 작품의 남자 주인공이자 세상의 이치에 통달한 철학과 교수 에이브가 비논리적인 사람이라는 제목은 그야말로 모순적이게 느껴진다. 그러나 감독이 어떠한 의미도 없이 이런 제목을 붙이지는 않았을 것. 에이브는 왜 ‘비이성적인’ 남자가 되었는지, 그에게 숨겨진 미스테리가 무엇인지가 이 영화를 관통하는 핵심 플롯일 것이다.
‘판사가 심장마비에 걸려 죽었으면 좋겠다’라고 자신도 모르게 타인을 단죄한 순간, 에이브는 삶의 의미를 되찾은 건 아닐까. 그는 감히 자신의 삶이 타인의 옳고 그름, 죄와 벌을 판가름하기 위한 가치를 가질 지도 모른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우디 앨런이란 감독이 에이브의 그런 판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다. 우디 앨런은 그간의 작품들을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작품 속에 녹여내며 그들에 대한 날카롭고, 냉소적인 시선을 견지해온 감독이다. 이번 작품에서 그가 자신이 탄생시킨 에이브를 통해 전하고자한 말은 무엇일지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예고편에서 에이브는 “어느 날 끝이 없는 암흑 속을 헤매다가 눈 깜짝할 사이 검은 구름이 걷히고 다시 제대로 된 인생을 살게 된 거야”라며 “인생이란 참 아이러니한 것”이라고 말했다.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던 그가 삶의 에너지를 찾은 건 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에이브가 삶의 활력을 되찾음과 동시에 누군가의 삶은 결말을 맞이했다. 매번 작품을 통해 인생의 수많은 아이러니를 담아내는 우디 앨런의 시니컬한 세계는 이번 영화에서도 계속되는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허무는 존재한다. 그 허무를 어떤 방식으로 헤쳐 나가느냐는 각자 삶을 책임지고 있는 자신의 몫이다. ‘이레셔널 맨’ 속의 에이브와 질은 과연 어떤 선택지를 택하게 될 것인가. 선택에 따른 결과와 책임은 어떤 모양새로 그들을 다시 찾아올 것인가. 영화가 본격적으로 개봉하기에 앞서 이미 숱한 질문들을 끌어내고 있는 우디 앨런의 퐁당퐁당 법칙이 ‘이레셔널 맨’을 ‘흥’으로 이끌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소니 픽처스 클래식스 제공)
이혜언기자 pgirl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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