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TV] '피리부는 사나이' 희생과 정의로 그려낸 '치유결말'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기사 등록 2016-04-2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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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성록기자] tvn 월화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연출 김홍선 극본 류용재) 가 26일 오후 방송된 마지막회에서 계층,권력에 관계없이 존중받아야 하는 인간의 가치.사회 정의의 구현이라는 메시지를 내세우며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피리부는 사나이 윤희성(유준상 분)은 마지막까지 숭고한 희생을 통해 이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방송에서는 비행기 테러를 주도한 희성과 이를 막으려는 주성찬(신하균 분),여명하(조윤희 분),경찰청 위기협상팀의 숨막히는 과정이 그려졌다.

피리부는 사나이로 밝혀진 희성은 갈수록 강도 높은 테러를 강행하기 시작했고, 결국 수 많은 승객들이 타고 있는 여객기 추락을 노리며 일촉즉발의 상황을 만들었다.

희성은 어떻게든 설득을 통해 해결 방법을 찾으려는 명하에게 "사람들을 살리고 싶은 거 아냐?어서 쏴!"라고 도발하며 자신의 머리에 총을 겨눌 것을 유도했다.

하지만 명하와 성찬은 희성의 이 같은 시도에는 다른 수가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말려들지 않았다.

그러던 도중 강홍석 전무(박성근 분)는 언론에 피리부는 사나이가 비행기 테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슬쩍 흘리며 사건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그는 호시탐탐 K그룹 서건일 회장(전국환 분)의 뒤를 노리는 삐뚤어진 야망에 사로잡힌 인물로 비행기 안에 있는 승객들이 어떻게 되든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악덕 기업인으로 그려졌다.

비행기는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오는 네티즌들의 투표를 통해 어디에 착륙할지 결정을 하게됐다. 최종 후보로 좁혀진 장소는 부와 여유로움의 상징인 K그룹 본사와 힘없는 서민들의 공간인 구천 재개발 지구.

여기서 '피리부는 사나이'는 약자와 강자, 둘 중 하나가 희생되야 하는 상황에서 늘 희생을 강요당하는 약자의 입장을 대변했다.

희성은 테러를 막을 방법을 계속해서 궁리하는 성찬과 명하를 바라보며 "구천 재개발 지구라,역시 거기로 가네요... 거기는 지방이지만 13년전 뉴타운과 판박이인거 알아요? 철거 때문에 많은 주민들이 퇴거하고있지만,아직 버티고 있는 주민들이 있어요...비행기가 재개발지구로 추락할까요? 방향을 돌려서 그룹 본사로 갈까요? 둘 중 하나를 보낸다면 명하씨는 어디로 갈것 같아요?" 라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이는 위기의 상황에서조차 외부적인 조건을 통해 최선의 선택이라는 명목하에 희생되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꼬집었다.

계속되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머리를 맞대는 성찬과 경찰청은 서로가 중요시하는 가치의 충돌로 인해 점점 위기를 맞이했다.

성찬은 언론을 통해 사건의 진행 상황을 알리고 힘을 합쳐 해결해 나갈 것을 주장하는 반면에,경찰청 간부는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희생자를 냈을때 받게될 비난을 걱정하기에 급급하며 이를 거부했다.

이 장면은 2년전 전국민을 눈물로 물들였던 세월호 사건에 대응할 당시 정부의 무능력한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등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자아내게끔했다.

이후에도 경찰청 인원들은 시간이 갈수록 비행기의 연료가 떨어지고,윤희성이 해결책을 줄 기미가 보이지 않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포기를 하려고 했다. 뿐만 아니라 강홍석은 언론 조작,축소 발표를 꺼내며 어떻게든 자신들의 책임을 덜 수 있는 상황을 떠올리기에 바빴다.

