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작품의 온도를 조율하는 ‘밀정’ 속 공유의 연기력
기사 등록 2016-09-0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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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양지연기자]생각보다 드러나지 않았다. 영화 ‘밀정’의 공유를 보고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다. 바로 전 작품 ‘부산행’이 경이로운 흥행기록을 세워서일까, 왠지 공유는 이번 ‘밀정’에서도 천만관객은 거뜬히 불러 모을 신들린 연기를 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사실 이 같은 생각은 전작의 흥행을 바탕으로 한 막연한 기대였을 뿐, 정확히 공유의 연기에 기반을 둔 예상은 아니었다. ‘부산행’과 ‘밀정’에서 공유는 자신이 스스로 빛나는 것을 택하기보다는 극의 중심에 서서 여러 인물들을 모으는데 주력했다. 본인의 이름이 첫 번째, 혹은 두 번째로 뜨는 명실상부한 주연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랬다. ‘밀정’에서 공유의 연기가 다소 심심하다, 임팩트가 크지 않다고 느끼게 되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였다.
‘밀정’은 김지운 감독, 송강호, 공유의 만남과 함께 걸출한 배우들의 특별출연으로 개봉 전부터 많은 이들의 기대를 불러 모은 바 있다. 영화의 배경은 극단적인 생각도, 그로 인한 극단적인 행동도 부자연스러울 게 없던 일제강점기. 이 시기에 의열단의 핵심 멤버인 김우진(공유)과 일본 경찰로서 앞잡이 노릇을 하는 이정출(송강호)이 벌이는 치열한 첩보전이 ‘밀정’의 주 내용이다.
극 중 가장 입체적인 캐릭터는 누가 뭐라 해도 이정출이다. 송강호는 의열단과 일본경찰의 사이에서 고민하는 자아를 웃음과 눈물을 통해 완벽하게 드러냈다. 당연하게도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상황마다 그가 취하게 되는 행동에 집중하고 그의 감정 변화에 눈길을 두게 된다.
그런 송강호를 영화 내내 끌어당기고 결말까지 이끄는 것이 공유의 역할이다.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이정출의 내면이 관객들의 납득과 이해를 끌어내려면 갈등의 계기를 만들어주는 김우진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유가 흔들렸다면 ‘밀정’은 한 남자의 무책임한 변덕으로 끝이 났을 것이다. 공유는 차가움을 유지하는 전략가인 동시에 인간에 대한 애정이 있는 휴머니스트가 돼 송강호의 방향성을 잡아줬다. 그는 이정출에게 비밀을 감추려하기 보다는 중요한 인물을 이정출의 앞에 내밀어 지략가다운 승부수를 던졌다. 이는 관객들이 이정출의 동요를 보다 설득력 있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왔다.
공유의 연기력에 호평을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정출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김우진이기에 영화 속에는 공유와 송강호가 단둘이서 마주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공유는 최근 인터뷰에서 “송강호 선배님 앞에서 주눅도 들고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지만 두 사람이 함께 등장하는 상황에서 공유가 송강호에 비해 다소 드러나지 않을지언정 밀린다거나 어설프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막중한 임무와 책임을 지닌 의열단원인만큼 공유는 김우진으로서 차가움을 시종일관 유지했다. ‘밀정’이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이정출의 변화무쌍한 온도였다면 그것을 담아낸 그릇이 김우진의 한결같음이었다.
이는 ‘부산행’과는 조금 다른 방향이라고 볼 수도 있다. 당시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마동석에 흔들렸던 감정을 표현했던 공유가 이번에는 송강호를 흔들기도 하고 지탱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공유는 무게중심이 되는 것도, 양 쪽의 추가 되는 것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배우라는 것을 입증하게 됐다.
영화에는 잠깐의 등장으로도 압도적인 무게감을 선사한 이병헌과 역할에 혼연일체 돼 긴장감을 한없이 끌어올린 엄태구 등 자신의 존재감을 마음껏 드러내는 배우들이 송강호를 제외하고도 여럿 있다. 그들이 그렇게 자신들의 개성을 마음껏 펼치며 연기할 수 있던 바탕은 공유가 이야기의 전개를 책임지는 김우진으로서 튼튼한 축을 이뤄놨기 때문이다.
‘밀정’에서 공유가 지은 두 번의 미소가 떠오른다. 안심하는, ‘잘했다’고 말해주는 듯 보이는 그의 표정은 자신이 끌어갔던 단원들 혹은 배우들에게 그가 지어주는 만족의 미소가 아니었을까. 다른 인물들이 정처 없이 흔들리거나 감정을 폭발시킬 때, 이를 뒷받침함으로써 이야기의 큰 틀을 잡았던 공유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임에 틀림없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양지연기자 jy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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