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아이가 다섯’ 신혜선 “나라면 연태 같은 짝사랑 못할 것 같아”
기사 등록 2016-09-06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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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누적 관객수 970만 명, 시청률 32.8%. 배우 신혜선이 데뷔 4년 만에 남긴 기록이다. 비록 주연은 아니지만 영화 ‘검사외전’(감독 이일형)과 KBS2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극본 정현정 정하나, 연출 김정규)에서 존재감은 단연 돋보였다. 특히 ‘아이가 다섯’에서는 김상민(성훈 분)과의 달달한 ‘연인 케미’로 기록적인 시청률 달성을 이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드라마 종영 후 신혜선과의 인터뷰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
“제 스스로 실감하지 못할 정도로 스르륵 지나갔어요. 찍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를 되뇌어보기도 전에 훅 지나갔죠. 저는 항상 똑같은데, 너무 많은 일들이 금세 지나간 것 같아요. 제 정신이 흐른 시간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더라고요. ‘아이가 다섯’ 이후로 더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연태다’라고 불러주실 때 가장 실감나요. 제가 하는 모든 일이 너무 소중하지만, 기간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정이 많이 든 작품이었어요.”
“이산가족 된 느낌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이별이고 끝이라는 게 서글픈 게 없지 않더라고요. 드라마가 너무 잘 끝나서 시원하지만 함께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못 보니 너무 아쉬워요. 일단 한 달 정도는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려고요. 저는 원래 쉴 때 아무 것도 안 하는데 뭘 하면서 쉬어야하나 고민이에요. 친구들과 놀러가거나 못 본 지인들을 좀 만나보려 해요.”
지난 2월부터 장장 6개월 동안 주말 안방극장을 책임졌던 ‘아이가 다섯’이 최근 종영한 후 신혜선은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지난해 tvN ‘오 나의 귀신님’, MBC ‘그녀는 예뻤다’, 영화 ‘검사외전’부터 크게 주목받아 ‘아이가 다섯’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정신없는 와중 최근까지 오랜 기간 함께한 ‘아이가 다섯’ 식구들은 진짜 가족과 다름없었다.
“최근에는 성훈 오빠가 생일 축하한다고 문자해줬어요. 생일에는 새로 시작한 필라테스 운동을 하고서 저녁에는 회사 식구들과 술 좀 마셨죠. 사실 술을 잘하지는 못해요. 술 맛을 즐기지도 못하고, 술 문화를 잘 배우지 못했는데 그 분위기를 좋아해요. 그런 자리가 되면 흥이 돋아가지고.(웃음) 제가 흥을 잘 타요.”
‘아이가 다섯’의 이연태는 지금까지 신혜선이 선보여 왔던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와는 사뭇 달랐다. 연태는 순한데다 순수하기까지 하고 맹물같이 계산속도 없고 눈치도 없다. 애정 공세를 펼치는 상민을 연신 밀어내며 ‘고구마 답답이’의 전형이 따로 없었다.
“제가 연기하는 거니까 제 원래 모습에 그런 모습이 아예 없지는 않겠죠. 하지만 인생 자체는 많이 달라요. 짝사랑을 7년 동안 한 사람은 제 주변에도 없는 것 같아요. 실제 저도 그렇게까지는 못할 것 같아요. 저는 호감이 있다고 알릴 것 같아요. 사랑에 있어서는 적극적이거든요. 제가 성격이 좀 급한 편이라 생일날까지 선물 산 걸 못 참고 밝히기도 해요.(웃음)”
“처음에는 연태를 잘 모르겠더라고요. 작가님이 잘 쌓아주셨고, 감독님도 많이 도와주신 덕이죠. 연태라는 인물을 잘 찾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그 전에 캐릭터들은 전형적인 건 아니지만 성격이 바로 파악됐거든요. 연태는 생각보다 복잡한 사람이더라고요. 그전 캐릭터와는 확실히 어려운 느낌이 있었어요. 연태를 연기하며 느낀 점은 한 캐릭터를 내가 만들어서 연기를 한다는 것이 재미있었어요.”
극 중 상민과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상민과 연태의 앙숙에서 연인으로의 발전 과정은 20, 30대에게 공감대를 자아내며 메인 커플 이상태(안재욱 분)-안미정(소유진 분)커플 못지않은 인기를 실감했다. 매주 방송마다 상민과 연태의 애정전선 진행 과정은 포탈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식했다.
“성훈오빠 덕이죠.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모두 시너지 효과가 난 것 같아요. 작가님이 대본, 감독님이 연출과 상황을 잘 짜주셨고 오빠와 연기 합도 잘 나온 것 같아요. 실제 성훈 오빠도, 상민도 모두 매력이 있어요. 상민은 최고의 남자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좀 서먹한 감도 있었는데 후반에 갈수록 많이 친해졌죠. 특히 ‘해피투게더’ 녹화 이후로요. 사실은 그렇게까지 옆자리에 앉아서 얘기를 나눠본 적은 없었는데 확실히 친해진 계기가 됐어요. 이후로 촬영장에서 대화도 좀 더 편하게 하게 됐죠.”
성훈 외에도 전 출연진이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을 이어갔다. “어머니 아버지, 선생님들이 다 너무 좋으세요. 극 중 어머니 아버지와 있을 때 너무 좋았어요. 실제로는 애교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인데 선생님들 앞에서는 애교가 절로 나오더라고요.” 김태민(안우연 분)을 사이에 두고 장진주(임수향 분)와 나름의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촬영 중반부 이후부터는 수향이를 만날 수 없는 거예요. 촬영하면서 보고 싶은 거 있죠. 실제로는 많이 친해졌거든요. 수향이는 실제로도 성숙하고 섹시한 느낌이 나는 친구인 것 같아요.”
‘아이가 다섯’의 기나긴 촬영 기간 중 웃을 일도 많았겠지만, 고군분투도 많이 했다. 2월부터 8월까지 가을 빼고는 모든 계절을 다 겪었다. 매일같이 불철주야로 일한 과정에서 특히 힘들었던 기억은 언제일까.
“마포대교에서 상민이 풍선 날려주는 신이 있었는데, 사실은 너무 추워서 기절할 뻔했어요. 연기도 재미있고, 출연진의 합들도 잘 맞아서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육체적으로 춥고 더웠던 게 힘들었죠. 상민이 프로포즈하는 신에서는 발등을 덮는 에나멜 신발을 신고 있었는데, 햇빛에 비춰지니 신발이 녹아서 발에 붙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신발이 달아오르면서 발이 타는 줄 알았어요. 그 때 성훈 오빠도 긴팔을 입고 있어서 굉장히 더워 보였는데, 오빠가 고생하는 걸 보고 참을 수 있었죠.”
그런 노고가 빛나게끔 결국 ‘아이가 다섯’ 마지막 회는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32.8%의 기록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제가 편승한 것이긴 하지만 기분이 굉장히 좋더라고요. 부담이라기보다 활력이 돼요. 그걸 단계 삼아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아직은 기초를 다지고 는 중이니까요. 시청률에 크게 연연해지지는 않더라고요.”
“지금까지 연태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 저의 캐릭터는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아이가 다섯’과 병행하며 현재 영화 ‘하루’(가제, 감독 조선호)의 후반 촬영까지 마친 신혜선. 이후 11월에는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극본 박지은, 연출 진혁)까지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연기를 오래 하다보면 한계를 느낄 때도 있을 테고 불안할 때도 있을 테지만 오랫동안 이 일을 하고 싶어요.”라는 다짐처럼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에서 신혜선의 긍정적인 기운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한해선기자 churabbit@ 사진 한동규 기자 eoru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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