이를 본 성찬은 분노하며 "당신들 아직도 뭐가 잘못된줄 모르냐,국민들이 위험에 빠졌을때 구하는 것이 국가다. 권력자들이 부패하는 추악한 현실을 바로잡지 않는것. 그게 피리부는 사나이가 원하는 방식이다"라고 자리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깨우쳤다.

그는 이어서 "처음부터 약자들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들어줬더라면...피리부는 사나이는 나타나지 않았을거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같은 사태를 방관한다면 제2의 피리부는 사나이가 출몰할 것이다. 다들 그걸 원하는거냐...그렇다면 한번 해보죠"라고 말했다.

성찬은 과거 K그룹 피랍사건에 협상가로 나서 한 사람의 희생이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그 선택은 어쩔 수 없다고 자위하했던 냉철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이후 당시 사건에 있던 희생자의 동생이 일으킨 테러 사건으로 인해 애인을 잃게 된후 조금씩 변해갔다.

'협상은 달변가가 필요한게 아니라,경청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명하의 말처럼 성찬은 과거 자신의 과오를 떠올리며 가슴을 내리쳤다. 성찬의 이 같은 자책은 부패한 권력과 무능한 국가에게 울리는 작은 경종이었다.

한편,비행기에 자신의 아들 서준(최원홍 분)이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서 회장은 눈이 뒤집어진채 희성을 찾아가 온갖 폭행을 일삼으며 테러를 멈출 것을 강요했다.

희성은 과거 뉴타운 재개발 사건으로 인한 복수심으로 인해 "생각보다 절 늦게 찾아주셨네요.이왕이면 K타워 꼭대기로 불러주시지,거기서 회장님이 서민들의 피로 세운 제국이 직접 무너지는걸 보면서 최후를 맞는 것도 나쁘지 않을텐데요"라며 서회장을 자극했다.

그리고 희성은 뒤이어 쫓아온 명하와 성찬이 보는 앞에서 또 다시 "내 머리통을 날려,그럼 멈출거야"라고 했고,서회장은 결국 자신의 아들을 살리겠다는 일념하에 희성의 머리에 총을 쐈다.

성찬은 쓰러져가는 희성을 보면서 예전에 그가 했던 '니가 대신 뛰어들면 되잖아.스스로를 희생할 각오로..."라는 말을 떠올리며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모든 이들이 힘을 합쳐 희생하는 것임을 깨우쳤다.

그는 곧바로 방송을 통해 K그룹본사와 구천 재개발 지구외에 세번째 투표 장소는 각자가 위치한 곳을 의미하며 그렇기 때문에 근처에 있는 비행장으로 이동해서 투표를 한다면 비행기를 안전하게 착륙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세번째 선택지가 의미하는 것은 각자 자신의 위치였다. 희성은 사람들이 아무도 자기가 있는 곳으로 비행기가 날아드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심리를 이용한 것. 그러나 그 장소가 비행기가 원래 있어야 할 곳인 비행장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드라마는 어떤 위기도 사회 구성원 모두의 희생과 힘이 합쳐진다면 타개할 수 있다는 다소 진부하지만 긍정적인 의미를 그려냈다.

결국 수 많은 사람들이 비행장으로 이동 후 투표를 한 덕분에 비행기는 무사히 착륙했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자신들을 살려준 생명의 은인들과 기쁨을 나눴다.

'피리부는 사나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인간은 그 존재만으로도 강자,약자 할것 없이 모두 평등하다는것과 부당한 현실에 맞서 싸우고 굴복하지 않는다면 그로 인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고 있다.

성찬은 비행기 테러 사건을 해결 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곳곳에서 '갑질'을 일삼는 이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그는 어느덧 두번째 피리부는 사나이가 되어있었다. 물론 첫번째 사나이가 가지고 있는 울분과 분노는 접어둔, 희망과 긍정이 넘치는 진정한 사회의 파수꾼으로 말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제2,제3의 피리부는 사나이의 등장을 기대해본다.

(사진=tvn '피리부는 사나이' 캡처)

 

김성록기자 honjk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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