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 신드롬②] ‘무한도전’ 출연 속 녹아든 작품에 대한 자신감

기사 등록 2016-09-2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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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양지연기자]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도 있었다. 피 튀기는 싸움이 수반되는 느와르에, 등급은 청소년관람불가. 대중에게 익숙한 얼굴들이 작품 속에 포진돼있다고 하더라도 이 같은 특성을 지닌 영화들의 진입장벽이 낮아지기는 힘들다. 반면 영화의 홍보 효과를 누리기 위해 과다한 노출을 시도할 경우, 작품 자체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질 우려 역시 존재하기도 한다.

‘아수라(감독 김성수)’는 그런 우려를 완전히 씻어 내렸다. 첫날 관객 수 47만, 기대감이 높았던 작품임은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존재했던 여러 가지 불리한 조건을 말끔히 잊게 하는 수치. ‘아수라’가 영화의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인 현실과 영화와의 묘한 경계를 절묘하게 지켰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

영화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 MBC의 간판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무도드림’에서였다. ‘무한도전’ 멤버들의 시간을 경매한다는 독특한 콘셉트로 진행됐던 방송에는 예능, 드라마, 영화 등 여러 분야의 제작진들이 참여했다. 이날 ‘아수라’를 대표해 출연한 막내 스태프들은 ‘박명수 이마 때리기’를 십여만 원으로 낙찰 받으며 큰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비록 다른 팀들처럼 ‘무한도전’ 멤버를 낙찰 받아 영화에 출연시키지는 않았지만, ‘아수라’가 ‘무한도전’에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홍보 효과를 만들어냈음은 분명하다. 당시 막내 조연출은 현장에서 제작사 대표와 실시간으로 문자를 주고받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며 시청자들이 영화에 대해 친근함을 느끼게 했다.

이후 예고편이 공개되자 영화는 그 자체의 힘으로 또 다시 화두에 오르기 시작했다. 전개과정을 아우르는 무거운 분위기와 극한의 악인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들은 이 같은 장르를 즐기는 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빛의 반대편에는 반드시 그림자가 생기는 법, 날 것처럼 보이는 거친 액션과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사투의 흔적은 거부감을 동반할 수 있다는 약점을 안기도 했다.

개봉을 앞두고, 이번에는 배우들이 직접 ‘무한도전’에 출연해 영화의 인상을 반전시켰다. 보기 드물게 주연배우들이 모두 출연한 예능방송에서 이들은 점잖아 보이는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유쾌한 몸짓으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겼다.

그러나 배우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무게감을 완전히 벗어던지지는 않았다. 웃고 떠들다가도 이전 작품에서 본인이 맡았던 역할을 재연할 때는 누구보다 진지한 자세로 임했다. 이들은 순간적으로 배역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번 ‘아수라’에서는 캐릭터와 얼마나 일치된 감정을 보여주게 될지 기대감을 갖게 했다.

물론 영화의 완성도가 현저히 낮아 대중들의 관심이 저조했거나, 배우들이 전문성을 발휘하지 못했다면 ‘아수라’의 예능 노출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을 것이다. ‘아수라’는 매 해 천 편이 넘는 개봉작의 홍수 속, 현실과 영화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예비 관객의 흥미를 끌어냄과 동시에 작품만의 매력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붙잡아두며 신드롬의 주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사진=이슈데일리 DB)

 

양지연기자 jy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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